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 정소영 옮김 |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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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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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필요한 건 나와 함께 있어줄 사람이야”
삶의 의미와 무의미를 담담하고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이야기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시그리드 누네즈의 최신작
★뉴욕 타임스 비평가들이 꼽은 올해의 책
★가디언, 피플, 오프라 매거진 O, 커커스 리뷰,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NPR 선정 올해의 책
“통찰과 공감이 어우러진 누네즈의 이야기를 딴짓을 해가며 듣는 일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나는 근래 드문 집중력을 발휘해 이 소설을 두 번 연달아 읽었고 그러고도 성에 차지 않아 이 작가가 쓴 수전 손택 회상기까지 내처 읽었다. 뉴욕 지식인 사회 한복판에서 성장한 작가다운 날카로운 지성이 내가 동경하는 미덕인 ‘다정한 예리함’ 혹은 ‘관대한 명석함’에까지 도달해 있으니 이제 시그리드 누네즈가 쓴 모든 글이 나에게 중요해졌다.”
-신형철(문학 평론가)
2018년 전미도서상 수상자이자 25여 개국에 번역된 작가인 시그리드 누네즈의 장편소설 『어떻게 지내요』는 누네즈의 최신작으로, 그의 문학적 성취를 다시 한번 확장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나’는 암 말기 진단을 받은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고, 병문안을 하러 낯선 도시로 떠난다. 그리고 친구가 불쑥 내민 뜻밖의 제안. 안락사 약을 구했고, 어딘가 조용한 곳에서 끝을 맞으려고 하는데 그때까지 함께 지내달라고 한다. 나는 친구의 부탁을 수락하고 둘은 함께 친구가 찾은 ‘적당한’ 곳으로 간다. 약으로든 병으로든 곧 죽을 처지인 친구, 그 곁을 지키며 나는 “물에 빠져 상대를 구하려 무력하게 애쓰는 사람들처럼 서로를 부여잡고” 울고 웃으며 보내고, 닥쳐온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 삶의 의미와 무의미가 교차하는 순간순간을 곱씹는다.
소설은 두 가지 죽음으로 시작된다. ‘나’의 친구는 말기 암으로 죽어가고 있고, 전 애인은 임박한 지구의 종말을 설파하는 강연을 하러 다닌다. 개인의 죽음, 그리고 생태계 전체의 죽음. 불가피한 죽음과 불필요한 죽음. 이 두 죽음은 우리 대부분은 이해할 수도 없고, 답할 수도 없는 질문들을 던진다.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소설은 이 막막한 질문들을 담담히, 자기연민도 과장도 없이 직시한다. 그러게요, 뭘까요, 어떡해야 할까요, 신중하게 생각을 잇듯이. 죽음은 이렇게 압도적인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구체적인 답변 또한 요구한다. 당장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이 눈앞의 고통을 어떻게 할까. 저마다의 문제, 저마다의 답변, 그 무수하고 혼자인 문답들이 오간다. 그러다가 이를테면 ‘암이 나를 없애기 전에 내가 먼저 날 없애려고’ 안락사를 선택한다든가.
죽음을 앞둔 암 환자와 떠나는 안락사 여행이라는, 언제라도 심각한 사건이 벌어질 것 같은 이 상황이 대체 어떻게 되려나 싶지만, 소설은 그게 뭐 대수냐는 듯이 흘러간다. 이야기는 죽음의 무게에 압도되지 않고 그 역시 삶의 여느 한 과정에 불과하다는 듯이, 일상에서 지나치는 순간순간을 찬찬히 곱씹으며 나아간다. 소설은 스쳐가는 삶의 심상한 풍경들을 의미가 있는 듯이 의미가 없는 듯이 그려내고, 그 인생의 단면들은 쓸쓸하고, 아이러니하고, 때때로 웃긴다. 모면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 무겁기만 할 것 같은 우리의 삶이 대체로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