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인생 백 년이라고 한다. 인생의 반을 넘긴 나는 어떤 꿈을 꾸어야 하나? 인생을 세 단계로 나눠 초년 삼십 년은 잘 배우고, 중년 삼십 년은 자립하고, 말년은 사회에 봉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생각, 내 꿈보다는 두 딸과 아들이 먼저였다. 아이들의 꿈이 곧 내 꿈이라고 생각했다.
“아빠의 꿈은 무엇이냐”는 아들의 질문은 나에게 내준 숙제였다.
나의 꿈, 나만의 꿈은 무엇인가! 어린 왕자와 같은 순수를 꿈꾸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자 했다. 자기소개서에 한 줄 적어내는 장래 희망이 아니라 행복하게 되는 꿈을 꾼다. 나와 우리 가족만이 아닌 이웃과 사회를 향해 축복하는 꿈을 꾼다. 지금까지 갚음 중인 나눔이 조금 더 확장되기를 원하고, 받은 자들이 나와 같이 새롭게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들이 생각나게 해준 나의 꿈! 삼십여 년 동안 잊힌 채로 밀쳐두기만 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에 공개적으로 발표하였던 내 꿈! 묵은 숙제를 이제 한 단락 마치고자 한다. 아들 녀석에게 당당해지고 싶다. 숲속 두 갈래 길에서 한참을 바라보았던 다른 그 길을 한 걸음 내딛는다. 보이는 저기까지 만이라도…. - 에필로그 ‘꿈 그리고 …’ 중에서
저자 소개
저자 : 정승준
기독교 신앙으로 진실함과 감사함을 인생의 화두로 2020년의 4월을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오십 중반, 매일 직장을 다니고, 저녁에는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주말 아침에는 가족을 위해 토스트를 굽고 커피를 내리는 남자.
‘딸바보’라는 말을 들으며 키운 두 딸에게 ‘고맙다’와 ‘미안하다’를 입에 달고 살고, 늦둥이 아들을 바라보는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지다가도, 이내 “Latte is horse”라고 서슴지 않게 고백하는 세 아이의 아빠.
절세 ‘美仁’의 남편.
그냥 그렇게 살아도 될 텐데, 자기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이 그렇게도 갖고 싶단다.
‘보이는 것은 멀지 않았다’고, 이제 늘 바라만 보았던 그것을 조심스레 꺼내 놓는다.
목 차
시인의 말 _03
하늘을 닮았다 _09
만남은 _11
어머니의 자존심 _12
시공 차이 _13
말하고 있었다 _14
여섯 살 _15
더 _16
묵은 숙제 _17
도시와 가장 _18
여행 전날 _20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_21
새벽 네 시 _23
15시 30분 _24
용두암 _25
아내의 빈자리 _26
덤 _27
아내 닮은 아들 _28
정답 _29
용기 _30
봄꽃 _31
똑바로 _32
변명 _33
문전박대 _34
예쁜 감사 _35
행복 _36
봄 마중 _37
변신 _38
맑은 웃음 _39
간격 _40
미스터 트롯 _42
死矣 _44
죽음 앞에서 _45
마루 밑 피난처 _47
봄 _48
그해 원당리에는 _49
장인어른 _50
상처 _51
가을비 내리는 오후 _52
시골의 맛 _53
가을 저녁 _54
過한 病 _55
행복을 보면 좋겠습니다 _56
팔순 고모 _57
겐찬타 _59
가을 母情 _60
눈물 _61
독감 _62
수험생 _64
5월 8일 _65
서로 닮았다 _66
자랑 _67
이 맛이다 _68
여름 공부 _69
기억하기 _70
다짐 _72
노회찬 의원을 생각하며 _73
아직도 보내지 못했는데 _75
한 잔 _76
처남 _77
늦가을 황령산에서 _78
오륜대에서 _79
가조대에서 _80
설악 공룡 _82
가을날의 추억 _83
시간과 기억 _84
가을 변명 _85
엄마를 부탁해 _86
편지 _87
석양은 또 하루를 시작한다 _88
장미의 격려 _90
후회 _91
이천 원어치 봄 향기 _92
추모공원에서 _93
그날 새벽 _95
慕情 _96
가을 바다 _97
원하지 않은 결투 _98
닮은 꼴 찾기 _99
홍수 _100
후회하지 않기 _101
언젠가는 _103
내로남불 _104
Latte Is Horse _105
첫 금요일 _106
춘곤증 _108
주말 _109
여유 한 잔 _110
Y2K _111
한 뼘의 여유 _112
내려놓기 _114
찬란한 계절 _115
말이라도 _116
半百裸心 _117
애월(涯月) _119
나는 아니지요? _120
에필로그
꿈 그리고 … _122
흘러가는 시간의 기록에 대하여 - 정다영 _126
이어지기를 그리고 달콤하기를 - 정수영 _130
영원한 어린 왕자 - 김영희 _135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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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자신의 시간을 눈앞에 그린 듯 선명하게 떠올리며 알리고 싶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스스로 떠올리며 추억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형태가 일기가 아닌 시일 뿐, 아버지의 글은 그에게 그런 식으로 작용할 것이라 믿는다.
그가 자신의 기록을 되짚으며 행복하기를, 그리고 그 장면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그저 만족하기를 바란다. 마냥 유쾌한 내용만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지라도, 그 시간을 지나 여기까지 온 자기 자신을 마주 보고서 자식인 내가 당신을 보며 항상 생각하는 것처럼 ‘이 정도면 정말 멋진 사람이다! 잘 살았다!’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에필로그 ‘흘러가는 시간의 기록에 대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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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조각들을 그러모아 시집이라는 이름으로 남기는 작업이, 그리고 그것을 읽은 누군가와 감상을 공유할 기회가, 무척이나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든다. 그래서 오랫동안 한 글자 한 글자 써온 시를 엮어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조금 부럽기까지 하다.
많은 이들이 대화에서 구하고 만남에서 찾듯, 나와 같은 감상을 느끼지 못했을 타인이 내 글을 읽고 그 감상을 공유하는 것이 창작자에게 얼마나 큰 만족감으로 작용할까? 이것이 내가 항상 메마른 감성의 직장인이라고 생각했던 아버지의, 다소 의외일 정도로 감성적인 취미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이유일 것이다. 부디 아버지가 오랫동안 꿨던 꿈이 계속하여 이어지기를, 그리고 달콤하기를 바란다.
- 에필로그 ‘이어지기를 그리고 달콤하기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