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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빛난다 허무와 무기력의 시대, 서양 고전에서 삶의 의미 되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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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2092256
쪽수 : 456쪽
허버트 드레이퍼스,숀 도런스 켈리  |  사월의책  |  2023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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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허무주의의 시대에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매혹적인 통찰 책 한 권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떤 책은 우리 삶을 괴롭히는 문제의 근원을 뿌리째 드러내어 직시하게 해준다. 우리는 그 책으로 인해 삶이 바뀌지는 않을지언정 적어도 우리 삶의 연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2,500년에 걸친 서양 고전들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들 현대인의 실존 상황, 우리의 문화적 위기를 저 어두컴컴한 내장 깊은 곳에서부터 끄집어내어 성찰한다. 튼튼하게 고정된 닻 하나 없이 부유하는 우리의 일상, 우리 삶의 불안과 허무, 즉 삶의 의미와 무의미의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책이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우리가 아무런 의심 없이 찬양하는 ‘개인의 자율성’,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자아’는 우리 삶에 무슨 의미를 가져다주는가? 저자들은 현대인이 겪는 삶의 피로감과, 허무와 우울의 시대적 병증이 ‘자율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그릇된 신념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한다. 자기를 벗어나 세상의 온갖 사물과 조우하고, 우리 앞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을 깨닫는 데서 삶의 의미가 회복될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설파한다. 한국판 출간 10주년을 기념하여 2023년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 단장한 이 책은 그간 많은 독자, 평론가, 언론의 추천으로 해마다 중쇄를 거듭한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저자 : 휴버트 드레이퍼스 Hubert Dreyfus 미국 현대철학자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 현상학과 실존주의 철학 연구로 유명하며, 특히 하이데거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드라이데거”라는 영예로운 별칭을 얻기도 했다.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60~68년까지 MIT에서, 1968년 이후에는 캘리포니아대(버클리)에서 40년 넘게 철학과 문학을 가르쳤다. 하이데거 외에 미셸 푸코, 메를로-퐁티 철학의 선구적인 해석자로 평가되며, 인공지능에 대한 비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고전적 저작 『컴퓨터가 할 수 없는 것』과 『컴퓨터가 여전히 할 수 없는 것』은 현대 기술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비판서로 평가받으며 세계 12개국 언어로 번역된 바 있다. 말년에는 찰스 테일러와 공저로 쓴 『실재론의 회복』으로 또 한 번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정회원이자 구겐하임 재단 특별회원, 국립과학재단과 국립인문학기금의 수상자였으며,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기도 했다. 2017년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저자 : 숀 도런스 켈리 Sean Dorrance Kelly 하버드대 철학교수이자 학과장. ‘마음, 두뇌, 행동 연구를 위한 하버드 학제간 연구회’ 의장이기도 하다. 스탠퍼드와 프린스턴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파리 고등사범학교(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 방문교수를 거쳤다. ‘마음’ 문제에 관한 심도 깊은 연구로 유명하며, 프랑스와 독일의 현상학 철학에 대한 중요한 해석자로 평가받고 있다. 구겐하임 재단과 미국 국립과학재단, 국립인문학기금, 제임스맥도넬 재단에서 수상을 하거나 회원으로 있다. 역자 : 김동규 하이데거를 비롯한 현대 유럽철학과 미학이 주요 전공 분야이다. 