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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희연, 황인찬 엮음 지음 | 창비
11,000원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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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P
1975년 첫 발간부터 지금까지 한국문학의 최첨단에서 평단의 주목과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받아온 창비시선이 500번을 맞아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을 출간했다. 엮은이로는 돋보이는 감수성으로 요즘 독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동시에 시에 관해서라면 눈 밝기로 정평이 난 안희연, 황인찬 두 시인이 나섰다. 401번부터 499번까지 각 시집에서 한편씩을 선정했으며, 두권을 출간한 시인의 경우 한편만을 골라 총 90편의 시가 한권으로 묶였다. 이번 시선집은 “지난 8년여 동안 전개된 창비시선의 흐름을 한 방향으로 정리하고 요약하기보다는 시인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 보이는 데 역점을”(「엮은이의 말」) 두었다. 창비시선은 국내 여느 시선 시리즈보다 신구 세대가 조화롭고 시의 경향도 다채롭다. 시선집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1948년생 김용택 시인(『울고 들어온 너에게』, 창비시선 401)과 2000년생 한재범 시인(『웃긴 게 뭔지 아세요』, 창비시선 499)만 해도 연령뿐 아니라 시어를 다루는 양상과 시를 전개하는 방식이 무척 상이한데, 400번대 창비시선은 순수/참여 같은 고루한 이분법에 갇히지 않으려는 고투가 넓혀온 시적 영토 덕분에 총천연색 스펙트럼으로 찬란하다. 이로 인해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개성 넘치는 빼어난 작품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이 시선집의 진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히 읽어나갈 때 드러난다. 출간 순서를 최대한 따른 구성과 세심하고도 치열한 선별 과정 덕분에 이 한권만으로도 독자들은 급변하는 현재 한국시의 지형도를 가늠해볼 수 있으며, 이 시대의 감수성이 우리 시와 어떤 방식으로 조응하고 호흡하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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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경림 지음 | 창비
7,000원
6,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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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P
지난 50년간 한국시의 중추를 이뤄온 창비시선이 500번을 맞아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과 함께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을 출간했다. 특별시선집은 창비시선이 500번이라는 놀라운 궤적을 그려냈다는 사실을 축하하는 동시에 이것이 창비시선을 꾸준히 사랑해준 독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되새기기 위한 기획의 일환으로 꾸려졌다. 이번 시선집은 시인들이 직접 즐겨 읽는 시편들을 모았다는 점에서 뜻깊은 동시에 흥미를 더한다. 추천인은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의 저자인 창비시선 400번대의 시인들이며, 창비시선 전체 작품을 추천대상작으로 했다. 그 결과 한국시의 빛나는 역사가 한권에 모인 것은 물론 형형색색 다채롭고도 읽는 재미가 가득한 시선집이 탄생할 수 있었다. 특별시선집이라는 기획 취지에 걸맞게 7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은 시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시가 어렵기만 했던 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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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명윤 지음 | 걷는사람
12,000원
1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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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P
“그러니까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죽음이 슬픔을 우아하게 맞이하도록” 절망과 슬픔과 죽음을 넘어서는 생성의 힘 조용하고 따뜻하고 웅숭깊은 긍정의 세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2006년 전태일문학상을 받고, 2007년 계간지 《시안》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명윤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13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사람과 사람살이를 긍정하는 53편의 시를 선보인다. 이명윤의 시집을 펼치면, 멀고 아득하지만 선명한 슬픔이 울음의 발톱을 세우고 걸어온다. 하지만 낯익은 삶의 면면을 다정한 시선으로 묘파하는 일에 능숙한 시인은 “자꾸만 삶을 향해 흔들리는 나를 잊으려/당신을 따뜻하게”(「수의」) 안아 주려는 애틋한 사유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작품 속 화자는 “밀봉된 슬픔은 유통 기한이 길다”(「꽁치 통조림」)는 사실을 알기에 “한 번도 맛집이 되어 본 적 없는”(「맛집 옆집」) 옆집의 마음에 깊이 골몰하고, “온종일 뒹굴어도 아이들처럼 지치지 않는 울음의 자세”(「억새들」)에 몰두하는가 하면, 때로는 “세상 앞에 다시,//고개를 바로 드는 일”(「묵념」)에 관해 생각한다. 시인은 세계를 톺아보는 특유의 조심스럽고도 섬세한 시선으로 자신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멈추지 않는다. 