문무병 지음 | 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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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정공철 심방 초역례 신굿의 대서사시 자료를
차례차례 채록하여 세상에 내보낸다!
제주 신굿은 멩두의 내력, 신의 뿌리를 이야기하는 <초공본풀이>를 폭넓게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무조신화 <초공본풀이>는 무조신(巫祖神) ‘본멩두(요령)·신멩두(신칼)·살아살축삼멩두(산판)’이라 부르는 ‘젯부기 삼형제’가 세상에 태어나 왜 굿을 하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하는 신화다. 무조신 삼형제가 삼멩두이며, 삼형제를 상징하는 요령·신칼·산판을 삼멩두, 곧 멩두라 하니 제주의 신 이야기는 멩두 이야기에 다름 아니다. 굿을 하려면 심방이 있어야 한다. 심방집 큰굿은 굿을 맡긴 본주도 심방이고, 굿을 맡아 하는 쪽도 심방이다. 굿하러 온 심방과 소미들을 밧공시, 굿을 맡긴 본주심방을 안공시라 한다. 2011년 음력 9월 17일 안공시 정공철 심방과 밧공시 서순실 심방이 신의 인연으로 만났고 큰대세우기를 시작으로 굿판이 벌어졌다.
마당 넓은 곳에 하늘과 땅을 잇는 하늘길, 천지염렛대와 좌우독기(左右纛旗)가 세워지고 맞이굿 큰상이 차려지면 마당은 저만정으로 이어지고, 들어오면 네당클과 당주당클이 배치되고, 굿청은 청신의례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하늘의 신들을 미참한 신없이 본향당의 신목(宇宙木)을 타고 땅에 강신(降神)시키는 <초감제>, 그다음에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과 땅의 신들을 오리 밖의 본향당에서부터 집안까지 모셔오는 <초신맞이>, 그 다음엔 집안까지 모셔온 하늘과 땅의 모든 신들을 집안으로 모셔와 집안을 지키는 마을영신까지 상방 마루 위에 제붕을 매어 삼천천제당클, 열두시왕당클, 문전본향당클, 마을영신당클이라는 네 개의 당클에 모셔 놓고, 네 당클과 중앙까지 오방각기를 2기씩 붙이면 그때부터 굿이 끝날 때까지 신들은 임시 가설된 우주의 모형인 신역을 나갈 수 없다. 이제 차례차례 각 신들을 맞이하여 ‘신질을 발루어 가는 것’이 굿의 시작이다.
맞이굿 한 석(席)이 끝날 때마다 신을 대접하고 보내기 위하여 바깥에 차린 맞이상과 상방당클과 안방에 차린 큰상 앞에는 굿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세 개의 작은 상이 차려진다. 신이 오는 문전에 차려놓은 향촉, 술 등으로 신에게 대접하는 <데령상>, 신에게 바치는 출물, 삼곡마량과 폐백, 고리동반 등을 차려놓은 <보답상>, 그리고 굿을 하는 심방의 멩두를 놓아두는 <공싯상>이다. 심방은 이 <공싯상>에 있는 멩두로 굿을 해 나가기에 밖에서 가지고 와 굿을 하는 멩두도, 그 멩두를 가지고 굿을 하는 심방도 밧공시라 한다. 또한 본주심방의 멩두도 안공시, 본주심방도 안공시라 부른다. 제주 신굿은 멩두 조상 초공 젯부기 삼형제, 초공의 무당서 삼 천 권의 굿법을 전수한 최초의 심방 유정승 ㄸㆍ님아기, 이후 차례차례 굿법을 전승해 온 고 옛선생님들, 그리고 집안의 당주방에서 가지고 와 굿을 하는 멩두까지 공싯상에 놓인 멩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신길을 바르게 이해하는 길이 된다.
이제 2011년 정공철 심방 초역례 신굿의 대서사시 자료를 차례차례 채록하여 세상에 내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