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지배하는 일상,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21세기 초반 스마트폰의 경이로운 성장은 사람들의 일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앱)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연결되고 즐기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내면서 이전과는 다른 문화를 창출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라 친구나 가족과 연락하는 수단은 물론, 모든 종류의 문화 활동을 즐기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 되었다. 이 책은 스마트폰 시스템으로 인한 사회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변화를 경험한 한국의 사례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작업을 통해 변화하는 글로벌 이동통신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설명해 줄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스마트폰이 바꾸어 놓은 우리의 일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고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생활필수품이 된 이 조그마한 통신 기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한국 사회에 스마트폰이 도입된 배경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결과로 생겨난 경제적·문화적 변화는 무엇인지에 대해 저자는 각종 데이터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ICT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을 철저히 관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한국만의 독특한 스마트 미디어 지형을 그려나간다. K방역의 명암을 다각도로 이해하는 데 있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이유이다.
또한 이 책은 한국의 스마트폰 산업 및 문화에 집중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세계화라는 맥락도 놓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스마트폰이 갖는 영향력이나 초국적 기업들의 역할 및 권력 불균형 문제에 천착하며, 저자는 ICT 강국으로 알려진 한국의 현주소를 직시하게 만든다. 결국 스마트랜드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땅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깨달음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한편 미시적인 관점에서 저자는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해 재구성된 청년문화와 모바일 게임 산업을 분석한다. 스마트폰 문화의 주된 생산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의 스마트 미디어 지형을 더욱더 세밀하게 조형하는 작업은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미덕이라 하겠다.
이 책의 초점은 한국 스마트폰 문화나 산업의 성과를 찬양하거나 이 시대의 그늘을 비관적으로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의 발전과 성장에서 한국이란 사회적 환경이 갖는 중요성에 맞춰져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 ICT 산업에 기반한 모바일 기술과 무선통신 산업이 성장하게 된 맥락에 스마트폰의 등장을 위치시켜야 한다.
저자 소개
저자 :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School of Communication at Simon Fraser University) 특훈교수(Distinguished SFU Professor)이다. ≪문화일보≫에서 사회부, 경제부 기자 생활을 했으며, 일리노이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 UIUC)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시카고 캠퍼스에서 방문 조교수, KAIST에서 부교수로 재직했다. 2014~2015년에는 연세대학교 방문 교수로 근무한 바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디지털 플랫폼과 게임연구, 글로벌라이제이션, 비판 문화연구, 그리고 과학 저널리즘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Globalization and Media in the Digital Platform Age(2019), Smartland Korea: mobile communication, culture, and society(2017), Mobile Gaming in Asia: Politics, Culture and Emerging Technologies(2017), New Korean Wave: transnational cultural power in the age of social media(2016), Digital Platforms, Imperialism and Political Culture(2015), 그리고 Korea’s Online Gaming Empire(2010)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Part 1 혁신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Chapter 1스마트랜드 코리아의 등장
Chapter 2스마트폰 기술의 진화: 휴대전화에 스마트함을 더하다
Part 2 스마트폰 시스템의 정치경제학
Chapter 3이동통신 시스템의 신자유주의적 전환
Chapter 4이동통신, 세계화 그리고 기술 헤게모니
Chapter 5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앱 경제
Chapter 6스마트폰 시대, 정보 격차에서 디지털 포용까지
Part 3 스마트폰과 청년문화
Chapter 7스마트폰으로 변화된 모바일 게임 문화
Chapter 8스마트폰의 재해석: 카카오톡과 청년문화
Chapter 9스마트랜드 코리아를 넘어서
출판사 서평
주요 내용
한국의 스마트폰 기술과 문화의 등장은 호의적인 정부 정책과 통신 회사들 사이의 경쟁, 그리고 열성적인 IT 소비자들로 설명될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앱 경제 그리고 문화의 성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스마트폰과 앱을 이용하는 한국 청년들의 모습은 스마트폰이 그들의 도시 생활에서 상징적이고 물질적인 자원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폰과 앱이 자체적으로 생산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에서 필수품이 된 이곳 “스마트랜드(smartland)”에서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문제도 나타난다. 스마트폰 중독, 디지털 폭력(digital bullying), 사생활 침해,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이슈는 스마트폰 시대의 중대한 사회적 문제들로 지목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발전이 기존의 사회 문제들을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할지도 모르지만,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사회 계급 및 지배의 본질적인 부분이었다.
이 책은 스마트폰의 역할을 한국의 국가 경제 및 문화의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로 분석한다. 삼성과 LG 같은 ICT 대기업부터 모바일 게임 회사 및 앱 개발자를 포함한 작은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업들은 그것의 높은 수익성 때문에 스마트폰과 앱 개발에 투자해 왔다. 이 책의 목적은 스마트폰과 앱의 역할을 탐구함으로써 그로 인한 네트워크 활동 및 정보 산업들이 앱 경제나 청년문화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이용자야말로 주된 행위자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이용이 한국의 모바일 문화라는 특정한 맥락 안에서 어떻게 구성되는가는 핵심적인 문제다. 따라서 이 책은 모바일 게임의 성장 및 청년문화에 영향을 끼친 몇몇 사회문화적 요소들을 탐구한다. 한국 스마트폰 기술 및 문화의 성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ICT 이상의 국가적 경험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같이 스마트폰 시스템으로 인한 사회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변화를 경험한 한국의 사례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작업은 변화하는 글로벌 이동통신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설명해 줄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어떻게 글로벌 이동통신의 핵심적인 특징이 전 세계적인 정치 경제적 변화와 그에 수반된 기술적 혁신 속에서 재조직되고 재구조화되는지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