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에서 『금강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서 지나치지 않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한국불교의 사상과 수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고, 그 영향력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금강경은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인 무아無我와 공空 사상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를 통해 불교의 기본 가르침인 연기설 또한 잘 드러내고 있는 경전이기도 하다.
본서 『금강경삼가해』의 저본은 1937년 한암선사가 편찬한 책으로, 육조 혜능, 야부 도천, 예장 종경, 함허 득통의 해의가 실려 있는데, 이번에 이를 전재강 교수가 현대적인 우리말로 옮기고 친절하고 상세한 각주와 ‘요지’를 붙여 펴낸 것이다.
저자 소개
감수 : 고우 큰스님 김천 청암사 수도암으로 출가했다. 고봉, 관응, 혼해 대강백으로부터 경전을 배우고, 당대 선지식인 향곡 선사가 주석한 묘관음사에서 첫 안거 수행을 한 이래 평생 참선의 길을 걷고 있다. 법호는 은암隱庵이다. 1968년 무렵 도반들과 함께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이자 결사도량으로 유명한 문경 봉암사에 들어가 선원禪院을 재건하여 원융살림 전통을 세우고 조계종 종립선원의 기틀을 다졌다. 근대 선지식인 향곡, 성철, 서옹, 서암 선사에게 두루 참문하였다. 선풍 진작에 뜻을 두어 선납회(禪衲會, 지금의 전국선원수좌회)를 창립하고, 1988년에 해인사에서 선화자禪和子 법회를 주최하였다. 이후 전국선원수좌회 대표와 봉화 각화사 태백선원 선원장을 역임하였다. 2005년 전국 선원장들과 함께 조계종 수행지침서 ≪간화선看話禪≫을 편찬하였다. 2007년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되었고 2008년에는 대종사 법계를 품수했다. 지금은 봉화 문수산 금봉암에 주석하며 조계사 선림원 증명법사를 맡아 간화선의 생활화와 사회화에 주력하고 있다.
전재강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동양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안동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 『상촌신흠문학연구』, 『한문의 이해』, 『시조문학의 이념과 풍류』, 『선비문학과 소수서원』, 『남명과 한강의 만남』, 『불교가사의 유형적 존재양상』, 『한국시가의 유형적 성격과 작품 전개구도』 등이, 역서로 『서장』, 『선요』 등이, 논문으로 「어부가계 시조 연구」, 「신흠 시의 구조와 비평 연구」, 「불교 관련 시조의 사적 전개와 유형적 연구」, 「침굉 가사에 나타난 선의 성격과 진술 방식」 등 다수가 있다.
한국불교에서 『금강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서 지나치지 않다.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한국불교의 사상과 수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고, 그 영향력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금강경은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인 무아無我와 공空 사상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를 통해 불교의 기본 가르침인 연기설 또한 잘 드러내고 있는 경전이기도 하다. 한편 금강경은 육조 혜능 이후 선종禪宗의 소의경전이 되면서 선가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으로 자리잡게 되고, 선종을 표방하고 있는 한국의 주요종단에서도 소의경전의 지위를 누리게 된다. 당연히, 예로부터 금강경에 대한 주석서 및 해설서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그중에 가장 뛰어난 해설서로 꼽히는 것이 『금강경오가해』이다. 『오가해』는 조선 초기에 함허 득통스님이 당송唐宋 대 다섯 선사(육조 혜능, 부대사, 규봉 종밀, 야부 도천, 종경)의 금강경 해설을 엮고, 여기에 자신의 설의(강설)를 붙인 책이다. 즉 선사들의 해설은 한편으로 ‘말길이 끊기고 마음작용이 사라진 경지’의 표현이므로 난해하기도 한데, 함허스님이 이를 좀더 쉽게 해설해주면서 다시 자신의 견처를 덧붙이고 있는 것이다. 본서 『금강경삼가해』의 저본은 1937년 한암선사가 편찬한 책으로, 육조 혜능, 야부 도천, 예장 종경, 함허 득통의 해의가 실려 있는데, 이번에 이를 전재강 교수가 현대적인 우리말로 옮기고 친절하고 상세한 각주와 ‘요지’를 붙여 펴낸 것이다.
역주자인 전재강 교수는 ‘이미 금강경에 대한 수많은 번역서가 나와 있지만, 금강경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그 자체에 대한 번역이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즉 금강경이 말하고자 하는 근본 종지, 그리고 그 종지를 부처님과 수보리가 대화로 풀어나가면서 보여주는 문맥의 흐름, 그 문맥의 흐름이 도달하는 부처님 말씀의 낙처落處를 정확히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선사들의 선적 해설(4가해)은 더더군다나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당송 대 선의 전통은 물론이고 선적 표현에 대한 축자적, 문맥적, 상관적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감수자인 선승 고우 스님의 가르침이 절대적이었다고 한다. 즉 번역의 시작부터가 고우 스님의 『삼가해』 강의와의 인연에 의한 것이었으며, 그 가르침과 선지에 힘입어 선적 주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는 번역에서뿐만 아니라 각주의 해설에서도 온전히 드러난다. 한편, 하나의 경문에 여러 선사들의 전혀 다른 성격의 해설들이 번갈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간혹 문맥을 잡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장의 끝에 ‘요지’라는 항목을 두어 해당 장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하고 핵심 뜻을 간략히 제시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의 의미는 감수를 한 고우 스님의 평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일반 불교의 정견은 물론 선의 정견을 수립하는 데에 종장宗匠들의 선설禪說이 담긴 『금강경』은 불교 공부의 가장 빠른 지름길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하는 역주 『금강경삼가해』는 이런 관점에서 선의 구체적 내용은 설파하지 않으면서도 금강경의 핵심 내용은 물론 선의 이해에 일정한 도움을 주는 책이다. 금강경 이해에 필요한 기본적 어휘, 선사들의 선적 표현을 원전의 심원하고 원융한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정확하게 현대적 감각으로 번역함으로써 그간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감수하면서 명안종사明眼宗師가 귀한 오늘날 이 자료가 그 소임을 어느 정도 대신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