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상 지음 | - 옮김 | RHK(랜덤하우스중앙)
우리나라 1세대 배낭여행가, 20권의 여행책 저자, 여행작가 수업을 진행하는 여행가들의 작가, 30년간 전 세계를 수차례 돌며 400여 개의 도시를 밟은 이지상을,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오래된 여행자'라 불렀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던 첫해에 타이완으로 떠난 그는 돌아와 대한항공에서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여행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유는 단순했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때론 짜릿하고, 때론 고요한 두 번째 세계 때문이었다.
마음이 가난할수록 잘 드러났던 그 세계에는, 언어마저 사라진 듯한 고독이 있었고, 정수리에서부터 흐르는 짜릿함이 있었다. 그러나 뜨거웠던 설렘도 선명했던 하루도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내 것이 아니었다는 듯이 흐리해지는 법. 30년간 전 세계를 여행해온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의 공간과 시간들이 몸속에서 빠져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부터 하나씩 그 세계를 찬찬히 기억해보고자 했다. 지금 기억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 <기억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될까봐>에는 저자가 여행지에서 경험한 무수한 순간들 가운데 가장 간직하고 싶은 행복한 기억들을 모았다. 세계를 몇 바퀴나 돌고, 수백 개의 도시를 경험한 그가 말하는 여행의 행복은 무엇일까? 리스본, 파리, 방콕, 호이안, 부쿠레슈티, 시탕, 소피아, 크라쿠프, 달랏, 양곤 등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 속에서 그는 여행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자기 자신과 세계와의 추억을 차근차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