가령 “최선을 다해 걷는 하루는 어떤 감정일까”(「안녕 하셉」)를 궁금해하고, “처음부터 세상에 없었던 사람으로/눈부시게 완성되는”(「눈사람」) 이가 감내해 왔을 감각을 가만히 떠올려 보는 것이다. 시인은 다감한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울림뿐만 아니라 국가 폭력으로 고통받은 생의 윤곽까지도 세밀하게 천착해낸다. “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라는 시를 쓴 미얀마의 한 시인이/무장 군인에게 끌려간 다음 날,//장기가 모두 적출되고 심장이 사라진 채/가족의 품으로 돌아”(「사라진 심장」)오는 비윤리적인 세계에서, “아직도 그때 세상이 진압하려 한 것이/무엇인지”(「오빠들이 좋아 산동입니다」) 알지 못한 채로 남겨진 이에게 반복되는 “절망과 슬픔과 죽음”을, “얼마나 많은 꽃잎을 덮어야”(「사라진 심장」) 감히 채울 수 있는 것인지 고심하면서. 다만 시인은 세계를 둘러싼 의문과 불확실함, 실재하는 폭력을 피하지 않고 대면함으로써 죽음을 완성하는 삶의 간절함을 이야기한다. 이때 이명윤이 그려내는 심연은 곧 “위대한 철학이 아니라 울음과 쓸쓸함과 서러움과 슬픔, 외로움과 미안함과 식은땀으로 엮은 그물망”(김수우, 추천사)이며, 현실을 감내하기 위해 필요한 긍정의 힘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삶을 대하는 견고하고도 우아한 태도로 귀결된다. 그러니 “어느 세계에도 스며들지 못한”(「옥수수밭의 물고기」) 생을 긍정하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라는 문장으로 함축되는 과정을 그저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밖에. 김재홍 문학평론가가 이야기하듯, 이명윤의 시 세계는 절망과 슬픔과 죽음을 매우 혹독하게 겪은 뒤에야 얻을 수 있는 생성과 긍정의 힘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이명윤의 작품이 보여 주는 조용하고 따뜻하고 웅숭깊은 긍정의 세계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생성을 자신의 시적 윤리학으로 선택한 데서 온다는 점을 짚어내며, 자연 대상에의 감정이입과 물아일체의 고요한 서정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시법(詩法)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는 시인의 힘을 포착해낸다. 이 책을 펼친다면,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삶을 조명하는 여리고도 강한 마음이 건네는 안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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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주연 지음 | 북스톤
17,000원
15,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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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P
“계절을 벗삼아, 계절을 탓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토로 펼쳐지는 ‘사계절 시리즈’의 신호탄. 미식 기자이자 시네밋터블 운영자 이주연이 말하는, 봄을 버무린 다섯 개의 이야기. ‘서촌’, ‘옥인연립’, ‘시네밋터블’, ‘구니니’, ‘미식’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엔하릴없이 계절이, 어쩌지 못할 봄이 깃들어 있다. 서촌으로 이사한 것도, 옥인연립을 고쳐 산 것도, 시네밋터블을 시작한 것도, 구니니를 입양한 것도 모두 봄에 선택하고 봄에 결정하고 봄에 이루어진 일. 이는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봄에 태어났으니 존재의 근원 자체가 봄에 깃들어” 있기 때문일지도! 꽃샘추위를 닮은 문장부터 완연한 봄 같은 이야기를 장장이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계절을 조우하게 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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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장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12,000원
11,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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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P
시인 이장욱의 여섯번째 시집 『음악집』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599번째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앞서 『정오의 희망곡』(2006)과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2016)의 표지를 장식한 이제하 작가의 캐리커처가 아닌 시인의 자화상이 들어가 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 해설 대신 들어간 각 시편에 관한 ‘후기’는 시인의 단상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확장하고 시 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상에서 외롭지 않은 순간을 ‘낯설다’라고 감각하는 시인은 어떤 상황이나 행동의 의미를 좇기보단 존재 자체를 들여다보는 일에 몰두한다.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 것,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사실은 착각에 불과했던 순간들을 살피는 것만이 시인의 소임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의 시에는 “빗소리 수많은 각자의 시간들이 떨어지는 빗소리”가 스며들어 있고, 천천히 불어오는 “먼 곳의 음악”은 외로움의 근원에 대해 부연하지 않는다. 이장욱에게 시란 세상의 소리를 일정 기호로 기록하는 것이 아닌, 존재하는 물질이 훼손되지 않게끔 보관하는 작업이기에. 이는 시집의 제목이 세상이 무수히 답습해온 “악보집”이 아닌 시인의 단 한 번 숨결이 닿은 “음악집”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마치 전생에 들어본 듯한 음악을 들려주듯 시인은 단정한 외로움과 쓸쓸함을 곱게 접어 우리에게 다시 한번 안부를 묻는다. “당신, 듣고 있어요?”