서양 예술과 철학의 근본 정조인 ‘멜랑콜리’를 연구하고 있으며, 생물학과 철학의 창조적 접점 찾기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 울산대학교 철학상담학과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철학자의 사랑법』 『멜랑콜리아: 서양문화의 근원적 파토스』 『멜랑콜리 미학: 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 『철학의 모비딕: 예술, 존재, 하이데거』 『하이데거의 사이-예술론』 『시는 나의 닻이다』(공저) 『미생물이 플라톤을 만났을 때』(공저)가 있고, 『미학적 힘: 미학적 인간학의 근본개념』 『마르틴 하이데거, 너무나 근본적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독자에게 1장 선택의 짐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보았을 뿐 / 선택의 짐 / 선택을 회피하는 첫 번째 방식 / 선택을 회피하는 두 번째 방식 / 상황에 대한 감각 / 프란체스카와 보바리의 차이 / 셰익스피어와 데카르트가 던진 질문 /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 2장 우리 시대의 허무주의 탄광의 카나리아 / 월러스와 길버트가 글을 쓴 이유 / 가장 지루한 것들에 매달리기 / 권태 대처법 / “오늘은 오늘 일만” / 생각의 통제 /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비결? / 아무도 완수할 수 없는 과제 / 너무나 자유롭기에 오히려 불행한 / 태양을 삼키라는 요구 3장 신들로 가득한 세상 - 호메로스의 세계 호메로스가 헬레네를 숭배한 까닭 / 포르투나 / 행운인가 보살핌인가 / 현대판 오디세우스 / 감사, 실존의 느낌 / 희생의례의 두 가지 기능 / 잠은 성스럽다 / 카리스마 / ‘입스’의 늪 / 그들이 만신전을 세운 이유 / “경이가 우리를 사로잡는군요” 4장 유일신의 등장 - 아이스킬로스에서 아우구스티누스까지 역사를 읽는 몇 가지 시각 / 오레스테이아 3부작 / 복수의 여신들 / 애국주의 - 일신주의의 또 다른 얼굴 / 예술작품의 초점조절 기능 / 해설자와 재설정자 / 예수, 최초의 재설정자 / 바울, 예수의 해설자 /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민 5장 자율성의 매력과 위험 - 단테에서 칸트까지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 단테의 두 스승 / 지옥의 요새 / 단테식 자유의지 /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에서 신에 대한 사랑으로 / 중세식 허무주의 / 살로 만들어진 말씀 / 의미의 할당자 / 칸트와 자율적 주체 개념 6장 광신주의와 다신주의 사이 - 멜빌의 ‘악마적 예술’ 사악한 책 / 악마적인, 그러나 순진무구한 / 물보라 여인숙의 그림 / 이슈메일의 변덕 / 식인종 퀴케그 / 가면의 뒤 / 에이해브의 일신주의 / 고래에게 얼굴이 없는 이유 / 사랑의 공동체적 경험 / 흰색의 공포 / 신의 베틀 소리 / 광기의 두 가지 유형 / 우주는 우리에게 무관심하다 / 구원의 실마리 / 비밀스런 모토 7장 우리 시대의 가치 있는 삶 루 게릭 / 경기장에 강림한 신성 / 퓌시스의 반짝임 / 야누스의 얼굴 / 스킬라와 카리브리스 사이 / 장인의 포이에시스 / 테크놀로지, 현대 세계의 공식 / 메타 포이에시스, 적시에 성스러움을 얻는 기술 / 우리 시대의 성스러움 에필로그: 빛나는 모든 것들 주 옮긴이 해설: 허무주의 시대에 삶의 의미 찾기
출판사 서평
“아마도 이 책은 올해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뉴욕타임스 미국 철학계의 거장 휴버트 드레이퍼스와 하버드대 철학교수 숀 켈리가 이야기하는 우리 시대, 삶의 상실과 회복 “허무주의의 시대에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매혹적인 통찰” 철학자 찰스 테일러 책 한 권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떤 책은 우리 삶을 괴롭히는 문제의 근원을 뿌리째 드러내어 직시하게 해준다. 우리는 그 책으로 인해 삶이 바뀌지는 않을지언정 적어도 우리 삶의 연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2,500년에 걸친 서양 고전들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들 현대인의 실존 상황, 우리의 문화적 위기를 저 어두컴컴한 내장 깊은 곳에서부터 끄집어내어 성찰한다. 튼튼하게 고정된 닻 하나 없이 부유하는 우리의 일상, 우리 삶의 불안과 허무, 즉 삶의 의미와 무의미의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책이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우리가 아무런 의심 없이 찬양하는 ‘개인의 자율성’,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자아’는 우리 삶에 무슨 의미를 가져다주는가? 저자들은 현대인이 겪는 삶의 피로감과, 허무와 우울의 시대적 병증이 ‘자율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그릇된 신념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한다. 자기를 벗어나 세상의 온갖 사물과 조우하고, 우리 앞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을 깨닫는 데서 삶의 의미가 회복될 수 있음을 감동적으로 설파한다. 