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해녀가 건져 올린 바다를 카메라에 담다
『잠녀(潛女) 잠수(潛嫂) 해녀(海女)』는 십여 년 넘게 경주·안동·상주·예천 등지의 전통문화를 탐색해 온 이동춘 사진가가 경북 동해안 지역의 해녀들을 담아 낸 사진집이다. 저자는 2020년 여름, 가을과 겨울에 이르기까지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울릉도를 비롯해 울진 나곡1·3·6리, 포항 방석리, 호미곶, 경주 감포 등을 돌며 해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우리가 익히 보던 제주도가 아닌 경상북도 동해안 지역의 해녀들을 집중 조명했다는 데에서 의의가 있으며, 저자는 해녀들의 일상뿐 아니라 마을 신당과 신목(神木), 떼배(나무나 대[竹] 따위를 뗏목처럼 엮은 배), 물질 장비(물안경·물갈퀴·낫) 등에 이르기까지, 해녀들의 삶을 지탱하는 원천을 사진 속에 담았다.
해녀는 다른 말로 잠녀(潛女), 잠수(潛嫂)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해녀의 역사를 살펴보면 삼국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하니 그 장구한 세월 동안 직업이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는 것은 매우 경이로운 일이기도 하다. 해녀는 특별한 장치 없이 간단한 잠수복과 잠수용 오리발, 마스크를 착용하고 바다에 들어가 수심 10미터 이내의 얕은 바다에서 수산물을 채취한다. 해녀들은 바닷속에서 자맥질하며 보통 수심 1~3미터쯤에서 30초쯤 작업하다가 물 위에 뜨곤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심 20미터까지도 들어가고, 2분 이상 물속에서 견디기도 한다. 해녀들은 가족의 생계 때문에 물질을 시작했지만, 그들의 몸에는 해녀로서의 강한 정체성과 스스로 경제적 주체로서 삶을 개척했다는 자부심이 배어 있다. 또한 그들은 자연(바다)을 향한 존중과 공존의 자세를 잃지 않으며, 해녀 직업군에 뿌리 깊은 공동체 문화는 상부상조의 지혜를 보여 준다.
이동춘 사진가는 바다의 표정으로 하루를 읽는 해녀들의 출근길과 활기 넘치는 작업의 현장, 물과 한 몸이 되어 때론 웃고 때론 고단한 표정을 숨기지 않은 채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고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저자 소개
저자 : 이동춘
한국의 유교 문화자산인 종가에 매료되어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한옥과 종가, 서원과 제사, 관혼상제, 한식, 한복, 한지 등의 촬영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 속에 깃든 한국의 미를 찾는 사진 작업에 집중하며 유형과 무형의 한국 전통문화의 원형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정신을 오늘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개인전 '경주, 풍경과 사람들', '선비정신과 예를 간직한 집 ‘종가’' 등을 개최했으며, 사진집 『도산구곡 예던길』, 『오래묵은 오늘, 한옥』 『고택문화유산 안동』 등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