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물과 함께 살아갑니다. 하지만 물이 생명의 시작과 끝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갑니다.
무심천은 낭성면 추정리 및 가덕면 내암리에서 발원하여 청주시를 지나 미호천과 합류하기까지 전장 34.5km인 청주를 대표하는 도심하천입니다. 늘 무심천을 바라보며 무심천에는 어떤 물고기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곤 합니다. 그런 궁금증이 어설프지만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된 발원이 되기도 합니다.
무심천에는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름만 나열해도 한 페이지가 가득할 것입니다. 우리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무심천은 다른 생명들에게도 소유권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1947년도 미국의 레오폴드는 토지윤리라는 말을 합니다. “모든 윤리는 하나의 공통된 전제를 지니고 있다. 즉, 개인은 상호 의존적인 부분들로 이루어진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토지 윤리는 단순히 이 공동체의 범위를 토양, 물, 식물과 동물, 곧 포괄하여 토지를 포함하도록 확장하는 것이다.”라고 전합니다. 인간도 지구의 다른 생명과 같이 생명체 중 하나의 구성원이며 그 구성원에 맞게 윤리의식을 갖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심천은 많은 생명들의 집합체입니다. 그동안 사람의 관점으로 무심천은 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의 상태로 초점이 맞춰서 무심천은 다시 생명들이 돌아와 자리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물고기들이 제일 먼저 자리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현재 40종이 넘은 물고기들이 이 하천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미호종개, 참갈겨니, 꺽지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이 책은 2016년 한 해 동안 무심천 물고기 조사를 통해 얻어진 결과입니다. 이에 어류학자들이 발표한 자료를 중심으로 엮은 도감입니다. 조금이나마 시민들의 관심으로 뭇 생명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나아가 물고기를 시발점으로 하여 무심천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풀, 나무, 새, 곤충들에 대한 자료들도 뒤를 이었으면 합니다.
무심천 물고기를 조사하는 동안 힘써주신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풀꿈재단, 녹색청주협의회, 청주시청의 협조에 감사드리고,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주신 KBS청주방송총국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해 동안 춥고 더운 날에도 같이 채집하고 함께 책을 만든 성무성 군과 온전한 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집필해주신 서원대학교 변화근 교수님께 고마움을 전하며 인사말을 대신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