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 20인, 국가인권위원회, 그리고 창비가 손잡고 펴낸 '창비인권만화' 시리즈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차별과 혐오로 얼룩진 한국사회의 그늘을 만화가들의 독창적인 시선과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이 시리즈는 2003년 『십시일反』으로 출발해 2006년 『사이시옷』, 2013년 『어깨동무』까지 매 권 출간될 때마다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며 곧장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후 세대를 넘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무려 3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독보적인 인권 교양서로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첫 출간 이후 20년이 넘도록 '창비인권만화'에 지속적이고도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온 곳은 바로 일선 교육 현장이었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만화의 매체 특성에 힘입어, '창비인권만화'는 아이들이 먼저 읽고 어른들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알음알음 입소문을 탔다. 이후 여러 어린이·청소년 공공기관과 인권·논술 교육 현장의 필독 추천도서로 선정되고, 첫번째 작품 『십시일反』이 초등학교 6학년 국어활동 교과서에 수록되기까지 하며 '창비인권만화'는 전국민적 ‘만화 인권교과서’로 손꼽혔다.
제목 ‘십시일反’에는 여럿이 모여 만든 책 한권으로 차별에 맞서겠다는 의도가 깃들어 있다. 차별 반대(反)를 넘어 우리의 지독한 편견과 굳어버린 습관을 통쾌하게 뒤집어(反)보려는 바람도 함께 담았다. 사회계층, 빈부격차, 노동, 교육,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차별의 실태에 관한 쉽고 재미있는 백서인 동시에 우리의 자화상이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감동적인 작품집이다. 각 작품의 주제와 의의를 재차 곱씹게 해주는 홍세화의 단정하면서도 유려한 발문은 깊이 있는 사유의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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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손문상
프레시안 시사만화 <손문상의 그림세상> 작가. 1963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1991년 부천시민신문, 1995년 미디어오늘 사진기자로 언론계와 연을 맺은 후, 한국일보 <강다리>, 동아일보 <동아희평>, 부산일보 <손문상의 그림세상> 등을 거쳤다. 2007년부터 프레시안에서 <손문상의 그림세상>을 연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바그다드를 흐르다』, 『얼굴』 등 단행본과 인권 만화집 『십시일반』, 『사이시옷』 등이 있다. 2003년 ‘민주언론상’을 수상했다.
저자 : 홍승우
1998년, 지역정보 신문 〈한겨레리빙〉에 일일만화 ‘정보통 사람들’을 그리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1999년부터 14년간 가족만화 ‘ 비빔툰’을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다.
젊은 부부가 아이를 키우며 겪는 아기자기한 일상을 담은 ‘비빔툰’은, 진솔하고 꾸밈없는 일상 이야기로 연재 기간 동안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 ‘ 비빔툰’은 가족을 넘어 이웃들의 이야기로 확장해 2020년에 《비빔툰 시즌2》로 이어졌다.
시간이 흘러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작가는, 다시금 자신이 겪은 소소한 실제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이야기 대신, 이제는 나이 드신 노부모와의 에피소드가 소재가 되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아내와 자녀들이 아닌 노부모와 잠시 한집에 살면서 울고 웃었던 다양한 일들. 또 성인이 된 20대 두 자녀와 얽히고설키는 수많은 일상들.
대한민국에서 여든이 넘은 노부모의 자식으로 사는 것, 더불어 또 다른 세대의 젊은 자녀들의 부모로 산다는 것은, 한시도 게으름을 피울 수 없는 치열한 현실을 헤쳐나가야 하는 중년에게 어떤 의미일까?
《올드》는 바로 그런 작가의 생생한 경험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때론 웃기도, 때론 울기도, 때론 놓아주기도, 때론 배우기도 하는 삶의 숱한 희로애락이 녹아 있다. 밝고 유쾌하면서도 위트와 센스 넘치는 작가의 만화는,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감동을 선사한다.
