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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앞에서 만나 : 교차와 연대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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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앞에서 만나 : 교차와 연대의 영화들 교차와 연대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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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8730632
쪽수 :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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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당신의 시점 숏에는 무엇이 있나요?” 영화가 내준 수수께끼에 답하는 스물한 가지 방식 영화감독이자 싱어터라이터로 활동 중인 저자 신승은의 첫 영화에세이가 출간됐다. ‘교차’와 ‘연대’라는 두 키워드 아래 30여 편의 영화를 골라 촘촘히 보고 읽어낸다. 주로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어린이, 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을 밀도 있게 담아내거나, 정치, 환경, 자본주의 산업, 예술 등 우리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와 씨름하는 영화들을 다뤘다. 특히 국내외의 독립영화에 큰 비중을 두며 영화에 대한 넓고 깊은 시선을 발휘한다. 저자는 그동안 관성적으로 배제되어온 소수자들의 서사를 영화가 어떻게 포착해내고 또 그에 감응하는지, 영화 내부의 문법을 세밀히 파고드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의 글들은 우리 관객으로 하여금 그 영화들을 단순히 관조하는 데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앵글은 태도를 담는다’는 말 속에는 영화와 관계 맺는 저자의 태도와 방식이 담겨 있다. 그는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보다, ‘어떻게’, 즉 어떤 과정과 연출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느냐에 더 관심을 둔다. 또한 영화가 영화만의 고유한 문법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불평등의 세계를 깨나가는 작업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 역시 그 과정에 긴밀히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저자는 영화가 지닌 게 너무 많기에, 영화를 더 잘 보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도 털어놓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영화가 던지는 알쏭달쏭한 수수께끼에 저자가 스물한 가지 방식으로 성실히 답해보려고 노력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책 곳곳에는 영화에 대한 애정과 영화와 함께해온 그간의 시간이 눅진히 담겨 있다. 그런 부분들을 마주하다 보면, 우리 역시 영화와 얽힌 한두 가지 추억을 불러내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신승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감독이자 글 쓰는 사람. 정규 앨범 [넌 별로 날 안 좋아해] [사랑의 경로], EP [인간관계]를 발표했고, 단편영화 [프론트맨] [마더 인 로] 등을 연출했다. 비거니즘 에세이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공저) 등을 썼다.
목 차
책을 열며·4 1. 버려지는 삶들 안녕, 영화관 〈안녕, 용문객잔〉, 〈진주머리방〉·13 자본주의는 말을 걸지 않는다 〈성냥공장 소녀〉·25 과소비 시대, 이삭 줍는 사람들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35 ‘대의’에서 소외된 갈매기는 어디로 날아가야 하는가 〈갈매기〉·44 2. 증명을 요구하는 세상에 부쳐 존재 자체가 투쟁인 삶 〈크립 캠프〉·55 웬디는 준비되었다 〈스탠바이, 웬디〉·65 어린이만 없는 집 〈우리집〉, 〈나만 없는 집〉·74 늑대는 나타날 것이다 〈사느냐 죽느냐〉·83 3. 차별과 혐오의 앵글을 넘어 ‘옥상’에서 내려올 수 있어야 한다 〈개같은 날의 오후〉·95 윤리의 코르셋에서 벗어난 ‘이상한’ 여성들 〈더 브론즈〉·105 톰보이는 금쪽이인가요? 〈톰보이〉·114 웃는 여자? 아니 웃기는 여자! 멜리사 매카시와 코미디 영화들·124 4. 투 스텝의 법칙으로, 더 가까이 이제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야 〈그들만의 리그〉·137 40살에 나, 가요! 〈위 아 40〉, 〈나가요〉·149 여성 연기노동자의 삶, 프리랜서는 오늘도 〈여배우는 오늘도〉, 〈프리랜서〉·159 나의 기대주, 중년 여성 배우들에게·168 〈물물교환〉, 〈공명선거〉, 〈나의 새라씨〉, 〈기대주〉 5. 당신의 시점 숏에는 무엇이 있나요? 같이, 혼자 사는 사람들 〈혼자 사는 사람들〉·183 여름이었다, 여름이고, 여름일 것이다. 하지만 〈무스탕〉·192 퀴어들의 시간, 퀴어영화의 시간 〈아이들의 시간〉·201 ‘자기만의 동굴’에서 여자들은 무엇을 할까 〈아멜리에〉, 〈(BLANK)〉·211 레이에 대해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나요? 〈어바웃 레이〉·221
