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오늘날 역사학에 던지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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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해 생각하기 (오늘날 역사학에 던지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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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88990368
쪽수 : 408쪽
사라 마자  |  책과함께  |  20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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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오늘날 역사라는 개념은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해짐에 따라 거듭 변화하고 있다. 역사가들은 새로운 인물과 집단, 장소, 대상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며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고, 역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둘러싼 논쟁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완전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과거라는 관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으며, 이제 ‘역사’의 윤리적 가치는 특정 관점으로 해석한 만고불변의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게 아니라, 과거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논쟁함으로써 과거를 죽어 있는 화석화하지 않는 데 있다.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는 이러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역사학에 제기된 질문과 논쟁에 따라 과거라는 개념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화해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역사학의 주요 변곡점을 파악할 수 있는 여섯 가지 질문들을 축으로 삼아 역사학의 주요 흐름과 맥락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고, 군사사와 전기 같은 전통적인 주제에서부터 지구사, 환경사 같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분야까지 폭넓게 다루며, 최신 연구 성과와 자료를 바탕으로 현대 역사학의 변화 흐름을 성실하게 반영했다. 역사학은 언제나 과거라는 개념에 대한 가장 첨예한 질문과 논쟁을 통해 스스로를 자각하고 갱신함으로써 새로운 주제를 이끌어냈음을 입증하는 이 책은 우리가 단순히 역사를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준다.
저자 소개
저자 : 사라 마자 노스웨스턴대학 역사학 교수. 주요 연구 주제는 ‘사회적 상상력Social Imaginary’으로, 과거 사람들이 사회적 정체성, 특히 계급적 정체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경험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연구 및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책은 전 세계에 소개되어 학계는 물론 역사를 가르치는 현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상의 삶과 공공의 문제Private Lives and Public Affair》로 데이비드 핑크니상을, 《프랑스 부르주아의 신화The Myth of the French Bourgeoisie》로 조지 모스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저서로 《18세기 프랑스의 하인과 주인Servants and Masters in Eighteenth-Century France》, 《비올렛 노지에르Violette Noziere》 등이 있다. 역자 : 박원용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수학했고 미국 인디애나대학에서 ‘혁명 이후 러시아의 고등교육 체제 개편’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학생들과 역사적 사고의 필요성 및 그 의미를 소통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비에트 러시아의 신체문화와 스포츠》, 《스포츠가 역사를 말하다: 정치, 계급, 젠더》(공저), 《소련형 대학의 형성과 해체》(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E. H. 카 평전》, 《10월혁명: 볼셰비키 혁명의 기억과 형성》이 있다.
목 차
여는 말 1장 누구의 역사인가? 위로부터의 역사: ‘위대한 남성’과 소수의 여성 사회사와 계량화 E. P. 톰슨의 역사적 혁명 저항과 행위주체 권력과 사적 영역 2장 어디의 역사인가? 국가사는 어떻게 부자연스럽게 되었는가? 해양, 삼각무역, 국경 지구사의 성장 유럽-아메리카의 치환 3장 무엇의 역사인가? 이념에서 사물로 변화하는 관념사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 역사적 맥락에서의 과학 사물에 대한 새로운 역사 자연과 인간이 아닌 그 밖 주체들 4장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연대기 기록자에서부터 대학교수까지 대중적 역사와 공공의 역사 정통 학설과 수정주의: 논쟁은 역사를 어떻게 형성하는가 자료와 문서보관소는 역사를 만드는가? 5장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인과관계와 역사 법칙과 유형을 찾아서: 사회과학적 역사와 비교 마르크스주의와 아날학파 다층적 인과관계의 역사와 사건의 귀환 의미를 찾아서: 미시사 클리퍼드 기어츠, 미셸 푸코, 그리고 ‘신문화사’ 6장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 객관성의 부상과 몰락 포스트모더니즘과 역사: 급진적 회의주의와 새로운 방법 모든 것은 구성되었다 입구의 이방인들 왜곡과 상상: 어디에 경계를 설정할 것인가? 