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 사람 주의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2024 김승옥문학상·이상문학상 대상 동시 석권
조경란 신작 소설집
타인을 간절히 주의할 때 회복되는
한시적이고 보편적인 기적에 대한 이야기
올해로 등단 30주년을 맞은 소설가 조경란이 아홉번째 소설집 『반대편 사람 주의』로 2026년 봄을 연다. 2024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일러두기」와 당해 김승옥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그들」을 포함해 모두 7편의 작품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누구나가 겪을 법한 고독과 불안, 그럼에도 위태로운 관계에 의지해 하루하루 살아내는 이들의 온기를 작가 고유의 섬세하면서도 정제된 언어로 담아냈다. 최근 주요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다시 한번 작품세계의 깊이와 장력을 증명한 조경란은, 이번 소설집에서 삶의 미세한 균열을 한층 더 절제된 방식으로 밀어붙인다. 『반대편 사람 주의』는 작가가 지나온 시간의 총화이자, 또다른 시작을 예감케 하는 현재진행형의 성취다.
『반대편 사람 주의』는 연작소설로 읽을 수 있을 만큼, 같은 인물이 반복하여 등장하거나 특정 요소가 변주되며 공통의 테마를 만들어간다. 때로는 영서, 때로는 종소 혹은 양지로 지칭되는 주요 등장인물은 사십대 후반의 대학 강사로 자신이 걸머져야 할 삶의 무게만으로도 힘겨운 이들이다. 인물들에게는 자칫 사랑이 시작될 것 같은 기미가 보인다든지, 사라진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한다든지, 누군가의 유서를 읽게 되는 일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들의 내면은 갈등과 불안, 외로움으로 소용돌이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하나 남아 있지 않다. 곁에 있는 유일한 가족은 어머니라는 또다른 불안 요소뿐이다.
이처럼 신산한 삶 속에서 이들의 세계는 점점 축소되어가고, 남몰래 죽음을 꿈꾸면서도 어머니나 자식에 대한 염려에 얽매여 생활을 간신히 꾸려나간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과 불안, 수시로 찾아드는 죽음충동에 에워싸여 있던 이들의 세계는 문득 맞닥뜨린 타인과의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통해 조금씩 균열하기 시작하고, 그 희미한 틈 사이로 부활의 가능성이 새어나온다. 다만 “헛된 희망이나 순진한 낙관을 덮어씌우는 일 없이”(문학평론가 권희철, 해설) 그 가능성을 내보이는 조경란의 소설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한시적 기적일 것이다.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
유키 신이치로 지음 | 김은모 옮김 | 북다
우리는 이런 미스터리를 기다려 왔다!
신초 미스터리 대상·일본 추리작가협회상·2023년 서점대상 후보
『#진상을 말씀드립니다』 유키 신이치로 신작
사건 해결도 앱으로 주문하는 비대면 시대의
웃음·반전·진상 풀세트 미스터리
◆ “선배 작가들이 절대 쓸 수 없는 트릭”을 쓰는 작가
- 〈아사히 신문〉
‘오늘의 미스터리’를 그려 내는 유키 신이치로
지금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스터리 작가 유키 신이치로가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으로 돌아왔다. 그는 에도가와 란포나 아유카와 데쓰야 등 왕년의 미스터리 작가는 쓸 수 없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고, 이를 위해 각종 어플, 유튜브, SNS 같은 현대 문물을 소재로 삼자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 아이디어는 적중했다. 2018년 『이름 없는 별의 비가』로 신초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확산희망」(국내 발표명은 「#퍼뜨려주세요」)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단편 부문을 수상했다. 이 작품이 수록된 『#진상을 말씀드립니다』는 미스터리 소설로는 드물게 2023 일본서점대상 후보에 올랐고, 만화 및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은 작가의 전매특허인 ‘컨템포러리 미스터리’에 팬데믹 이후 일상이 된 비대면 사회를 배경으로 삼음으로써 이야기의 깊이를 더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코로나로 배달업이 성행하게 되었지만 배달기사들에게 상상 이상으로 여러 사연이 있다는 걸 알았다. 수수께끼를 푸는 한편으로 자신의 상황을 호전시키는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페이지를 넘기는 원동력인 미스터리의 매력에 더해, 독자에게 놀라움을 주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유키 신이치로. 그의 거침없는 행보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한낮의 불운
베로니크 오발데 지음 | 이세진 옮김 | 다산책방
프랑스 문단의 탁월한 이야기꾼, 베로니크 오발데의 연작소설집 『한낮의 불운』이 출간되었다. 『한낮의 불운』은 2024년 ‘봄의 공쿠르상’으로 불리는 공쿠르 단편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실패와 우연, 오해와 상실처럼 부조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삶의 순간들을 산뜻한 유머로 풀어내는 것이 이 소설집의 가장 큰 특징이다. 가볍고 경쾌한 목소리가 이야기를 이끌고, 웃음 뒤에는 삶의 미묘한 결을 정확히 짚어내는 섬세한 시선이 남는다.