출판사 서평
“당신의 시점 숏에는 무엇이 있나요?” 영화가 내준 수수께끼에 답하는 스물한 가지 방식 영화감독이자 싱어터라이터로 활동 중인 저자 신승은의 첫 영화에세이가 출간됐다. ‘교차’와 ‘연대’라는 두 키워드 아래 30여 편의 영화를 골라 촘촘히 보고 읽어낸다. 주로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어린이, 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삶을 밀도 있게 담아내거나, 정치, 환경, 자본주의 산업, 예술 등 우리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와 씨름하는 영화들을 다뤘다. 특히 국내외의 독립영화에 큰 비중을 두며 영화에 대한 넓고 깊은 시선을 발휘한다. 저자는 그동안 관성적으로 배제되어온 소수자들의 서사를 영화가 어떻게 포착해내고 또 그에 감응하는지, 영화 내부의 문법을 세밀히 파고드는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의 글들은 우리 관객으로 하여금 그 영화들을 단순히 관조하는 데 머무르지 않도록 한다. 무엇보다 ‘앵글은 태도를 담는다’는 말 속에는 영화와 관계 맺는 저자의 태도와 방식이 담겨 있다. 그는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보다, ‘어떻게’, 즉 어떤 과정과 연출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느냐에 더 관심을 둔다. 또한 영화가 영화만의 고유한 문법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불평등의 세계를 깨나가는 작업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 역시 그 과정에 긴밀히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저자는 영화가 지닌 게 너무 많기에, 영화를 더 잘 보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도 털어놓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영화가 던지는 알쏭달쏭한 수수께끼에 저자가 스물한 가지 방식으로 성실히 답해보려고 노력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책 곳곳에는 영화에 대한 애정과 영화와 함께해온 그간의 시간이 눅진히 담겨 있다. 그런 부분들을 마주하다 보면, 우리 역시 영화와 얽힌 한두 가지 추억을 불러내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정과 연민, 차별과 혐오의 앵글을 넘어 『극장 앞에서 만나』는 영화에 얼마나 다양한 주인공이 등장하는지 증명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년 여성 배우(〈물물교환〉, 〈공명선거〉, 〈나의 새라씨〉, 〈기대주〉, 여성 노동자(〈성냥공장 소녀〉), 퀴어 어린이(〈톰보이〉), 장애인(〈크립 캠프〉), 정신질환자(〈스탠바이, 웬디〉) 등 그간 조연에 머물거나 심지어 영화에 출연하기도 어려웠던 존재들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대거 소개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인공이 아예 없기도 하고 아주 많기도 한 영화(〈개같은 날의 오후〉)도 있다. 저자에 의해 한곳에 모인 이 영화들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첫째 익숙하게 여겨온 사회의 문법에 물음을 던지고, 우리의 생각에 균열을 낸다. 가령 건강을 ‘정상’으로 아픔을 ‘비정상’으로 구분 짓는 세계에 탈시설을 주장하며 거리로 투쟁을 나선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크립 캠프〉), 여성에게 엄마, 주부, 아내 등의 특정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에 맞서 축구하는 여성, 누군가를 웃기는 여성이 전면에 나오는 장면들도 만날 수 있다. 둘째, 동정과 연민의 자리에 공감을 내어준다. 특히 소심함이나 나약함 같이 ‘인싸’답지 않은 태도나 감정을 비하하거나 불쌍히 여기기보다 공감하는 영화들에 주목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진아를 통해 ‘홀로’와 ‘같이’의 의미를 짚어내면서도 “구태여 누군가와 함께할 필요는 없다. 그저 그 감각을 잃지만 않으면 된다”(191쪽)고 덧붙인다거나, 자기만의 동굴에서 살던 ‘아멜리’(〈아멜리아〉)와 ‘소림’(〈(BLANK)〉을 힘껏 응원하기도 한다. 신승은이 들려주는 영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가 겪는 불안도, 우울도, 고립도 모두 안온하게 용납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이성애자이자 비장애인 남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코미디 영화를 볼 때 소수자들은 어디에 이입해야 할까. 