(「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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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태순 지음 | 책만드는집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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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승곡 시인의 작품 세계에는 여류 문인으로서의 쓰라린 인생 체험이 켜켜이 쌓여 있으며, 그것이 그윽한 문향으로 넘쳐흐르고 있다. 그녀의 시심은 사려 깊고 샘물처럼 맑아 가슴에는 늘 긍정의 불이 켜져 있다. 이 시조집은 승곡 시인의 꿈을 향한 무한 도전과 극기의 오도송悟道頌이다. 인생 재창조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 그것이 그녀의 심벌마크다. 이러한 순수 도전과 마음 다스림의 미학이 이 작품집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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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김사람 지음 | 걷는사람
12,000원
10,800원
|
600P
걷는사람 시인선 110 김사람 시집 『남자들의 눈은 전쟁을 동경한다』 출간 “눈앞에서 아이들이 죽어 가는데 세상은 그래도 아름답다 말한다” 집으로 가는 길을 잃고 우주를 떠다니는 시인 폭력과 절망 속에서 빙하를 향해 걷다 김사람 시인의 새 시집 『남자들의 눈은 전쟁을 동경한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10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총 4장으로 구성된 장시로, 시구절 하나하나가 아포리즘이며 서사의 일부분이다. 최근 우리 시단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장시가 출현한 것 또한 새롭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극사실주의적이며 환상적이어서 독자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집 1부의 첫 구절부터 이 세계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비정한지 보여 준다. “손목을 긋고 싶다고/아무 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나는 병원에 가 보라고/아무 일 아니라는 듯 침묵했다//밤새 심장이/아무 일 아니라는 듯 두근거렸다”. 현실의 비극을 짐짓 모른 척하며 침착해 보려 하지만 밤새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람,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보여 주며 시작하는 이 시집에서 시적 화자는 끊임없이 갈등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시대, 그는 이곳에서 애초에 적응하지 못하는 존재이며 감정을 제거하지 못하는 인간이다. 그러나 남성성과 폭력성으로 대변되는 시대에서 기계가 되거나 폭력성에 동화되지 못하면 사회에서는 제거 대상이 된다. 그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거부하지도 못한다. 폭력에 동화되지도 못하고 따듯한 심장을 가진 존재로 타인에게 연민을 느끼며 살아가지도 못하는 존재. 그러한 자아의 갈등이 극에 달할 때 스스로의 기억을 삭제하거나 왜곡하려 한다. “여기는 어딘가/땅 위에 솟은 기괴한 것들과/허공을 묶은 굵고 검은 줄들”, “무엇이 진짜 기억인지/무엇이 진짜 나인지/모르겠다//이상하다/내 기억 속 세계와는 다르다”(「아무 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라고 말하며 자아는 분열한다. 기억이 뒤죽박죽 얽혀 있는 지금 이곳, 지극히 사실적이며 초자연적인 것들이 얽혀 있는 장면들의 배치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으나 결국 발 디딘 이 세계에서 살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며,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나 생존을 위해 인정해야 하는 초라한 자아에 대한 극렬한 거부반응이다. 임지훈(문학평론가)은 해설 「이율배반의 세계를 주시하는 시」에서 “김사람의 시가 반복하는 것은 바로 시에 대한 최소한의 정의로서의, 자신에 대한 정의의 배반인 셈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반복적인 자기 정의는 계속해서 미끄러짐을 거듭하지만 그것 자체로 의미 있으며 이 행위를 통해 ‘나와 세계는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밝힌다. 자유와 폭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 시인 자신의 자전적 모습이 투영된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등장하는데 “록은 젊음 자유 낭만이라던/선배들에게 정기적으로 빳다질을 당했다//복종과 질서 속에서 헤드뱅잉을 하며/미래를 규칙적으로 연주했다//우리는 그렇게 어른이 되고/선생이 되어 버렸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계급화된 대한민국의 단면(학교)을 비춘다. 군대 문화가 지배하는 대학에서 록을 연주하는 선배들은 자유의 정신과는 전혀 다른 폭력을 행사하고 젊은 교수는 낡은 책을 읽어 준다. 이 낡은 책의 질서를 벗어나고자 시인은 책을 불태우고 록밴드에 들어간다. 그러나 록밴드는 겉으로는 낡은 질서를 파괴하는 상징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오히려 더 은밀한 폭력이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모든 단체에는 폭력의 속성이 존재한다. 소규모든 대규모든 모든 집단은 유무형의 질서를 통해 움직이며 예술의 속성도 마찬가지다. 음악이나 언어도 규칙 속에서 작곡되고 발화된다. 