“대한민국에서 대표적 낀세대로 살아 가는 4050 세대로서, 부모 세대를 보다 더 이해하고 청년 세대의 생각과 가치도 더 존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작가는, 《올드》를 통해 자신의 작은 경험이 넓은 공감대를 이루고 함께 소통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작가는 27년차 생활만화가로서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 과학동아〉와 〈시사저널〉에 만화를 연재중이며, 지금까지 그린 책으로는 《비빔툰》 시리즈, 《비빔툰 시즌2》 시리즈, 《이그너벨 박사의 과학실험 대소동》시리즈, 《초등학생을 위한 양자역학》 시리즈, 《빅뱅스쿨》,《네임펜으로 그린 그림》, 《야야툰》 등이 있다.
저자 : 홍윤표
만화가이면서 경기도 이천에 있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만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무역 회사를 다니다 ‘천하무적 홍대리’라는 만화를 그리면서 만화가가 되었습니다. 인권 만화집 『십시일반』, 『사이시옷』 작업에 참여했고, 클래식 음악가들을 소개하는 만화 『안녕, 클래식』을 그렸습니다. 『선생님, 노동법이 뭐예요?』, 『선생님, 쓰레기는 왜 생기나요?』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저자 : 이희재
완도의 신지섬에서 나고 자랐다. 열 살 때 읍내에 나가 처음 만홧가게를 발견했다. 스무 살 무렵에 만화판에 들어와 십여 년의 습작기를 보내다가 1981년에 《명인》과 《억새》를 발표하며 만화가의 문을 열었다. 어린이 만화 《악동이》를 그리고, 산업화 과정의 도시 주변부 사람들의 삶을 《간판스타》에 담아냈다. 《한국의 역사》,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저 하늘에도 슬픔이》, 《이희재 삼국지》 등을 그렸으며, 《나 어릴 적에》로 2000년 대한민국출판만화대상을, 《아이코 악동이》로 2008년 부천만화대상을 받았다. 한평생 만화 그리는 일을 직으로 삼고 있다.
저자 : 조남준
‘내일신문’에 <만화 같은 세상>으로 데뷔했다. 8년 동안 ‘한겨레 21’에 <시사 SF>를 연재하면서 시사 만화가로서 자리매김하였다. 시사 애니메이션 <조남준의 세상 뒤집어보기>, (KBS ‘정범구의 시사비평’), <조남준의 시사플래시>(KBS ‘미디어포커스’) 등 새로운 영역을 열었고, 신문과 잡지를 통해 <메모리즈>, <하롱하롱>, <원 웨이 티켓>, <밥은 먹고 댕기냐>, <지금도 말할 수 없다>, <조남준의 발그림> 등의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공동저작으로 『패자부활』, 『십시일반』, 『주니어시사상식』, 저서로는 『시사 SF』가 있다.
저자 : 이우일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만화가입니다. 세대를 이어가며 꾸준히 사랑받는 어린이의 필독서 ‘노빈손’ 시리즈, ‘용선생’ 시리즈 외 수많은 어린이책과 어른을 위한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우일우화』, 『옥수수빵파랑』, 『좋은 여행』,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하와이하다』, 『파도 수집 노트』 등이 있습니다. 그림책 작가인 아내 선현경, 딸 은서, 고양이 떫보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저자 : 유승하
만화가. 『엄마 냄새 참 좋다』 『날마다 도서관을 상상해』를 펴냈고, 『십시일反』 『사이시옷』 『어깨동무』 『섬과 섬을 잇다』 『내가 살던 용산』 『떠날 수 없는 사람들』 등에 참여했다.
저자 : 장경섭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한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에서의 전공과 상관없이 줄곧 만화를 그렸다. 결국 낙서하던 어린 시절부터 늘 꿈꾸던 만화가가 되었다. 독특하면서도 진지한 생각을 담은 작품집 『그와의 짧은 동거―장모 씨 이야기』를 출간했고, 인권 만화 『십시일반』과 『최고를 꿈꾼 도화서 화원 이야기』『콩닥콩닥 우주 탐험의 역사가 궁금해!』 등에 그림을 그렸다.
