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변신>이 아르헨티나의 아티스트 루이스 스카파티의 삽화가 담긴 새로운 번역본으로 출간되었다. 루이스 스카파티는 <변신>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더 없이 '카프카'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다른 색은 전혀 쓰지 않고 검은색으로만 처리했다. 카프카의 문학세계를 시각적으로 그려냈다고 해도 무방할 삽화들과 함께 독자들은 자기 존재와 지금의 내 현실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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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 :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1883.7.3~1924.6.3)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태어나 폐결핵으로 생애를 마감할 때까지 사십일 년간 프라하를 떠나지 않았다. 부유한 유대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평범한 지방 보험국 직원으로 근무했던 그의 문학의 독자적인 세계도, 죽기 직전 이 개월간의 요양기간과 짧은 국외 여행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떠나지 않았던 ‘프라하의 유대계 독일인’이라는 특이한 환경의 소산이다. 사르트르와 카뮈에 의해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높이 평가받은 카프카의 문학은 무엇보다 인간 운명의 부조리성, 인간 존재의 불안과 무근저성을 날카롭게 통찰하여, 현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표현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변신』 외에 대표작으로 『심판』 『성城』 『실종자』 『유형지에서』 『시골의사』 『시골에서의 결혼 준비』 등이 있다.
역자 : 이재황
옮긴이 이재황은 서울대 독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본 대학교에서 이 년간 수학 후 서울대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한양대, 상명대에서 강의중이다. 「안나 제거스의 망명기 문학과 그 미학적 기초」 「파시즘과 문학적 대결」 등의 논문이 있으며, 저서에 『독일 이야기』(공저), 역서에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선과 악』 등이 있다.
그림 :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루이스 스카파티Luis Scafati는 아르헨티나 멘도사에서 태어나 멘도사 주 국립 쿠요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1972년 자신의 작품을 처음 출판한 이래, 아르헨티나(Clar?n, Vogue, Playboy)뿐 아니라 헝가리(El Pa?s), 이탈리아(Il Manifesto), 프랑스(Le Monde) 등 각국의 신문, 잡지에 작품을 싣고 있다. 1969년부터 정기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1995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그의 작품이 전시되기도 했다. 각국의 유명 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그의 작품은 1981년, 아르헨티나 최고의 화가에게 수여하는 Sal?n Nacional de Dibujo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목 차
출판사 서평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철갑처럼 단단한 등껍질을 등에 대고 누워 있었다. 머리를 약간 쳐들어보니 불룩하게 솟은 갈색의 배가 보였고, 그 배는 다시 활 모양으로 휜 각질의 칸들로 나위어 있었다. 이불은 금방이라도 주르륵 미끄러질 듯 둥그런 언덕 같은 배 위에 가까스로 덮여 있었다. 몸뚱이에 비해 형편없이 가느다란 수많은 다리들은 애처롭게 버둥거리며 그의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일까?’ 그는 생각했다. 꿈은 아니었다.
--본문에서
한 남자가 있다.
……어느 날 아침, 그는 벌레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저 타성처럼 살아가며 정말 내 삶이 단지 그냥 한 마리 벌레보다 나은 게 무엇인지 간혹 섬뜩한 공포로 다가온다. 그런 맥락에서 카프카의 「변신」은 단지 기괴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인간 실존의 허무와 절대 고독을 주제로 하는 「변신」은 바로 이렇게, 사람에서 벌레로의 ‘변신’을 말한다.
「변신」은 벌레라는 실체를 통해 현대 문명 속에서 ‘기능’으로만 평가되는 인간이 자기 존재의 의의를 잃고 서로 유리된 채 살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그레고르가 생활비를 버는 동안은 그의 기능과 존재가 인정되지만 그의 빈자리는 곧 채워지고 그의 존재 의미는 사라져 버린다. 인간 상호간은 물론, 가족간의 소통과 이해가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장영희(서강대 영문과 교수)
현대문학의 신화가 된 카프카의 불멸의 단편!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20세기 문학의 신화라 불린다. 그 이전까지 서양소설사에서 굳건하게 버티고 있던 리얼리즘의 성채는 「변신」 이후 요란한 파열음을 내며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밀란 쿤데라는 카프카의 작품을 두고 ‘검은색의 기이한 아름다움’이라 표현했다고 한다. 카프카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렇지만 「변신」은 쿤데라의 이러한 표현에 더없이 적합할 듯하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현대인의 삶, 출구를 찾을 수 없는 삶 속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불안한 의식과 구원에의 꿈 등을 「변신」에서 카프카는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고 단순한 언어로, 기이하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