또한 학교는 기존 질서를 파괴하기보다 유지시키기 위해 설립되었으며 그곳에서 시행되는 교육은 가치관을 파괴하기보다 옹호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예술을 통해 그리고 학교 교육을 통해 기존 질서가 지나치게 인간을 억압하며 그 억압이 고조되면 오히려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질서와 자유는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 집단에 기여해야 하는데 교육이라는 억압적 질서 속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은 자유를 찾아가기 위한 도구이자 자유를 억압하는 이중적 역할을 수행한다. ‘록’, ‘음악’, ‘언어’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것들은 인간 해방, 사랑을 위한 도구인 동시에 그곳으로 항해하는 데 방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말로 인해 태어나 말에 짓눌려 살다 말로 돌아가리라”, “말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시인은 이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그래서 독자들에게 말한다. “가르치려 들지 말며/ 배우려 들지 말지니”! 이루기 어려운 꿈은 시 속에서 어떻게 실현될까. 그는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미끄러짐으로써 대상에 다가가려는 것처럼 그는 대상에 끊임없이 다가가려 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맺는다. “나는 너를 환상한다/가장 누추하고 보잘것없는 고백이/서러운 심장에 뿌리내려/너를 위로해 줄 추억이 될 때까지/바다 품은 빙하를 향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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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프란츠 카프카 지음 | 편영수 옮김 | 민음사
15,000원
13,500원
|
750P
프란츠 카프카 사후 100주년 기념 국내 최초 시전집! 최근 공개된 드로잉 포함 60점 수록! 카프카는 1913년 펠리체 바우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함께 산책하던 때를 회상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팔짱을 끼고 걸었던 모습을 묘사하려던 게 아니라 그 순간 그녀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워졌음을 전하고 싶었다. 작가는 그 신비를 글로 표현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다가 편지에 드로잉을 그려 넣었다. 이처럼 카프카는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을 자주 드로잉으로 표현해 내곤 했다. 카프카는 “꿈같은 내적 삶을 묘사하는 것 외에는 모두 부차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카프카는 꿈을 언어로 다 전달하지 못하는 딜레마의 해결책을 이미지에서 찾은 것이다. 카프카는 한때(1901~1906년) 화가가 되려고도 했었다. 그 시절에 카프카는 “드로잉은 그 어떤 것보다도 나에게 만족감을 준다.”고 회상한다. 1902년에 카프카를 처음 만난 막스 브로트 역시 처음에는 카프카의 드로잉을 눈여겨보았고 카프카의 글을 읽기 시작한 건 몇 년 후부터다. 카프카는 주로 편지나 노트의 여백에 드로잉을 남겼기 때문에 나중에 막스 브로트가 그 부분들을 오려내서 카프카 컬렉션을 만들었다. 현재 약 150점 정도의 스케치가 살아남았다. 카프카의 낙서 형식의 드로잉들은 주로 인물들의 표정과 자세를 단순한 터치들로 매우 동적으로 묘사해 낸다. 카프카가 드로잉을 중요하게 여긴 점은 현대 그래피티아트나 그래픽아트의 선구적인 자질을 보여준다. 카프카의 인물들은 전통적인 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섬세하기보다 자유롭게 흐르고, 배경은 생략돼 있지만 축제, 펜싱, 승마 같은 상황과 감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스라엘국립도서관은 불법으로 경매되던 카프카 드로잉들도 되찾아 공공재로서 2021년에 온라인전시 통해 공개한 적이 있다.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에는 막스브로트재단 아카이브에 새롭게 포함된 카프카 드로잉들을 포함하여 60점이 수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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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문경수 지음 | 걷는사람
12,000원
10,800원
|
600P
걷는사람 시인선 108 문경수 시집 『틀림없는 내가 될 때까지』 출간 “눈물을 한 방울 한 방울 모아 마음속 약병에 담아 두었다” 시, 그리고 삶을 향해 울면서도 내달리는 마음 스스로에게 정직한 이의 아름답고 선연한 세계 제주에서 태어나 2019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문경수 시인의 첫 시집 『틀림없는 내가 될 때까지』가 걷는사람 시인선 108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소방관으로 일하며 시를 쓰는 문경수가 가진 “스스로를 정직하게 대면하는 자 특유의 회의가 이토록 선연한”(박소란, 추천사) 57편의 시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생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것들은 때로 짙은 상흔을 남긴다. 고된 삶을 치열하게 겪어내며 “울어도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될 때”(「DNR」), 실은 그것을 알면서도 “울면서 살려 달라고 바짓가랑이를”(「단 하나의 의자」) 붙잡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을 때, 우리는 모두가 각자의 고유한 비애를 안고 살아가는 “고립되어 버린 이들”(「여삼추(如三秋)」)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한다. 그저 “곧은길을 걸어왔다”(「그림으로 가는 사람」)는 믿음에 배반당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더는 나아질 게 없는 절망” 위로 “이보다 좋을 수 없는 기회”(「단 하나의 의자」)를 겹쳐 읽으며 묵묵히 살아갈 뿐. 다만, 삶을 그늘지게 만드는 비극을 대면한 문경수의 인물들은 “그렇다면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남문사거리」)를 자문하고, “나는 진정 나 자신과 싸워 본 일이 없음을”(「화마(火魔)」) 각성한다. 간혹 생과 함께 죽음을 도모하는 마음을 품을지언정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간으로 실존할 수 있는 궤도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시인의 인물들에게는 마땅히 맞서야 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결기가 배어 있다. 