저자 : 최호철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 교수로 만화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만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어린이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09년에는 전태일의 삶을 다룬 만화 「태일이」로 부천만화대상을 수상했다. 다른 대표작으로는 작품집인 「을지로순환선」과 「코리아판타지 (십시일반)」, 「철망바닥 (BOB 밥)」등의 단편 그리고 「괜찮아」같은 어린이 그림책과 여행기인 「최호철, 박인하의 펜 끝 기행」 등이 있다.
기획 : 국가인권위원회
모든 사람의 존엄, 자유, 평등, 연대가 보장되는 인권 사회 실현을 위해 2001년 11월 출범한 국가 인권 기구입니다. 입법, 사법, 행정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 기구로서 인권 보호 및 향상에 관한모든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목 차
손문상 사회적 유전 외
홍승우 경쟁 외
홍윤표 미운 아기오리 외
이희재 첫발자국
조남준 누렁이
이우일 아빠와 나
유승하 새봄나비
장경섭 커밍아웃 블루스
최호철 코리아판타지
홍세화 이상한 동물
출판사 서평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의 양상을 담은 창작 만화집. 한국 대표 만화가 10명이 사회계층, 빈부격차, 노동, 교육, 국제분쟁,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등 차별에 관한 모든 것을 통쾌한 풍자와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냈다.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개인주의와 권리의식이 부각되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권’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직까지 올바른 인권의식이 일상 속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차별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어, 차...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의 양상을 담은 창작 만화집. 한국 대표 만화가 10명이 사회계층, 빈부격차, 노동, 교육, 국제분쟁,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등 차별에 관한 모든 것을 통쾌한 풍자와 사실적인 묘사로 그려냈다.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개인주의와 권리의식이 부각되면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권’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아직까지 올바른 인권의식이 일상 속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게 사실이다. 특히 차별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침투해 있어, 차별이 곧 인권침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것을 배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차별은 소수자들이 져야 할 당연한 몫으로 여겨진다.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능력 탓으로 손쉽게 치부하면서 차별은 더욱 정당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창비가 출간한 인권만화
우리 사회는 인권을 가르치거나 배울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관습적인 차별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세습되고 전파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차별에 관해 예방 차원의 교육이 절실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인권 관련 책들은 드물기만 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기획하고 창비가 편집·출간한 『십시일反』은 만화의 유쾌함과 인권의 유익함을 접목하려는 뜻깊은 시도다. 이 책은 인권영화, 인권동화에 이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만화 콘텐츠 제작 사업으로, 유명만화가 10명이 1년여에 걸쳐 작업한 거대한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지난 1년 동안 만화가들은 우리 사회의 차별에 관해 각자 소재를 정하고, 해당 분야를 조사하고 취재했다. 인권위에서 주최하는 강의도 듣고 토론도 함께 하면서 틀을 잡아나갔다. 최종 완성된 작품을 놓고 수차례 내용 수정과 사실확인 작업을 거쳤다.
대한민국 대표 만화가들이 그린 우리 사회의 다양한 차별
『십시일反』. 열명이 모여 만든 책 한권으로 차별에 맞서겠다는 의도이다. 한편으로는 말 그대로 만화가 열 명이 이루어낸 ‘십시일반(十匙一飯)’이기도 하다. 차별의 반대(反)를 넘어서 우리의 지독한 편견과 굳어버린 습관을 통쾌하게 뒤집어(反)보려는 바람도 함께 담았다. 사회계층, 빈부격차, 노동, 교육, 국제분쟁,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적 소수자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이 이 책 한권에 총망라되었다. 2003년 한국사회의 차별의 실태에 관한 쉽고 재미있는 백서이자 자료집인 동시에 이 시대 우리의 자화상이 예술적으로 형상화된 감동적인 작품집이다. 또한 홍세화의 단정하면서도 유려한 발문도 실려 있어, 청소년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에 참여한 작가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만화가들이다. 박재동, 손문상, 유승하, 이우일, 이희재, 장경섭, 조남준, 최호철, 홍승우, 홍윤표 등 유명만화가 10인이 뜻을 모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만들어낸 결실이라는 것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이지만 만화가 각자의 개성이 자유롭게 표현된 작품집의 성격을 띠고 있어 학생부터 성인까지 부담없이 일독할 수 있다.
