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통해 보는 서양 문화와 예술의 뿌리!
시대를 초월해 이어지는 인류의 자산
2천 년 세월을 넘어 여전히 문학과 예술 속에 숨쉬고 있는 메시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극적인 스토리가 여기에 있다!
신화는 인간 근원의 이야기이며 인간의 자화상이다.
신화의 세계는 인간 생존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
이를테면 전쟁과 평화, 삶과 죽음, 진실과 허위, 선과 악 등에 필요한 지식의 끊임없는 원천이다.
저자 소개
저자 : 토마스 불핀치 (Thomas Bullfinch)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근교에서 유명한 건축가 찰스 불핀치의 11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보스턴의 라틴 스쿨과 필립스 엑스터 아카데미를 거쳐 1814년 하버드대학을 졸업하였다. 이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837년 그의 나이 41세에 보스턴 상업 은행에 입사하여 생을 다할 때까지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은행 업무는 단조로운 일이었으나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었기 때문에 불핀치는 여가 시간을 통해 고전에 대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
1853년 57세 때 첫 작품 ≪히브리 역사≫를 발표한 이후 ≪그리스 로마 신화≫(1855년),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1858년), ≪샤를마뉴 황제의 전설≫(1862년)을 차례로 출간했다.
그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1867년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으며, 사후인 1881년에는 그의 작품이 ≪불핀치 신화집≫이라는 시리즈로 출간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세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 연보
1796년 7월 15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근교 뉴튼에서 출생.
1814년 하버드 대학 고전학과 졸업.
1818년 건축가인 아버지가 국회의사당 설계를 맡아, 워싱턴으로 이주.
1825년 보스턴으로 다시 돌아옴.
1837년 보스턴 머천트 은행의 행원이 됨. 이 직장에서 평생 근무.
1853년 〈히브리어 서정시 역사(Hebrew Lyrical History)〉 발표.
1855년 〈신화의 시대(The Age of Fable)〉,
1855년 〈신화 속 미녀들(The Beauties of Mythology)〉 발표.
1858년 〈기사도의 시대(The Age of Chivalry)〉
1855년 또는 〈원탁의 기사들과 아서 왕의 전설(Legends of the king
1855년 Arthur and the knights of the Round table)〉 발표.
1860년 〈소년 발명가(The Boy Inventor)〉 또는 〈매튜 에드워즈의 회고록
1855년 (Memoir of Mathew Edwards)〉 발표.
1862년 〈샤를마뉴 황제의 전설(Legends of Charlemagne)〉
1855년 또는 〈중세의 낭만(Romance of the Middle Ages)〉 발표.
1863년 〈유명한 시대의 시(Poetry of the Age of Fable)〉 발표.
1865년 〈셰익스피어는 읽기 수업에 적합하다(Shakespeare Adapted for
1855년 Reading classes)〉 발표.
1866년 〈오레곤과 엘도라도(Oregon and Eldorado)〉
1855년 또는 〈강물의 로마(Romanæ of the Rivers)〉 발표.
1867년 5월 27일 보스턴에서 71세로 사망.
1855년 (〈그리스 · 로마의 영웅과 현자〉 집필 중이었다고 전함.)
역자 : 김지영
신화는 인간 근원의 이야기이며 인간의 자화상(自畵像)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화의 세계는 인간 생존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 이를테면 전쟁과 평화, 삶과 죽음, 진실과 허위, 선과 악 등에 필요한 지식의 끊임없는 원천인 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신화는 존재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그리스 · 로마 신화는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서구인을 이해하려면 바로 이 신화를 아는 것이 첩경(捷徑)이다. 단군신화에서 우리 민족의 특성을 엿볼 수 있듯이, 그리스 · 로마 신화에는 보다 동적(動的)이고 격정적이며 또 지능적인 서구인의 특성이 여실히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신화는 우리를 문명의 세계로부터 자연의 세계로 되돌아가게 해준다. 그리스 · 로마 신화의 세계는 활기에 차 있고 그 이야기들은 상상력을 통해 현실과 초자연(超自然)의 세계에 가로놓인 한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오늘날 뉴기니아(New Guinea)의 미개인도 그렇고, 선사시대(先史時代) 사람들도 다만 즐겁고 아름다운 환상만을 간직했던 것은 아니었다. 공포와 마력과 인간의 희생을 체험하면서 살아야 했다. 폭풍우 속에서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번쩍이며 벼락이 칠 때면, 과학 시대 이전의 사람들은 그것을 그들이 무엇인가 신의 비위를 거스르는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라 믿었다. 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제물을 바치고 기원을 해야만 했다.
인간을 농락하고 징벌하는 무서운 신들이 있는가 하면, 인류에 봉사하고 도움을 주는 신들도 있었다. 인간사(人間事)에 즐겨 개입하는 신들은 인간에 대한 감정과 태도가 그들 상호관계에 있어서의 그것과 한가지이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들이 인간과 동일한 형상을 지녔고, 인간과 흡사한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다만 신들은 불멸을 포함한 초인적인 속성을 지녔을 뿐이라고 믿었다. 바로 이 신인동형동성관(神人同形同性觀)이 그리스 · 로마 신화의 기본이다.