눈을 부릅뜨고 불편한 진실을 응시하려는 용기와, 삶을 책임지기 위해 안간힘쓰는 마음까지도. 서럽고 분하며 때로는 헛헛한 “삶의 치부로 내달”리면서도 “기꺼이 엎어질 줄”(박소란, 추천사) 아는 이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질긴 각오가 이 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기에, 시인은 “화염 앞에 다가서면서 마주한” 절망 너머로부터 “따뜻하다/환하고 밝은 게/때론 아름답기도 하구나”(「화마(火魔)」)라는 가혹하고도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산들바람만 불어도 공병처럼 울보가”(「탑동」) 될지라도 “이 어중간한 마음으로는/전속력으로 달려야 했다”(「울면서 달리기」)며 처절한 진창 같은 현실의 면면에 산재한 아름다움을 선명하게 길어 올린다. 최진석 문학평론가가 이야기하듯 울지 않기 위해 우리는 달려야 하지만, 그럼에도 달린다는 것 자체가 우는 것이며, 오직 “울면서 달리기”만이 삶을 삶으로 끌어안으면서 동시에 시를 바라고 갈구하며 자신을 던지는 몸짓에 가깝다. 원점으로 되돌아갈 운명을 직감하면서도, 그러나 감히 원점의 원점을 향해 자기를 던지는 것. 죽어 가는 새를 보듬고 시를 마음에 각인하는 일 또한 이 같은 역설을 요구하는 일과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 세계에서만큼은 새를 시로, 그리고 삶으로 발음하는 일이 무릇 자연스럽다. 쓰고자 하는 마음은 스스로에게조차 위축되고 의심당하기 십상이지만,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고자 하는 마음은 결국 우리를 환하게 날아오르게 하리라는 믿음이 이곳에 있다. “세상을 바꿔 본 적이 없”으며 “가만 보면 죽어 가는”, 그러나 기어코 “죽지를 않”(「남문사거리」)고 “언젠가 아름다운 새가 될”(「모라토리엄」) 모두를 비추는 “뜨거운 빛의 일렁임”(「올레길」)이 여기에 있듯이. “좋은 시는 저마다 날카로운 어떤 것을 쥐고 있다”라는 믿음을 가진 박소란 시인의 말처럼, 타자를 쉽게 연민하지 않기 위해 단정하게 벼려진 마음이 이 세계에 녹아 있다. 이 시집은 타자의 고통을 단정 짓지 않는 방식으로, 다른 누구도 아닌 틀림없는 내가 되는 오롯한 경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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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18,000원
16,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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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P
시詩팔이 하상욱의 새로운 귀환! 50만 부 베스트셀러 『서울 시』의 후속작 『서울 보통 시』로 10년 만에 돌아오다! 2013년에 출간, 수십만 독자의 마음에 콕콕 박히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하상욱의 『서울 시』가 10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서울 시』의 인기를 이끌었던 페이스북 시대는 거의 저물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두 가지 있다. 여전한 고물가 시대에 쉽지 않은 서울살이와 하상욱의 위트 넘치는 시들! 이제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좋을 작가가 된 하상욱이 서울의 작고 소중한 보통의 일상을 다시 노래한다. 길모퉁이에 서서 서울특별시에 살아가는 ‘보통’ 사람을 기다리는 애틋한 마음으로. 혹시? “당근이세요?” 당신인 것 같다 / 내가 찾던 사람 - 하상욱 단편 시집 “당근이세요?” 中에서 - 어느덧 먹은 나이, 이젠 잘 빠지지도 않는 살, 쳇바퀴 같은 직장살이, 소소한 행복 당근마켓, 곤지암HUB를 맴도는 나의 택배 상자, 잃어버린 에어팟 한쪽, 어느덧 애 아빠가 된 친구들 카톡 프사, 어느새 나이 든 부모님의 얼굴. 아침 출근 시간마다 지하철에서 각자의 표정으로 나란히 졸고 있을 것만 같은 모든 보통 사람의 일상이다. 옆자리 사람에게 말 한 번 붙일 수 없을 것만 같은 어쩌면 외롭고 삭막한 일상에서, 하상욱은 우리에게 가볍게 말을 건넨다. 에이 우리 다 같은 생각 하면서 살지 않아요? 특별한 사람들 말고 보통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를 빛나는 위트와 감동으로 경쾌하게 담아내는 시인, 하상욱에게 시는 언제나 일상적인 사람들의 평범한 마음으로부터 비롯한 ‘인용’이다. 그의 시 속에서 모든 보통의 마음들은 서로를 들여다보고 외로움을 잊는다. 이제는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시인’ 하상욱의 짧은 시를 통해, 책 표지에 가볍게 눌린 ‘서울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로 가득한 『서울 보통 시』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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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17,800원
16,0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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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P
법정 스님의 한마디가 다시 ‘삶의 시’로 태어나다 법정 스님의 열반도 13주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짧지 않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정’이라는 이름 앞에는 엄숙함이 깃든다. 법정 스님이 남기고 간 글들은, 말들은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인간사의 온전한 지혜이자 가르침이기 때문일 것이다. 법정 스님이 남긴 가르침이 그 담백함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무게가 실렸다면 스님이 남긴 한마디 한마디에 ‘시’의 옷을 입힌 김옥림 시인의 글은 삶의 정도正道와 함께 감동으로 다가온다. 스님의 짧은 한마디를 한 편 한 편의 시로 확장한 김옥림 시인의 시는 법정 스님의 사상을 온전히 깨달은 사람이 전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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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 포레스트북스