한국판 출간 10주년을 기념하여 2023년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 단장한 이 책은 그간 많은 독자, 평론가, 언론의 추천으로 해마다 중쇄를 거듭한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서양 고전에서 읽어내는 우리 존재의 빛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다소 충격적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의미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충격적인 까닭은, 개인이 어떤 외적 강제도 없이 스스로를 책임지는 존재로 자유와 행복을 구가해야 한다는 믿음이야말로 데카르트와 칸트 이래, 그리고 프랑스 인권선언 이후 인류의 신성불가침한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런 믿음을 거부한다. 인간이란 자율적 존재이기에 홀로 의미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바로 그 안에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불안, 우울, 허무주의의 주범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영웅으로 살지 않아도 각자 ‘성스러운’ 존재로서 충분히 의미 있게 살던 시대가 있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 시작하여 예수와 바울의 가르침, 단테의 『신곡』, 그리고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 이르기까지 빛나는 서양 고전들을 다시 읽어냄으로써, 어떻게 인간 삶이 고대의 성스럽고 빛나는 경험 세계로부터 창백하고 우울한 피로 사회로 떨어져버렸는지를 이야기한다. 의미의 원천을 초월적인 신의 사랑에서 찾으려 한 중세나, 자율적 개인의 내면에서 찾으려 한 근현대의 시도가 모두 현대의 허무주의로 가는 도정이었다는 것이다. 세상의 무수한 신(神)들이 던져주는 삶의 의미들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가 ‘자각된 개인’ ‘계몽화된 개인’이라는 내면의 견고한 영웅주의에 취해서 스스로를 꽁꽁 닫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세상이 던져주는 빛들에 대해 열린 존재가 된다면, 성스러움을 다시 회복하고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고.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보고 순간의 망설임조차 없이 뛰어드는 의인의 행동, 야구장 관중석에서 하나 되어 환호하는 기쁨, 아침에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 한 잔의 즐거움이 그런 빛들이다. 이 책 『모든 것은 빛난다』는 이것을 고대의 다신적(多神的) 사고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다신적’이라는 말이 종교적 신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세상의 무수한 신들이 던져주는 의미의 순간들을 만끽하고 감사함으로써 성스러운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우리 자신을 의미의 ‘생산자’로 보지 말고, 세상이 일으켜 보여주는 의미들의 ‘발견자’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만 바꾼다고 해서 저절로 그것이 가능해지지는 않는다. 삶의 현장에서 매순간 스쳐지나가는 사건들(퓌시스, physis)에 대해 우리의 지성과 신체를 끊임없이 밀착시키고 연마하는 활동(포이에시스, poiesis)을 함으로써, 광포한 감정의 선동이나 차디찬 이성의 명령 어느 한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지키는 기술(meta-poiesis)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모든 것은 빛난다”(All Things Shining)라는 이 책 제목의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의 내용 - 성스러움의 회복을 위한 안내서 실존의 과도한 짐은 허무주의를 부른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도스토옙스키의 말은, 신이 없기에 모든 것을 인간이 책임져야 한다는 무서운 경고의 말로도 읽힌다. 이처럼 오늘날의 우리는 우리 앞에 닥친 모든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런 실존적인 선택을 회피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선택 대신 완강한 자기 확신에 취해 있는 사람이나 대중오락, SNS, 약물 등에 매달려 자신을 잊는 유형이 그들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사고현장에서 망설임 없이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 경기장에서 몰아적인 플레이를 행하는 선수처럼 주저 없이 선택을 행하는 행동적 유형도 많다.(1장) 그러나 어떤 태도를 취하건 선택의 상황 앞에서 주저하고 망설이는 개인의 모습은 지극히 현대적인 현상이다. 특히 자살한 미국의 천재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David F. Wallace)는 이런 현재적 실존의 상황을 극한까지 밀어붙이고 싸웠던 인물이다. 월리스는 끊임없이 선택을 하고 스스로 의미를 생성해야 하는 오늘날의 반복적인 삶에서도 끝까지 삶의 가치를 추구했고, 그런 과제로부터 주의를 빼앗고 정신을 중독시키는 모든 유혹을 거부하려 했다. 