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3관왕, 영화 <코다>의 원작!
솔직담백한 ‘코다’의 다이어리를 함께 읽다
“태어나 보니 부모님이 농인이었다. 나는 코다(CODA)였다.”
《코다》는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 부모의 자녀 ‘코다(Children Of Deaf Adult)’로 살아온 저자 베로니크 풀랭의 자전적 소설이자, 농인의 자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담은 일기장이다. 자기가 아주 어릴 때 소리와 동작의 세계를 오갖던 이야기부터 시작해 부모님의 출생과 부모님이 왜 농인이 되었는 가를 옛 이야기처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코다》는 원작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The Belier Family)〉는 개봉과 동시에 놀라운 흥행 속도로 쟁쟁한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원작 소설과 〈미라클 벨리에〉의 인기 덕분에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되어 2021년 〈코다(CODA)〉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각색상, 작품상까지 3관왕을 수상했다.
저자 소개
저자 : 베로니크 풀랭 Veronique Poulain
공연 예술가, 작가.
저자는 두 개의 언어로 세상을 듣고 보는 ‘코다(CODA)’다. 농인 부모에게 태어난 청인으로서의 삶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 첫 책으로 출간했다.
베로니크 풀랭의 첫 작품 《코다》(원제: Les mots qu'on ne me dit pas)는 2014년 출간과 동시에 프랑스 독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해외 여러 국가로 판권이 수출되었으며, 이 작품이 원작인 영화 <미라클 벨리에>(The Belier Family)는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2022년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한 영화 <코다>(CODA)가 2022년 아카데미상에서 3관왕(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을 차지하며 베로니크 풀랭의 원작 또한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역자 : 권선영
어린 시절을 파리에서 보냈다. 파리 에콜 카몽도에서 실내 건축과 오브제 디자인을 공부하고, 미국 UC 버클리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현재는 집을 디자인하고, 책을 번역하고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썬과 함께한 파리 디자인 산책》, 《썬과 함께한 열한 번의 건축 수업》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도시야, 안녕!》, 《딴생각 중》, 《최고의 차》 등이 있다.
목 차
출판사 서평
수어와 음성언어, 두 세계를 오가는 코다의 이야기
코다(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앞글자를 딴 단어로,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뜻하는 말이다. 코다인 베로니크 풀랭은 들을 수 있는 청인이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들을 수 없는 농인이다. 그녀의 외삼촌 역시 농인이며, 외삼촌의 자녀인 사촌들은 자신처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코다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일터에 가 있는 동안에는 위층의 조부모님 댁에서 지내다가 저녁에 아래층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하며 수어로 소통하는 세계와 음성언어로 대화하는 세계를 오가게 된다.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자전적 소설인 이 작품에는 코다로 살며 겪은 여러 일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어린 시절은 반짝반짝 빛났다. 부모가 농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점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라면서 남들의 시선이 신경쓰이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부모가 농인이기에 겪었던 난처한 일들도 많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듯, 주인공 역시 부모가 남들처럼 평범하길 바랐던 시절을 지나 ‘내 아이가 농인이길 바랐다’고 말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마냥 슬프지도, 마냥 기쁘지도 않다. 우리 모두의 삶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평범’한 ‘보통’의 일상을 보내다
《코다》는 농인 부모의 자녀로 사는 코다의 삶을 필요 이상으로 비극적으로 그리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울적하게, 부모님과 갈등을 빚다가도 그들을 이해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하는 일상을 보낸다. 모든 아이가 그렇듯, 악의 없는 천진함으로 무장한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농인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장난을 치기도 한다. 밤늦게 친구들을 불러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놀거나, 사촌들과 작당하여 부엌에 있는 사탕을 몰래 빼돌리고, 잠자는 외숙모의 귀에 헤드셋을 씌우고 헤비메탈을 최대 볼륨으로 틀어놓는 장난도 서슴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농인 또는 코다의 삶이 불행할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히지는 않았었는지, ‘보통’이라는게 얼마나 상대적인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모두가 그냥 자신의 보통을, 평범하게 살아간다. 우리 모두는 그렇다.
책 속에서
그렇게 나는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간다. 손짓 하나에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간다.
4층에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나는 듣고 말한다. 아주 많이, 유창하게. 3층에서 부모님과 함께일 때 나는 듣지 못한다. 그들과는 손으로 소통한다.
-p15
레스토랑에 가면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얌전히 있지를 못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넌 뭐 먹니? 맛있어? 나는 부모님이랑 저쪽 테이블에 있어. 부모님은 농인이야.”
재잘거림을 멈추지 못했다. 나는 이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워서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p27
하지만 가끔은 엄마가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난처할 때도 있었다. 엄마는 때때로 배에 가스가 찬 나머지 버스 안에서 엄청난 소리로 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엄마는 그 소리를 가늠하지 못했다. 자신이 낸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와 다른 사람들은 알았다.
-p28
정적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는 그리 멀지 않은 4층으로 도망쳤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네 집에 가면 나는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속사포로 말을 했다. 그들은 정상적인 손녀를 보는 행복감과 기쁨에 나를 내버려 뒀다. 자식들과는 하지 못했던 일을 나와 했으니까.
-p35
농인의 적나라한 수어 동작은 청인을 놀라고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청인은 남에게 모욕을 주거나 무례하게 행동할 때 이런 동작을 사용하지만 농인에게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표현일 뿐이다. 문화의 차이다.
-p82
외삼촌은 너무 화가 나서 벌로 이틀간 TV 시청과 사탕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사탕을 손에 넣는 방법이 있었다. 사탕은 부엌에 있었는데, 부엌에 가기 위해서는 거실에 있는 외삼촌의 매의 눈 같은 레이더망을 통과해야 했다. 제대로 전략을 짰다. 내가 초인종을 눌러서 불이 깜박거리면 발레리가 재빨리 부엌에 들어가 에브에게 사탕 봉지를 던진다. 그러면 에브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서 사탕을 숨긴다. ‘매의 눈’이 화가 났다. 문밖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느 집 버르장머리 없는 애들이 장난을 친다고 분개했다.
-p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