그냥 관객석에 앉아 영원히 웃기만 해야 할까. 그것은 진정한 웃음일까. 이렇듯 웃음에서도 누군가는 배제된다. 그런데 여기서 멜리사 매카시가 나타나면 어떨까. 매카시의 영화를 중심으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코미디 영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웃음이 필요한 시간이기 문이다.(125쪽) 카메라가 비추는 것을 우리가 볼 때 영화를 다른 예술과 구분 짓는 데는 ‘카메라’라는 도구가 주요하게 작용한다. 어떤 렌즈를 써서 어느 높이 위치시킨 후 얼마만큼의 거리를 두고 찍는지, 그리고 촬영본의 컷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어떤 사운드를 중간중간 삽입해 편집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완성도뿐 아니라 메시지가 달라진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감독이 카메라를 비추는 방식 자체가 곧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열며〉에 밝혔듯이 이번 책에서 저자는 영화적인 기법을 유독 세심하게 따라가 본다. 관객인 우리가 무심히 따라갔던 카메라가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일러주기도 하고(“오복이 겪어나가는 잔혹한 여정을 카메라는 묵묵히 담는다. 고정된 앵글로, 롱테이크로, 최소한의 컷으로”(49쪽)), 카메라의 촬영 기법이 어떻게 곧 전달하려는 내용이 될 수 있는지 설명해주기도 한다(“두 영화(〈우리집〉, 〈나만 없는 집〉 속 카메라는 꿋꿋이 아이레벨로 가족 구성원이 되기 위한 아이들의 고군분투를, 아이의 질긴 고독을 응시한다”(80쪽)). 그러면서도 카메라의 욕망에 급급한 나머지 과도한 노출과 폭력 장면에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가령 〈개같은 날의 오후〉는 “작은 대사 하나하나가 전부 주옥”(100쪽)같은 영화지만, “영화 초중반에 나오는 불필요한 노출신과 베드신, 그리고 트랜스여성인 유미를 배제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과한 폭력신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에 걸맞지 않는 방식이자 실패한 신이라고 생각한다”(100쪽)고 말이다. 실제 사람이 등장해서 연기하고 그것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기는 영화에서는 그만의 윤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는 카메라가 무엇을 찍고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라지는’ 영화관, 그리고 영화를 ‘줍는’ 사람들 『극장 앞에서 만나』에 실린 첫 번째 글은 각종 산업에 밀려 지금은 사라진, 예술영화관 스폰지하우스를 불러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느 공간이든 마찬가지지만 독립예술영화관이 문을 닫는 일은 단순한 소실에 그치지 않는다. 그곳에서 켜켜이 추억을 쌓아갔던 이들에게는 더 이상 찾아갈 곳을 잃는 일이며 무엇보다 배우, 감독뿐 아니라 영화가 나오기까지 애쓰는 모든 관계자가 관객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줄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승은이 사라진, 사라져가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려 시도하는 작업은 본문에 소개된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와 유사해보인다. 바르다는 이 영화에서 우연히 찍힌, 그래서 제 역할이 분명치 않은 장면들을 걷어내지 않고 그대로 삽입한다. 쓸모, 이윤, 세련됨을 추구하는 사회에 썩 걸맞지 않는 이 방식은 작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혹시 놓치고 있는 가치는 없는지 질문한다. 영화는 한두 사람의 공과 노력만으로 가능한 예술이 아니다. 그 안에는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소리 없이 제 역할을 해내는, 영화의 작은 요소들까지도 놓치지 않고 ‘줍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영화가 점점 산업으로만 남아버리는 지금 이 시대에 영화를 향해 보내는 응원이자, 영화의 세상에 나오기까지 애쓰는 모든 이들이 소외받지 않기를 바라는 저자의 작은 소망이 아닐까. 갈수록 극장에 가는 일이 줄고, 극장도 줄며, 그러면서 극장 앞에서 만나는 일도 줄어든다. 그러나 우리가 만나자는 약속을 한다면, 언젠가 영화가 끝난 후 세상의 빛을 보러 나올 때 다시 만나지 않을까. 내가 길을 잃은 듯한 상황 속에서 진주머리방을 만난 것처럼 말이다. 그때까지 기업과 정책이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수익 창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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