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흰옷의 백성들이 죽창을 들고 모여드니
앉으면 죽산(竹山)이요, 서면 백산(白山)이라!
갑오년의 위대한 백성들에게 바치는 헌사!
동학농민혁명은 봉건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근대의 신새벽을 열어젖힌 조선의 전환기적 사건이었다.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라는 믿음으로 자유와 평등, 민족 자주가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아래로부터의 혁명이었다. 불의에 항거하여 분연히 떨쳐 일어섰던 민중의 정신은 3·1 운동으로, 항일투쟁으로, 4·19로, 6월 항쟁으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동학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감히 드라마로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2019년 4월, 2014년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는 [정도전]의 작가, 정현민이 드라마계의 오랜 숙제를 풀었다! 바로 SBS 드라마 [녹두꽃]이다.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사극이자, 민중 저항사의 관점으로 당대의 시대상을 정확히 조명하는 수작이다. 혁명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이복형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항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궤도를 이탈해버린 민초들,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스러져간 무명전사들, 위기 앞에 강대국들에 의지하며 사리사욕만 챙기기 바쁜 기득권 세력... 이들이 써내려가는 애증과 영욕의 삶을 통해 박제된 역사를 체취 물씬한 휴먼 스토리로 되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