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
종전을 앞둔 미국, 가장 낯선 적 ‘일본’을 파헤치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기 1년 전인 1944년, 미국은 그동안 상대해본 적국 중 가장 기이한 ‘일본’을 연구하기로 결정한다. 전쟁 막바지의 전술을 위하여, 전후 일본의 처리를 위하여 너무나도 이질적인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는 미 전쟁공보처의 의뢰를 받아 일본 문화의 패턴을 다룬 《국화와 칼》을 연구 저술한다.
1946년 출간된 《국화와 칼》은 출간 즉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단숨에 베스트셀러이자 인문학 필독서가 되었다. 일본인의 사고체계, 종교, 인간관계 패턴, 정치관, 전쟁관 등과 함께 육아법, 도덕률까지 두루 다룬 《국화와 칼》은 서양의 가치체계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과 일본인에 관한 여러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또한 가까운 한국이나 중국과도 다른, 일본만의 특징을 날카롭게 분석해 일본을 일본답게 만드는 정신과 태도들에 대해 알려준다. 70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국화와 칼》이 다루는 여러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며 바로 그것이 이 책이 문화인류학의 명저이자 가장 적확한 일본 연구서로 꼽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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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루스 베네딕트
루스 베네딕트 미국의 문화인류학자로 뉴욕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려운 형편에서 성장했으며 열병으로 인한 난청을 갖고 있었다. 또한 양성애자, 페미니스트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런 특성은 이질적 존재에 대한 고찰과 함께 문화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관심을 갖게 했다.
1909년 바사여자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19년 뉴스쿨대학에서 인류학 강의를 들은 후 문화인류학에 빠지게 된다. 1921년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인류학 박사과정에 진학, 프란츠 보아스Franz Boas의 제자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인디언의 민담과 종교 등을 연구했다. 1923년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31년에 컬럼비아대학교 조교수, 1948년에 정치학부 정교수가 되었다.
1934년 문화의 상대성과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문화의 패턴》을 출간하며 호평을 받았고, 미국을 대표하는 인류학자로 인정받는다. 1946년 미국 전쟁공보처의 의뢰를 받아 일본 문화의 패턴을 연구 저술한 《국화와 칼》을 출간,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미국 인류학회 회장으로 선임되었다.
1948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주요 저서로 《문화의 패턴》(1934), 《인종:과학과 정치》(1940), 《국화와 칼》(1946) 등이 있다.
역자 : 정미나
출판사 편집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인생학교》, 《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북유럽인 이야기 : 행복한 나라의 멜랑콜리한 사람들》, 《최고의 학교 :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교육을 이끄는》 외 다수가 있다.
목 차
감사의 말
1장 연구 과제 : 일본
2장 전쟁 중의 일본인
3장 자신에게 적절한 자리 찾기
4장 메이지 유신
5장 과거와 세상에 빚진 사람
6장 만분의 일의 은혜 갚기
7장 ‘견디기 가장 힘든’ 보은
8장 오명 씻어내기
9장 인간적 감정의 영역
10장 덕의 딜레마
11장 자기단련
12장 아이들은 배운다
13장 패전 후의 일본인
해설
루스 베네딕트 연보
출판사 서평
아름다움 속에 칼을 벼른다.
모순적 일본인을 분석한 문화인류학의 고전!
천황의 명령 한마디에 전쟁을 멈추고, 비굴할 정도로 친절하고, ‘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조심하지만, 죽음으로써 은혜를 갚고. 정신력으로 많은 것을 극복하는 일본인, 이런 일본인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도덕’과 ‘의무’를 이해해야 한다. ‘온’과 ‘기무’와 ‘기리’로 꼽을 수 있는 일본의 도덕률은 철저한 의무 이행과 극단적인 체념을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적절한 자리를 찾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그 안에서 인간적 자유를 누리도록 허용한다.
《국화와 칼》은 일본 문화의 패턴을 주의 깊게 짚어보며 일본인의 인생관을 살펴보도록 이끈다. 계충적 위계질서, 남녀의 사회적 지위, 예의범절, 행동 규범, 선악의 가치관, 부채의식, 성실이란 개념, 수치 문화 등을 꼼꼼히 분석해 일본 사회를 공고하게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문화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국화와 칼》이 섬세하게 보여주는 일본이란 나라와 일본인이라는 민족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이웃을 이해하기 위한 좋은 창이 되어줄 것이다.
일본인은 아름다운 국화를 정성껏 재배하며 보기 좋은 모양을 위해 아프게 철사를 찔러 넣는다. 또한 일본에서 ‘칼’은 ‘명예’와 ‘덕’을 상징하는 것임과 동시에 길들여야 하는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 녹슬지 않게 간수하는 동시에 나와 공동체에 위협을 가하면 가차 없이 빼어들어야 하며 때로는 그 칼날이 자기 자신을 향하기도 한다. 그래서 일본을 이해할 때는 ‘국화’와 ‘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국화를 보며 즐기는 동시에 아프게 박혀 있는 철사를 인정해야 하고, 빛나는 칼이 단순히 무기가 아닌 자기 성찰의 기준이라는 것도 알아차려야 한다. 이런 일본의 이해에 1946년에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명저로 꼽히는 이 책의 수많은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