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
하재영 지음 | 잠비
“내 삶을 바꿔놓은 책.” - 김하나 작가
“변화의 앞 열에서 나지막이 목소리를 내는 책.” - 박정민 배우
“이 책만큼 나를 건드린 책도 드물다.” - 최은영 소설가
논픽션계 새 지평을 연 문제작, 5년 만의 전면 개정증보판
2018년 첫 출간 후, 뜨거운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독자의 지지를 얻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이 5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이 책은 관심사라곤 “오로지 나 자신, 앞으로 어떻게 살까 하는 것뿐”이던 저자가 우연히 강아지 피피를 맡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개에 대해 잘 몰랐던 그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피피를 배워야 했고, 그 과정에서 버려진 개에 대해, 고통받는 존재에 대해 눈을 뜨며 과연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된다. 그 답을 찾고자, 번식장, 경매장, 보호소, 개농장, 도살장을 취재하고 번식업자, 육견업자, 동물 보호소 운영자, 애견 미용사 등을 인터뷰하는 것은 물론 해당 사건과 법 조항까지 샅샅이 조사한 끝에, 특유의 문학적 감수성을 입혀 그간 전혀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스타일의 문제작을 완성했다.
이번 개정증보판에서는 지난 5년간 역동적인 변화가 있었던 동물 관련 법 조항들을 대폭 수정?보완하고,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받아온 질문에 대한 답과 최신 사례들을 추가해 엄밀성을 높였다. 또, 초판 출간 후 세상을 떠난 피피의 이야기를 담은 ‘개정판 서문’과,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한 동물보호단체 대표 황동열?박운선의 ‘5년 후’를 다룬 ‘개정판 인터뷰’도 새롭게 담아내 풍성함을 더했다. 이 책의 가치를 먼저 알아본 각계각층 명사들(김하나 작가, 박정민 배우, 박주연 변호사, 백수린 소설가, 최은영 소설가, 한정애 의원)의 정성 어린 찬사는 그 자체로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피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점차 버려진 개와 동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로 확장하는 저자의 인식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과연 내 연민의 범위를 얼마큼 넓힐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연민을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백수린 소설가의 말처럼 “당신이 개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욕망의 늪
안원근 지음 | 문이당
짜식이는 한벽루 앞 전주천에서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에게 서노송동에 사는 정교술은 닮지 말아 달라고 입속말로 당부한다. 짜식이는 비록 걸인 생활을 하지만 완전한 자유주의자이면서 부조리한 현실에 대해서 분노할 줄 안다. 그리고 현실 사회에서 법도를 벗어난 저급한 인물에 대해서는 눈을 부릅뜨고 저항하는 투쟁자이다.
정교술은 시대의 격랑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살인, 폭행, 협박 등을 서슴지 않는다. 도덕적, 윤리적 압력에 대해서 전혀 개의치 않는 시대의 패륜아이다. 일제 때에는 일본인 면장의 명을 받고 어린 사내아이의 목을 일본 칼로 내리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교술은 일본이 반드시 패망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있었다. 그러면 쌀값이 폭등할 것리라는 예측으로 쌀을 매점함으로써 부를 축적한다. 또한, 해방 정국에서는 우익 반공주의자로 변모하면서 악랄한 살인과 폭행을 저지른다. 그리고 격동의 60년대에는 여인촌을 장악한 파렴치한으로 변모하고 욕망의 거미줄을 쳐 놓고 먹이 사냥에 나선다. 그중 하나의 사건으로 나룻골 라진영을 가학하는 행위에서 정교술의 비틀린 욕망이 마수와 같이 발현된다.
연호는 아버지 정교술이 한 소작농의 딸을 야만적인 방법으로 폭행하여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죽음을 선택했고 외가의 식구들도 죽거나 실종된다. 연호의 출생 사건은 유소년기 내내 연호의 박약한 의지를 형성하는 밑바탕이 되면서 그의 의식 세계를 전반적으로 지배한다.