13,300원
11,9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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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5P
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제 없어 (야마다 요우, 92세/ 지역 상점가에서 열린 센류 대상 작품) 시리즈 누계 90만 부 돌파! 일본 전역을 웃음바다로 만든, 가장 잘 팔리는 실버 센류! ‘센류’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를 말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어르신(노인)들의 일상과 고충을 유쾌하게 담아낸 ‘실버 센류’는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의 주최로 2001년부터 매해 열리는 센류 공모전의 이름이기도 하다. 무려 11만 수가 넘는 센류 응모작 중에 선정된 걸작선 여든여덟 수를 추려 담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누구나 가는 길을 걷는 일이다. 기쁜 일로만 가득한 건 아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울퉁불퉁한 길이지만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란 시의 구절처럼 나이를 먹었기에 보이는 풍경도 분명 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초고령 사회의 축소판이자 메시지집이다.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이른바 실버 세대인 어르신과의 생활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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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맹재범,엄지인,박동주,한백양,강지수,김해인,이실비,추성은,김유수,강성재,조우리 지음 | 문학마을
14,000원
12,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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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P
도서출판 문학마을은 『2021-2022 신춘문예 당선시집』, 『2023 신춘문예 당선시집』에 이어 『2024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출간했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신인이 골고루 당선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춘의 온기가 반드시 청춘에게만 불어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뜻깊은 해였다. 신춘문예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된 시인들은 기후위기와 전쟁 등 불안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일상을 차분히 관조해냈고, 대상에 담긴 깊은 사유와 언어의 미적 완결성 역시 우리의 구체적 삶을 한결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2024 신춘문예 당선시집』에는 국내 주요 일간지에서 발표한 신춘문예 시, 시조 당선자 13인의 당선작과 신작시 두 편이 실려 있다. 당선 시인의 약력과 함께 당선소감과 심사평 전문도 수록하였다. 시인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귀중한 공부가 되고, 독자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의 휴식처와 위안을 마련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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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김춘수 지음 | 포르체
17,000원
15,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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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P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한국인이 사랑한 시, 김춘수 시인의 「꽃」 수록! 20년에 걸쳐 완성된 두 거장의 예술적 실험 고(故) 김춘수 시인과 최용대 화백이 만들어 낸 새로운 세계로의 환대 20년 전, 김춘수 시인은 시 세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세계를 이해해줄 화가를 찾아가 함께 작업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제안했다. 그 제안에 화가는 ‘왜 하필 나냐’고 되물었다. 시인은 그 당돌한 질문에 지긋이 웃으며 “무엇보다 내 시와 잘 맞아.”라고 대답했다. 새로운 시적 세계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많은 시 중 단연 눈에 띄는 시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다. 「꽃」은 김춘수 시의 초기세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꽃’과 ‘언어’의 관계다. 꽃의 존재 또는 세계의 존재를 관통하는 철학적 사념을 담고 있다. 누군가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사물)이 되는 그 과정과 세계를 인식하고 존재로서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 인식론적 세계와 예술적 실험의 결합이 담긴 《꽃인 듯 눈물인 듯》은 20년 전 두 거장의 혼이 담긴 시화집을 재발간한 책이다. 이 시집에는 문학평론가 강경희 평론가와 김춘수 시인의 손자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김현중 작가의 김춘수 시인을 향한 애틋함 또한 담겨 있다. 2005년, 그 실험이 세상에 내보일 당시의 여운을 기억하며 2024년 다시 한번 새로운 탄생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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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메리 올리버 지음 |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16,000원