자세한 책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칸의 현실 / 박재동 · 손문상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훑으며 날카롭게 포착한 갖가지 차별의 현실을 한컷짜리 만화들로 풍자했다. 박재동은 특유의 감각과 깊이로 장애인, 교육, 이주노동자, 여성의 문제를 직설적으로 때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이라크 전쟁 등 국제적인 사건들도 결국 차별의 한 모습임을 강조하고 있다. 손문상은 지역, 병역, 정규직, 조세 등 계층간의 차별에 주목했다. 사회에 내면화된 차별의 논리들을 깔끔한 손맛으로 풀어냈다.
습관적인, 일상적인 / 홍승우 · 이희재 · 조남준
습관이 되어 이제는 익숙해지기까지 한 일상 속의 차별을 잡아냈다. 홍승우는 그간 탐구해온 주제를 더 깊게 파고들어, 가족관계에서 고정된 성역할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임신과 육아, 가사노동과 직장생활을 생생하게 그리면서도 그 안에 웃음을 실어내는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희재의 「첫발자국」은 한 장애 여학생이 학교에서 부딪히게 되는 차별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잔잔한 필치로 그렸다. 일상 속에서 ‘이동’과 ‘교육’이라는 기본권이 어떻게 침해받고 있는지를 꼼꼼히 묘사했다. 조남준은 ‘누렁이’라는 소재로 사뭇 분위기가 다른 두 작품을 만들었다. 「누렁이 1」에서는 아파트 평수에 따라 나눠지는 계층의 문제를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표현했고, 「누렁이 2」는 가부장의 폭력을 가슴 아프도록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편견과 오만 / 이우일 · 홍윤표
우리 사회에 완고하게 자리잡은 편견이야말로 차별의 씨앗임을 강조하면서 통쾌하게 편견 뒤집기를 시도한다. 이우일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은 「아빠와 나」 연작을 ‘차별 버전’으로 선보였다. ‘아빠’로 대표되는 가부장의 지독한 편견은 소수자들에게
오만함과 폭력으로 발현되고 만다. 심각한 주제를 톡톡 튀는 웃음에 버무려낼 줄 아는 작가의 재능이 빛난다. 홍윤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를 뒤집어봄으로써 편견의 싹을 찾아냈다. 「미운 아기오리」에서는 왕따 문제를, 「인어공주」에서는 장애인 문제를, 「잠자는 숲 속의 미녀」에서는 여성 문제를 이끌어내는 작가의 발상이 신선하다.
낯선 자화상 / 유승하 · 장경섭 · 최호철
낯설지만 결국 우리 자신의 모습인 소수자들의 삶을 따뜻한 연대의 시선으로 그렸다. 유승하의 「새봄나비」는 얼마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 장애인 운동가의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장애인의 위태로운 생존권을 고발하고, 장애인은 양육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는가 하는 문제를 우리에게 던진다. 장경섭의 「커밍아웃 블루스」는 한 동성애자가 아버지에게 커밍아웃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주인공은 상상 속에서 커밍아웃할 뿐이다. 독특한 분위기와 우울한 독백은 성적 소수자의 고뇌를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호철의 「코리아 판타지」는 이주노동자들의 고단한 일상을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극화한 수작이다.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묘사와 극적인 전개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