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게 정리한 최초의 대중서
신화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미토스(Mythos)는 이야기를 뜻한다. 신화는 고대의 인간들이 우주의 본질과 불가사의한 자연현상 등을 신과 인간을 중심으로 풀어낸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들은 암송시인들을 통해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었고, 훗날 문자로 기록되고 재생, 변형되면서 방대한 신화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신화는 인간 세계의 어디에서나 있었다. 켈트 신화, 인도 신화, 중동 신화 등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대부분의 신화는 그 민족 내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는 유럽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활발하게 전승되면서 서양 문명의 뿌리를 형성했으며 이제는 전세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거의 3천~5천년 전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본다. 오랜 전승 과정을 통해 첨삭과 변형이 가해지면서 너무 방대해져 일반인들이 쉽게 파악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그리스 신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문학, 예술, 건축 등 여러 분야에서 신화를 분석하고 체계화하여 신화학이라는 학문 분야로 발전하기도 했다.
이 책은 미국의 저술가인 토머스 불핀치가 1855년에 집필한 ‘The Age of Fable(신화의 시대)’를 편역한 것이다. 불핀치는 서문에서 이 책의 저술 의도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은 학자나 신학자 또는 철학자를 위해 쓴 것이 아니다. 대중적인 강연과 에세이와 시 그리고 세련된 대화에서 자주 인용되는 은유들을 이해하고 싶은 문학 독자를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널리 알려져 있는 주요한 신들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놓은 대중서를 지향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대로 재미있게 신화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지금까지 발표된 그 어떤 책보다 가장 널리 읽히면서 이제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저자 소개
저자 : 토머스 불핀치
미국의 매사추세츠 주에서 태어났다. 1814년 하버드에서 고전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교사 생활을 했으며, 비즈니스 업계로 진출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했다. 1837년부터 보스턴의 머천트 뱅크에서 평생 은행원으로 근무했다.
역사와 고전에 관심이 많아서 히브리어의 역사를 저술하고 성경의 시편을 재편성하기도 했다. 1855년부터 신화에 관련된 세 편의 저술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 《신화의 시대(신과 영웅의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책으로, 지금까지 가장 널리 익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표준이 되었다. 1867년 5월 보스턴에서 71세로 생을 마쳤다.
저서: 《기사도의 시대(전설의 아서 왕)》(1858), 《샤를마뉴의 전설(중세의 로맨스)》(1863)
편역 : 권혁
아주대 영문과 졸업, 출판기획과 번역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군주론》 《유토피아》 《월플라워》 《존 스타인벡의 진주》 《우주에는 신이 없다》 《자유론》 《사회계약론》 《이성의 시대》《통치론》《방법서설》
신화는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이야기들의 원형이다
신화의 다양한 소재는 흥미와 호기심으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현대의 시간으로 소환되는 이야기들이 아주 많다. 아테나 여신의 저주를 받아 괴물이 된 메두사는 명품 브랜드인 베르사체의 로고에 사용되었다. 메두사는 자신의 모습을 쳐다 본 사람을 즉시 돌로 만들어 버리는 괴물이다. 베르사체의 작품을 보는 순간 눈을 뗄 수 없는 강력함으로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브랜드를 처음으로 출범시킨 지아니 베르사체는 ‘이탈리아 패션계의 태양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여성의 얼굴에 독수리의 몸을 한 바다의 괴물, 세이렌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여 배를 난파시킨다. 이 치명적인 유혹은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로고에 사용되었다. 세이렌의 치명적인 유혹 때문인지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커피 브랜드가 되었다.
이 외에도 시와 소설, 영화와 연극에서 우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많은 이야기들의 원형을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찌보면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모든 이야기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변형이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