닫는 말 감사의 말 주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오늘날, 역사는 무엇인가? 오늘날 완전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과거라는 관념은 통용되지 않는다. 역사가들은 새로운 인물과 집단, 장소, 대상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며 과거를 거듭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가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인지, 역사학에서 객관성이라는 것이 진정 가능한지 등, 역사학을 둘러싼 논쟁이 역사학 내부는 물론 공공문화 속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오늘날 역사학계에서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식의 역사관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관점과 방법론에 따라 역사라는 개념이 거듭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 ‘역사’의 윤리적 가치는 특정 관점으로 해석한 만고불변의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게 아니라, 과거에 대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논쟁함으로써 과거를 죽어 있는 화석화하지 않는 데 있기 때문이다. 노스웨스턴 역사학과 사라 마자 교수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독자들이 과연 역사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의도로 《역사에 대해 생각하기》를 썼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학에 큰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여섯 가지 질문을 축으로 삼아, 역사학의 주요 흐름과 맥락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역사는 언제나 변화하고 스스로를 갱신함으로써 발전해왔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역사학에는 어떤 질문이 필요한가? 저자는 역사가들의 문제 제기와 방법론을 통해 과거의 역사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여섯 가지 질문을 각 장의 제목으로 삼아 글을 풀어나간다. 역사는 역사가들이 새로운 인물,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물에 관심을 기울임에 따라 변화해왔다. 역사의 중심이 지배 계급, 특히 소수의 남성들에게서, 노동 계급과 같은 다수 구성 집단과 그동안 배제되었던 여성으로 점차 이동해오면서, 과거에는 배제되었던 집단들이 역사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때 역사가들의 연구 수행방식과 제기되는 질문은 변화했고(1장 ‘누구의 역사인가?’), 다양한 지역과 문화와의 연결이 심화되어 가고 중요해지면서, 역사가들은 ‘국가 이전의 시간, 혹은 국가들 사이의 공간’에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이전의 역사가 보여주지 못한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2장 ‘어디의 역사인가?’). 또한 역사 연구 주제의 전통적 위계, 즉 지식을 정점으로 하고 자연과 사물을 아래에 두는 위계가 새로운 접근방식에 의해 흔들리게 되면서 역사의 다양한 하위분과에서는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3장 ‘무엇의 역사인가?’). 이처럼 전반부에선 역사 연구의 대상 변화가 역사를 어떻게 새롭게 바라보게 했는지를 고찰한다. 후반부에서는 역사의 기획이 내적 혹은 외적 논쟁을 야기한 세 가지 방식, 즉 역사학의 생산과 관련된 긴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역사를 생산하는 주체가 점점 다양해지는 시대에 학문으로서의 역사, 공공의 역사, 대중적 역사 사이의 차이와 중첩, 그리고 규정하기가 어려워 때때로 논쟁을 야기하는 사료의 본질이 무엇인지(4장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여전히 역사 연구는 원인에 대한 연구라는 신념이 대세인 가운데,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직선적 인과관계의 탐색에서 벗어나 사건 자체의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역사가들은 어떤 시도를 했는지(5장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이 역사 연구의 ‘객관성’이라는 이상에 도전을 야기하며 역사학의 존립 자체를 흔들었을 때, 그것이 준 영향이 역사가들의 작업과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6장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를 알아보며, 역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의심을 제기하며 야기된 중요한 논쟁들이 역사학을 어떻게 변화로 이끌고 있는지 살펴본다. 역사학의 빠른 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이러한 최신 흐름을 소개한 책이 많지 않다. 현대 역사학의 경향을 반영하는 각개의 책들이 번역 출간되고는 있지만, 그것을 역사학이라는 분야 아래 아우르는 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 책은 군사사와 전기 같은 전통적인 주제에서부터 지구사, 환경사와 같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분야까지 폭넓게 다루며, 최신 연구 성과와 자료 바탕으로 현대 역사학의 변화 흐름을 성실하게 반영한다.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역사를 생각해야 하는가? 