1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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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P
“세상은 내 마음을 형용사들로 가득 채우지. 심지어 나는 눈에 보이는 것 너머까지 상상하지” 생의 끝자락에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세상의 신비 영혼의 지평을 넓혀주는 시인, 메리 올리버 전미도서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미국 최고의 시인”(〈뉴욕 타임스〉)으로 불리는 메리 올리버의 시집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2024년 새해를 여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국내에 메리 올리버의 시와 산문을 꾸준히 소개해온 마음산책에서 『천 개의 아침』 『기러기』 『서쪽 바람』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시집이다. 시인은 살아생전 새벽같이 일어나 예술가들의 낙원인 프로빈스타운을 홀로 거닐었다. 광활하게 펼쳐진 숲과 들판, 모래언덕, 바닷가를 누비며 온몸으로 자연 풍광을 보고 듣고 느끼려 애썼다. 불현듯 이 세상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듯한 감각에 휩싸이면 이를 노트에 아름답고 정연한 문장으로 써 내려갔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며 영혼의 지평을 넓히던 메리 올리버가 일흔 중반에 접어들며 쓴 시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오래 묵은 생의 고통을 떨쳐내고 죽음이란 신성한 법칙에 기꺼이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장하고 스러져가는 자연물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의 마지막을 곁에서 지켜보며 느낀 삶의 유한성과 신비를 고스란히 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종내 시인은 노쇠한 몸으로 “날개를 단 기분을 느끼는 날들”(「할렐루야」)을 맞이하기에 이른다. 생의 끝자락에서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필멸의 감각을 두려움 아닌 겸허한 환희로 수용한 메리 올리버. 긴 세월 자연과 교감하며 만물을 사랑하고 자신도 사랑하게 된 그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따스하고 너그러운 품으로 세계를 끌어안는다. 그리하여 시인이 남긴 애틋하고 진솔한 시어들은 우리에게 은총과 같은 위안을 선사한다. 어떤 이가 // 내게로 와서 / 머물더니 / 서서히 // 삶을 바꾸는 / 모든 것이 되었지. / 오, 모든 이에게 // 그런 행운이 왔으면 좋겠어. _「아픈, 아프지 않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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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백명희 지음 | 천년의시작
11,000원
9,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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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P
백명희 시인의 시집 『달의 끝에서 길을 잃다』가 천년의 시 0152번으로 출간되었다. 백명희 시인은 2009년 제주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5년 『미네르바』 신인상 등단을 통해 본격적인 시 창작 활동을 시작하였다. 해설을 쓴 변종태 시인은 백명희 시인의 첫 시집을 향해 “처연한 삶의 기원과 기반을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며 끝끝내 부여잡고 가는 경험의 시학을 여실히 보여 준다”고 말하며, “삶의 비애와 진실이 담긴 쓸쓸한 풍경들이 사뭇 인간적이고 진실한 감동”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음에 주목하였다. 이처럼 백명희 시인은 자신과 맞닿아 있는 삶의 편린들로부터 저릿한 통증을 느끼면서도 읽는 이들에게 특정한 감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유난 떨지 않고 나 자신과, 내 가족의 고통에 대해 얘기하는 시인의 겸허한 관찰은 그저 숙연히 삶의 풍경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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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류휘석 지음 | 문학동네
12,000원
1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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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P
우리는 사랑을 위해 꾸려진 프로젝트 그룹 같다” 사랑도 일상도 버거운 우리가 서로라면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우리’라는 이름을 되새기는 첫 속삭임 문학동네시인선 206번으로 류휘석 시인의 첫 시집 『우리 그때 말했던 거 있잖아』를 펴낸다. “부단한 실패와 실종을 겪은 자만이 그려낼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음화”(201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평)라는 평과 함께 데뷔한 류휘석은 밀레니얼 세대 청년들이 일상에서 느껴온 좌절과 곤욕에 대해 오래 천착해왔다. 하루의 일과를 쌓아올려 미래를 꿈꾸는 것이 밀레니얼 세대가 바라는 아주 작은 희망일 것이다. 허나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에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로 포장된 포기와 체념은 밀레니얼의 시대정신이 되었고, ‘우리’라는 이름의 연결조차 버거워지고 말았다. 