신화는 우리에게 재산 증식의 방법이라든가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기여하지는 못한다. 그러한 것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고전(古典)에서가 아니라 처세에 관한 서적에서 찾아야 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러면 신화는 오늘의 우리 삶과 어떤 연관을 갖고 있는 것일까? 신화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의의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즉 폭넓고 풍부한 인생, 성숙한 인간으로의 도약의 길을 제시해 준다는 점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 명확히 파악하려면 신화가 어떻게 생겨났는가에서부터 출발하여 당시의 시대 상황, 사회적 제(諸)관계 등을 알아야 한다. 또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언제부터 책으로 묶였으며 얼마나 윤색되고 첨가되었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파악하려면 문학사를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의 중심을 따라 개괄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그리스 신화의 성립은 그리스 민족 고유의 신화를 중심으로 선주민족(先住民族)과 이웃 민족의 신화를 종합해서 이루어진 것인데, 오랜 세월 소장(消長)과 변천을 거치며 발전해 왔다. 그러므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화의 발전 과정에서 마지막 단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모든 민족의 신화가 초자연적인 요소를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 신화 - 로마 신화는 그리스 신화의 발전 선상에 있다. - 역시 초자연적인 요소가 많이 눈에 띄며, 그 내용 또한 매우 복잡하다.
그러나 신화의 내용이 사실에 근거하든 아니면 상상 속에서 발현된 것이든, 그 속에는 많은 암시와 시사(示唆)가 포함되어 있다. 즉 당대의 인사(人事), 자연, 문화 일반을 나타내고 있다. 또 신화의 모든 것이 그리스인 특유의 미화(美化) 작용에 의해 인간화되어 있으며, 여러 가지 불일치나 모순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커다란 특징이다.
신화의 대부분 내용은 신들의 자손인 영웅들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귀에 익은 인물인 헤라클레스, 오르페우스, 아가멤논, 오디세우스 등의 무용담이 골자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수많은 민간전승의 이야기, 종교적인 유래를 담고 있는 설화 등이 첨가되어 있다.
신화의 성립과 내용의 설명을 통해 이해했듯이, 신화란 단순히 신들의 계보나 영웅들의 공적만을 전하고 있지는 않다. 거기에서는 변형, 윤색 등 끊임없이 수정을 가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명부(冥府)의 왕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이야기는 신이 사계절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또 인간을 다룬 신화로서 유명한 오이디푸스 전설처럼 복잡한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설명한 것도 있다.
이와 같이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차차 확장되고 발전하여 전설상 일련의 계보나 그룹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는 신화 본류의 내용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단순한 에피소드에 불과한 이야기도 있어 이 이야기를 윤색(潤色)하는 작용을 하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미를 느끼게 한다.
이렇게 역사의 발전 과정과 더불어 변화하고 충실해진 신화를 오늘날 우리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것은 토머스 불핀치(Thomas Bulfinch)에 의해서이다.
이 작품은 1855년 보스턴에서 〈신화의 시대(The Age of Fable)〉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같은 해 출판된 휘트먼(Walt Whitman)의 〈풀잎〉과 더불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출판한 1855년은 산업혁명의 완성기에 속해 있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해 생활은 풍요로워졌으나 인간성의 고갈 등의 폐해가 나타났다. 따라서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근저에는 이러한 폐해로 인해 점차 고갈되어 가는 시적 상상력을 다시 소생시키려는 의도가 깃들어 있다고 보인다.
이 작품의 또 다른 목적은 미국의 독자들을 영국의 고전문학에 친숙하게 하는 것과 아울러, 신화의 의미를 바탕으로 그리스 · 로마와 스칸디나비아 혹은 동양 등에 전해지는 고대 고전 문학의 세계로 끌어들임으로써 이미 물질문명에 물들기 시작한 19세기의 시민에게 정신문화의 중요성과 그 위기를 인식시키고 미국 시민의 교양을 높이고자 함이었다.
불핀치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그리스와 로마 신화는 대부분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 BC 43~AD 17, 로마의 시인)와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lius Maro, BC 70~BC 19, 로마의 시인)의 작품에서 인용했다. 이야기는 일단 산문으로 풀어 썼고, 말 그 자체를 바꾸더라도 원문에 내재한 시적인 감성은 가능한 한 살렸으며, 형태를 바꾼 이야기에서는 적당치 않은 부분을 과감히 생략했다.
또한 북구(北歐)의 신화는 폴 헨리 말레(스위스 제네바의 교수, 북구 문화 연구가, 1730~1807)의 〈북구 문명의 유적(Northern Antiquities)〉에서 발췌했는데, 이 장들은 동양과 이집트의 신화의 장과 마찬가지로 주제를 완전하게 만드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첨가한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2천여 년의 역사를 뛰어넘어, 문명의 시대인 오늘날까지 신화로 생생하게 재현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신화를 뒷받침해 주는 현실성이 신화 속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성을 뛰어넘으려는 고뇌와 의지가 인간의 역사 그 자체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신화에 나타난 신과 영웅들의 생활과 비극, 애환이 수천여 년 전의 이야기로 머물지 않고, 오늘의 현실 곳곳에서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