그러나 그러한 과제는 결국 월리스를 자살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2장) 신들로 가득한 세상 - 호메로스의 행복했던 세상 반면에 호메로스가 『오디세이아』에서 칭송한 인물들은 그런 현대적 실존 상황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다. 헬레네는 파리스와 연정에 빠져 도망쳤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아무렇지도 않게 남편의 칭송을 듣는 여인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것은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와 가정의 신 헤라가 한 인물을 동시에 지배하듯이, 신들이 정해주는 정조(mood)에 자신의 전 존재를 조율(tuning)하며 살았던 사람들의 특징이었고, 그것이야말로 현대의 윤리적 관점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고대의 미덕(arete)이었다.(3장) 그러나 호메로스 시대의 충만했던 삶은 아테네 전성기인 아이스킬로스 시대와 초기 기독교를 거치면서 통일적이고 일원론적인 인간 이해로 나아가게 된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은 복수와 분노가 지배하던 고대의 원시적 정념들이 공동체의 안녕을 위한 아폴론의 법질서로 수용되는 과정을 보여준 역작이다. 또한 예수는 한 걸음 나아가 유대 공동체의 율법적 질서를 인간 내면의 욕망이라는 문제로 바꿈으로써 전혀 새로운 삶의 기준을 제시한다. 물론 그 욕망은 신에 대한 아가페적인 사랑으로 수렴될 때만 인정될 수 있으며,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개인의 욕망을 신의 사랑과 일치시키려고 한 내면적 투쟁기로 읽을 수 있다.(4장) 예수와 바울, 아우구스티누스를 거치면서 인간을 이해하는 초점이 된 내면의 욕망 문제는, 육체와 물질로 이루어진 인간의 현세적 삶과 신의 정신적 사랑을 일치시키기는 어렵다는 문제에 늘 봉착하곤 했다. 단테에게도 이 문제는 큰 난제였다. 단테는 『신곡』에서 인간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실존의 상황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을 악마의 특성으로 돌린다. 세계를 움직이는 신의 사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자유를 주장하는 개인의 의지야말로 꽁꽁 얼어붙은 지옥에 속한다는 것이다. 단테는 이렇게 인간의 자율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지옥에 가둔 반면, 데카르트와 칸트에 오면 자율성은 인간의 가장 존엄한 특징으로 복권된다. 칸트에 이르면 드디어 인간은 “스스로 세운 도덕 법칙에 따라서만 행동하고 평가될 수 있는 자율적 주체”가 된다.(5장) 허무의 시대에 성스러움을 회복하는 길 이 책 6장에서 우리는 ‘의미의 무한한 원천’이라는 자리를 두고 개인과 신이 벌이는 장엄한 투쟁을 보게 된다.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이 바로 그 드라마가 펼쳐지는 장소다. 흰 고래는 무한대의 힘을 감추고 있지만 얼굴은 전혀 보여주지 않는, 분노의 하느님과 같은 존재다. 반면 에이해브 선장은 자신의 다리(곧 그의 실존)를 잘라버린 존재를 대면하고 정복함으로써 스스로를 의미의 완성자로 세우려는 인물이다. 이런 영웅적 개인과 유일신 사이의 싸움은 기독교를 상징하는 배와 선장이 함께 침몰함으로써 파국을 맞는다. 그러나 저자들은 『모비 딕』의 화자(話者) 이슈메일에 주목한다. 이슈메일은 유일신의 문화에 오염되지 않은 다양한 문화적 가능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감성의 소유자다. 그는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언제든지 주어진 상황에 자신을 조율할 수 있는 다신적 태도를 갖춘 인물이다.(6장) 대단원의 장인 7장에 이르면, 우리는 다신적 사고가 현대에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저자들의 답을 들을 수 있다. 다신적 사고는 우선 퓌시스(physis)라는 세계의 존재방식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한다. ‘자연’으로 번역되는 그리스어 ‘퓌시스’는 어느 날 피어났다 사라지는, 휙 스쳐가는 사건들을 표현하는 단어였다. 우리는 삶의 순간마다, 즉 야구장에서, 집회 현장에서, 일터에서, 아침 식탁의 향기에서 늘 퓌시스를 경험한다. 그러나 퓌시스는 거칠고 일시적인 힘의 외양을 띠기에 히틀러의 위험한 선동 같은 데 빠질 소지가 있다. 저자들은 여기서 포이에시스(poiesis)라는 고도의 양육적 기예를 제시한다. 우리 삶의 사건들이 보여주는 차이에 대해 둔감한 사람은 의미의 구별도 할 수 없으며, 걸어 다니는 자동기계와 다름없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아침의 커피 마시기를 성스러움의 순간으로 포착하는 사람만이 세상이 던져주는 다신적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존재의 성스러움이란 이런 문화적 실천(praxis)들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서 오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허무주의와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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