그런 ‘우리’와 시대를 예민하게 느껴온 류휘석은 이번 시집에서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의 질감을 생생히 느끼게 하는 동시에, 홀로 떨어져 있던 우리가 비로소 서로에게 다다를 도약을 시도하는 59편의 잰걸음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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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장이지 지음 | 창비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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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홀로라는 것은 언제나 둘을 부르는 것이어서 아주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당신’을 부름으로써 ‘나’를 가능하게 하는 글쓰기, 편지 자신만의 고유한 페르소나를 창조하고 각종 문화적 철학적 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시 안에 기입하는 독창적인 시세계로 오장환문학상, 김구용시문학상을 수상한 장이지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편지의 시대』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우리 모두의 마음에 아련한 노스탤지어를 각인시킨 바 있는 시인은 이번에는 ‘편지’라는 그윽하고도 따스한 소재를 통해 한층 깊고 다채로워진 서정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편지의 시대’라는 제목에 값하듯 “모든 시를 편지로 읽어도 무방한” 이번 시집은 ‘편지’를 “장치가 아니라 아예 시의 형식으로”(장은영, 해설) 삼아, 편지에서 뻗어 나온 여러 갈래의 감상과 상상과 사유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불가능한 사랑과 상실감을 편지를 매개로 낭만적으로 노래하는 한편 ‘편지란 무엇인가’ ‘왜 편지를 쓰는가’와 같은 질문에 끈질기게 매달리며 편지를 인간의 존재 양식으로서 해석하려는 철학적 시도 또한 보여준다.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수놓아진 이번 시집은 뉴미디어를 통한 즉각적인 연결과 단절에 익숙해진 우리를 기다림과 그리움이 일상이고 수신을 확신할 수 없는 세계, 그래서 더욱 연결을 갈망하고 낭만이 우세한 세계, 즉 ‘편지의 시대’로 데려간다. 이 시집이 유난히 각박하고 쓸쓸한 이 겨울에 맞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집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편지가 가득 쌓인 비밀스런 서랍장을 열어젖힌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눈앞에 쏟아진 편지들에는 이제 도저히 닿을 길 없는 ‘당신’을 향한 안타깝고 쓸쓸한 마음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하나였을 때 마음에 떠오르는 것은 모두 서로에게 전해졌”(「우주적」)지만, 더이상 함께일 수 없는 지금은 ‘당신’의 존재를 실감하고 ‘당신’의 마음을 가늠하기 위해서 편지라는 통로가 필요하다. 그래서 시인은 엽서에 “뒤늦은 사랑”(「먼 곳」)을 쓴다. “사랑을 쓸 수 없다면 저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에요”(「불타버린 편지」)라고 쓰라리게 말하며 쓴다. 하지만 편지 쓰기는 결국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감을 끊임없이 환기하기에 “수많은 통점으로 뒤덮인 글쓰기”(「사랑의 폐광」)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렇게 애타게 써 내려간 편지가 ‘당신’에게 제대로 도착할지도 알 수 없다. 엽서를 촘촘히 채운 문장들은 잠에서 깨고 나면 감쪽같이 사라져 언제나 “슬픈 백지”(「가장 불행한 사람」)만이 남기 때문이고, “우리 사이에는 집배원이 없고 길이 없”(「한산(寒山)」)기 때문이다. 홀로 ‘편지의 시대’에 남은 이처럼, 수신에 대한 희망 없이 절실하게 계속되는 시인의 편지 쓰기는 그 애절함과 강렬함으로 읽는 이를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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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황학주 지음 | 문학동네
12,000원
1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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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P
기획의 말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우리는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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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서덕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17,000원
15,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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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P
“사랑한다는 말 대신 이 시를 선물하고 싶어요” 시를 통해 ‘숨’과 ‘쉼’을 선물하는 작가, 서덕준의 첫 시집 사랑의 모든 계절에서 써 내려간 141편의 고백 선명하고 세밀한 사랑의 언어로 수많은 구독자의 찬사를 받아온 서덕준 시인의 첫 시집이 출간됐다. 구독자들의 출간 요청 8년 만에 전격 발간된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는 사랑에 대한 뜨거운 찬미, 청춘의 내밀한 초상을 밀도 있게 선보인다. 무언가를 애타게 갈망하는 마음부터 한 사람을 그림자까지 오롯이 부둥켜안는 마음, 남겨진 슬픔을 조용히 집어삼키는 밤, 빛바랜 추억을 담담히 배웅하는 애틋한 시선까지, 사랑의 모든 계절이 파노라마처럼 생생히 펼쳐진다. 「도둑이 든 여름」에서 내가 가진 모든 빛을 줄 테니 나의 여름이 되어달라 구애했던 시인은 이제 공들여 만든 이 한 권의 시집으로 독자들에게 오색찬란한 빛을 선사한다. 사랑을 하고 있든 사랑할 것을 잃어버렸든, 그의 시는 모든 영혼에 유효한 힘을 발휘한다. 나눌수록 화창하고, 읽을수록 다정하고, 기억할수록 따스한 빛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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