우리는 우리가 누구였으며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과거를 알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정해진 틀에 맞춰 해석된 과거를 단순히 외우고 받아들이는 데서 그친다면, 과거는 그 생명력을 잃을 것이다. 이 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일어난 역사학의 주요 질문과 논쟁을 이야기함을 통해, 역사의 진정한 효용성은 잘 정리된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얻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과거를 다시 바라보고, 질문하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우리의 정신을 확장하는 데 있음을 입증한다. 역사는 언제나 가장 첨예한 질문과 논쟁을 통해 스스로를 자각하고 갱신함으로써 새로운 주제를 이끌어냈다. 우리가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게 아닌, 우리가 ‘어떻게’ 역사를 생각하고 논의할 수 있는지 질문을 통해 그 방법을 제안하는 데 목적을 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우리의 역사를 더욱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 속에서 (1장 ‘누구의 역사인가?’ 중 사회사와 계량화 33쪽) 《전쟁의 얼굴》에서 키건은 전쟁에서의 승패는 지도력, 명령, 규율에 달려 있다는 전쟁사가들의 지배적인 가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전투는 “인간의 다른 행동들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형태가 다양하다. 그리고 그 순간의 이해관계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고 그는 지적한다. 이상적으로 용감한 병사조차 반드시 상관과 동일한 결과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훈련, 명령, 병사들의 유대 등은 아주 위험한 상황에서도 병사들이 진격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가장 일반적으로 인용되지만, 이러한 것들은 실제 위험 앞에서 종종 무너진다. 키건은 전투의 승패는 지휘관이 아니라 병사들에 의해 좌우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전쟁사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전투가 ‘밑바닥’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어떤 상황이 병사들에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거나 또는 명령을 무시하고 도망가게 만드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2장 ‘어디의 역사인가?’ 중 해양, 삼각무역, 국경 96~97쪽) 사회학자 폴 길로이가 대서양 노예제의 지적·문화적 유산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유명 저서 《검은 대서양》(1993)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이 바로 이러한 서술 방식이다. 고전적 서술에서 대서양의 역사는 아프리카인들과 그들의 후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전부는 아니지만 대체로 집중했다. 길로이의 연구는 반대로 노예의 후손들이 무엇을 했는지, 즉 그들이 무엇을 쓰고 만들어냈는지에 주목하며, 어떻게 그러한 것들이 수십 년 동안 유지된 유럽의 대서양이라는 승자의 이야기에 대안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준다. 길로이는 근대 서구가 유럽 혹은 아메리카를 지칭하든지 간에 그곳의 흑인들은 국가의 틀을 벗어나고 그것에 도전하는 지적·문화적 전통을 창조해왔다고 단정한다. 즉 뒤부아 혹은 리처드 라이트 같은 지식인들의 저서나 펑크 음악, 랩 등의 흑인 문화는 초국가적인 노예제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유럽의 흑인들은 뒤부아가 ‘이중 자의식’이라 부른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즉 그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장소에서 소외된 상태이며, 그러한 상황은 그 어떤 민족적 실체와도 궁극적 일체감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길로이가 ‘검은 대서양’이라고 부른 것은 흑인 노예들의 후손에 의한 문화적 공간으로 이들 노예 조상들의 ‘근대성’을 채찍, 쇠고랑, 노예선이 채우고 있었다. 해방의 이념이 구세계와 신세계 사이를 힘차게 왕복했다는 관례적인 ‘대서양 근대성’의 기술과는 대조적으로 길로이의 《검은 대서양》은 국가가 부재한 저항의 공간인 ‘근대성의 반문화’를 상정하며 국가의 틀 외부에서, 심지어는 그 틀에 대항하여 지적·문화적 역사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지를 훌륭하게 보여준다. (3장 ‘무엇의 역사인가?’ 중 사물에 대한 새로운 역사 156~157쪽) 초콜릿의 복잡한 역사는 두 세계 사이의 접촉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기존 위계질서를 전복하면서 문화가 인간의 의지와 준독립적으로 음식을통해 이동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미각의 자율적 힘에 관한 노턴의 분석은 사물이 역사에서 적극적인 주체일 수 있다는 좀 더 일반적인 주장의 특별한 예시다. 군주의 머리 위에 있는 왕관 혹은 결혼식에서 교환되는 반지와 같은 의례의 물건들은 개인의 신분을 전환시킨다. 활자 발명 이후 책과 신문은 오락과 정보 전달에만 머물지 않았다. 베네딕트 앤더슨이 지적했듯이 그것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다른 독자들과의 수평적 동료의식을 창조했다. 분할 유리창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적 세계와 사적 세계를 분리하는 의식을 첨예화했다고 일부 역사가들은 주장한다. 사람들은 자기 주변의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영향을 주는 물건들을 끊임없이 고안해낸다. 