여덟 편의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으로 읽히면서도 서로 얽혀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한 작품의 주인공이 다음 이야기에서는 누군가의 이웃, 엄마, 동업자로 등장하며 퍼즐처럼 맞물린 우리네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작품에는 각자의 불운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대물림되는 불운의 굴레에 빠진 사내, 남편의 장례식을 마친 날 강도의 침입을 겪은 할머니, 야망에 비해 너무 평범하게 태어나버린 남자 등. 그러나 이들의 불운은 극적인 파국으로 치닫지 않는다. 그저 삶의 또 다른 국면으로 이어질 뿐이다. 마지막 작품에서 웃음을 되찾은 인물들의 모습은 이 소설집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불운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출발점이며 삶의 명암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것. 『한낮의 불운』은 가볍게 읽히지만 오래 남고, 삶을 조금 더 견딜 만하게 만들어 준다.
인생을 바꾸는 공부머리, 일머리, 돈머리
임승현 지음 | 미다스북스
“세 가지 머리를 통해 바뀐
인생의 방향과 태도로,
똑똑하게 살아나가는 방법을 말하다!”
지금을 아낌없이 사랑해라!
25년 차 마케터가 말해 주는 옹골차게 사는 방법!
속도를 늦추고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라!
일과 돈, 그리고 삶을 다시 배우는 시간!
『인생을 바꾸는 공부머리, 일머리, 돈머리』는 더 빠르게 성공하는 기술을 말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한 사람이 삶의 현장을 통과하며 세 가지 감각인 ‘공부머리’, ‘일머리’, ‘돈머리’를 어떻게 길러왔는지, 그리고 그 균형이 인생의 방향과 태도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를 담담하게 기록한 에세이다. 25년 차 마케터인 저자가 새로운 삶의 태도를 발견하게 된 순간이 지금 여기, 오롯이 담겨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수많은 국민 브랜드들과 동고동락하며 깨닫게 된 마케팅의 본질, 폭넓은 관계 속에서 통찰해 낸 '성공'에 대한 재해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공부머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힘이며
‘일머리’는 현실을 움직이는 실행의 감각이고,
‘돈머리’는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가 경쟁하거나 우열을 가리는 능력이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며 삶을 균형 있게 이끄는 감각이라고 설명한다. 능력의 목록이 아닌 살아가는 방식의 이름으로, 현실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삶의 순간을 천천히 보여 준다, 이 책이 진정 전하는 바는 더 빠르게 앞서가는 방법이 아니라 조금 더 단단한 태도로 살아가는 방법에 가깝다.
버티는 삶에서 사랑하는 삶으로,
마케터의 시간을 지나 도착한 조용한 결론
“성공 이후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숫자 너머에서 삶이 다시 시작되었다.”
『인생을 바꾸는 공부머리, 일머리, 돈머리』는 마케터로 살아온 한 사람이 현실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통찰을 담은 에세이다. 우리는 종종 성공을 삶의 목적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일해 더 나은 결과에 도달하려 애쓰는 동안, 정작 삶의 방향을 묻는 일은 뒤로 미뤄두고 만다.
이 책은 그런 시간의 한가운데에서 자신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 한 마케터의 기록이며, 치열한 현실을 지나오며 비로소 발견한 삶의 감각들에 대한 고요한 발자국이다. 그 걸음 뒤에서 무언가를 더 이루라고 재촉하기보다, 이미 지나온 시간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앞으로의 날들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 것인지 조용히 묻는다.
세상을 이해하려는 태도, 현실을 움직이려는 실행력, 그리고 삶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선택의 기준이 서로 맞물릴 때 비로소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저자는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통해 증명해 보인다.
지금의 자리에서 일과 돈, 그리고 삶의 균형을 다시 묻고 있는 당신에게, 이 책은 분명 의미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마케터를 꿈꾸는 취준생, 성공 브랜드를 고민 중인 현업 마케터, 그리고 성공에 대한 갈망과 공허를 경험 중인 이들에게 인생의 좋은 매뉴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