대학에 입학한 연호는 연화를 만나게 되면서 생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게 된다. 연화의 권유로 연호는 하계방학 때 도보여행을 통해서 힘들게 살아가는 여러 형태의 삶의 모습들을 만나게 된다. 연호는 그러한 삶의 형태들을 체험하면서 의식의 변화와 인간의 실체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연화는 할아버지와 외할버지가 독립군 활동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암묵적인 자긍심을 갖는다. 그러면서 일제시대와 전쟁과 60년대라는 굴절되었던 우리 역사의 해결 방법으로 '서로 사랑하며 살자'는 신념을 전파한다. 그리고 과거의 기억 속에 있는 연호에게 지속적으로 자각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금이 가고 상처난 연호의 가슴을 메워주고 치료의 손길로 닦아내며 방학을 이용하여 도보여행을 떠날 것을 권유한다.
연호는 영자를 만나서 인간이 갖는 패룬적 욕망을 확인한다. 연호는 라진영을 찾아가서 아버지의 살인에 가까운 가학 행위에 대해서 사죄하려 했으나 실행하지 못하고 라진영의 방을 나온다.
졸업 논문 관계로 연화와 차를 한 잔씩 나누고 집으로 가던 중 연호는 아버지 정교술이 짜식이와 창복이를 길거리에서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짜식이의 집에서 연호는 아버지 정교술이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자행했던 극악무도한 이야기를 듣고 삶에 대한 회의와 책임 의식에 빠져든다.
충격적인 아버지 정교술의 잔인무도한 만행적 사건들에 대해서 삶에 대한 회의와 상실감에 빠진다. 결국, 연호는 자신의 출생과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 정교술의 패륜 등으로 인한 도덕적, 윤리적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베스트셀러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수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선물했던 정지아 작가가 첫 번째 에세이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를 펴냈다. 애주가로 소문난 작가답게 그동안 만났던 술과 사람에 관한 34편의 이야기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진정성 있게 풀어냈다.
사회주의자 아버지를 통해 처음 술의 세계를 접했던 달콤한 기억부터, 수배자의 신분을 숨기고 몰래 지리산에 올라 마셨던 위스키의 아찔한 추억, 목소리 크고 개성 강한 예술가들을 하나로 이어준 막걸리의 힘, 정지아를 단단한 소설가로 키워낸 두주불사 은사의 정체까지 재미와 감동을 보장하는 도수 높은 이야기들이 쉬지 않고 펼쳐진다. 이야기는 국내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일본, 베트남, 몽골을 거쳐 멀리 아일랜드까지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에피소드는 우리들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돌아보게 하고,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을 갖게 한다. 그래서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독자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높은 장벽이 ‘술’을 통해 스스럼없이 허물어지는 경이로운 경험과 함께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드래곤 역시
홍락훈 지음 | 에이플랫
텀블벅 펀딩으로 '인기 프로젝트' 1위, 목표액 2535% 달성!
드래곤이 쌓아놓은 산더미 같은 금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면?
로봇이 인류를 대체한 세상, 인류는 '핸드메이드 인간'으로 불리는 소수자이자 미지의 존재?
던전이 사실은 빈곤한 오크나 코볼트의 공공복지시설이고, 모험가는 그들의 재산을 노리는 약탈자에 불과하다?
홍락훈 SF·판타지 초단편집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드래곤 역시〉와 〈잼 한 병을 받았습니다〉에 등장하는 드래곤이나 뱀파이어는 익히 알려진 것과 달리 신비하고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들에게는 다분히 현실적이고도 인간적인 애환이 있다. 판타지와 SF 세계의 결점과 의문점, 애로 사항을 유머와 풍자를 버무려 재해석한 이야기는 그간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법칙을 하나둘 뒤엎으며 예상치 못한 쾌감을 안겨준다. 저자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이야기로 꾸며 트위터에 게시하고, 팔로워의 피드백을 반영해 '답글 타래'와 '인용'으로 계속해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갔다. 덕분에 SF·판타지 장르에서 익히 보아온 장면을 전복하고 재해석해 때때로 위트와 풍자까지 얹어내는 특유의 방식은 흥미로운 놀이이면서 동시에 정통 SF·판타지 장르에 대한 날카로운 도전으로 읽힌다. 초단편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여운을 남기며 각각의 세계 모두가 정교하게 얽힌 '홍락훈 월드'는 시리즈를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