예를 들자면 15세기와 16세기부터 유럽인들은 엘리트들의 삶에 중요한 물건이 된 시계를 점점 더 정확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렇게 되자 인간과 동물의 육체, 그리고 우주 그 자체도 시계와 같이 움직인다고 일반적으로 묘사될 정도로 시계는 사람들, 특히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자연에 관해 다르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제시카 리스킨이 지적했듯이 시계와 관념의 상호연관성 연구는 지성사를 물질문화에 연결하는 방법론을 내포한다. 즉 일부 물건들은 “관념과 분리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것들을 사고를 위한 기준과 예시로 사용하며, 그 결과로 (암시적 혹은 명시적) 철학적 원칙을 기초로 하여 기계를 디자인하고 제작하기 때문이다." (4장 ‘역사는 어떻게 생산되는가?’ 중 자료와 문서보관소는 역사를 만드는가 221~222쪽) 역사는 묘사와 설명을 번갈아가며 드러내며, 설명은 종종 토론에 의해 형성된다. 베스트셀러 전기와 전쟁을 다룬 역사서도 관점 혹은 가치 판단을 포함할 수밖에 없고 빈번하게 명확한 주장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단지 이야기로서의’ 역사는 대중적 역사 서술의 일부 형태에 남아 있다. 책과 다큐멘터리의 생산, 박물관의 전시는 어느 정도의 가시적 선택을 불가피하게 포함하고 가장 ‘공적’ 역사의 형태인 박물관과 역사유적은 가끔 신랄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학계의 역사가들은 연구와 해석을 추진하는 동력으로 논쟁을 기꺼이 수용한다. 즉 학부 학생부터 석좌교수에 이르는 모든 연구자의 야망은 새로운 무언가를 말함으로써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역사가가 제기하는 질문은 (연구 프로젝트를 위한 사료가 아닌) 사료의 탐색을 이끈다. 역사 연구는 경우에 따라서는 엄청난 행운과 더불어 집요함과 인내, 창조적 상상력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경우 아주 좋은 사료를 ‘우연히’ 발견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며, 제기하는 질문으로부터 사료는 발견된다. 구술사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 연구자들은 필요한 사료들을 실제로 만들어냄으로써 이러한 주장을 논리적인 극단으로까지 가져갈 수 있다. 그렇지만 사료가 전혀 남아 있지 않은 많은 질문들이 존재할 것이고, 기록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는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영원히 묻혀버린 채로 남아 있을 것이다. (5장 ‘원인이 중요한가 의미가 중요한가?’ 중 다층적 인과관계의 역사와 사건의 귀환 247~248쪽)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최근의 사건들이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 더 중요하다는 개디스의 상식적 입장은 최근의 지적 분위기를 반영한다. 21세기 초반에 역사가들 사이에서 엄격한 철학적·방법론적 실행은 약화되어갔다. 즉 모든 것이 생산양식의 문제라고 주장하는 마르크스주의자, 이념의 순수한 파급력을 믿는 이상주의자, 이런저런 역사적 사건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운명이었다고 주장하는 결정론자, 클레오파트라의 코를 운운하는 우연론의 신봉자를 만나기란 오늘날 흔치 않다. 선택을 강요받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역사가가 해석한 카오스 이론을 고수할지도 모르겠다. 즉 저기 어딘가에 법칙은 존재하지만 그 법칙들은 복잡한 변수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어떠한 결과도 일련의 사전 조건들의 산뜻한 결과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클레이튼 로버츠는 역사가의 설명 과정을 묘사하기 위해 ‘연역’이라는 용어를 제안했다. 즉 하나의 결과를 낳게 한 다수의 요인과 사건들을 추적한다는 것으 서술과 분석을 결합한 방법론이다. 거대한 인과관계의 틀에 대해 근래 역사가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단선적 사고를 거부하고 프랙털 기하학과 카오스 이론 같은 분과를 지향하는 지난 수십 년간의 과학의 진화와 맥을 같이한다. 비록 역사학 연구가 권력 및 역사적 변화와 관련한 마르크스의 통찰과 브로델의 창조적인 학제간 연구에 의해 지속적으로 풍요로워졌다고 하더라도 역사 서술은 간단히 말해 절대적으로중요시되던 인과관계의 틀로부터 이탈해가고 있다. (6장 ‘역사는 사실인가 허구인가?’ 중 입구의 이방인들 312~313쪽) 이들과 그 외의 많은 학자들이 역사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시각을 그렇게 심하게 우려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철저하게 포스트모던적 시각은 과거가 실제로 어떠했는지를 결코 확신할 수 없다고 제시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역사를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실로 심각한 철학적 도전이었다. 역사가 모두는 ‘실제 과거’와의 관련을 결코 알 수 없는 단어와 (구두 증언, 이미지, 구체적 인공물 등을 포함한) ‘텍스트’를 가지고 있다고 포스트모더니스트는 주장한다. 역사이론가 키스 젠킨스의 말을 빌리자면 텍스트성은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역사는 따라서 그러한 텍스트의 해석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역사 형성의 과정은 불가피하게 주관적이다. 이미 지적했듯이 헤이든 화이트 같은 이론가에게 과거를 기술하는 것은 소설과 같이 과거의 사건을 이야기로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즉 증거를 존중한다 하더라도 역사가들은 언제나 넓은 의미에서 문학적인 기술을 하고 있다. 엘턴에게 역사가의 주관성과 현재의 관심사로부터 출발한 문제의식에 대한 인정은 터무니없는 나르시시즘적 행동, 즉 “사료의 권위”보다 더 높은 곳에 역사가들 자신을 이기적으로 위치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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