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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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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 비행청소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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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1727899
쪽수 :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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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사유하는 지성 김영란이 안내하는 헌법의 현장 영국의 대헌장, 프랑스 인권선언, 미국 독립선언서, 독일 바이마르 헌법,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까지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 낸 헌법 탄생의 다섯 장면을 관람하다 2014년부터 시작된 풀빛의 청소년 교양시리즈 [비행청소년]이 20번 출간을 맞이했다. 주인공은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다. 이 책은 두 종류 책의 맥을 잇는다. 첫 번째 줄기는 2020년 7월에 출간된 같은 제목의 도서 청소년판이다. 기존 도서 내용의 오류를 부분적으로 바로잡고 청소년이 흥미를 가지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삽화와 사진을 풍성하게 실었다. 두 번째 줄기는 2016년 2월에 출간된 비행청소년 시리즈 10번째 도서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와 내용상 한 세트로 이을 수 있다.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는 법의 기원과 역사, 헌법정신과 법 질서, 법치주의와 법 실현의 시스템이라는 세 개의 큰 주제를 가지고 법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를 조망하는 책이다. 법은 그 시대의 상식을 반영하여 변하고 늘 변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권자로서 시민은 진지한 성찰과 열정적인 토론으로 올바른 법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법의 민주성을 제시하였다. 법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서 헌법정신을 말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헌법’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지금의 시점에 헌법을 따로 논의할 필요를 느껴 이번에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에 담은 것이다. 무엇이 헌법이고, 헌법에 우리가 담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려 주되 딱딱한 교과서를 읽는 방식이 아닌 한 편의 연극을 관람하듯 느끼도록 구성한 것이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대한민국헌법 개정을 논하는 주체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헌법사에서 가장 중요한 네 나라의 헌법 탄생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 뒤, 우리나라 헌법이 시작되고 수정되는 역사를 새기고 앞으로의 헌법개정에 담아야 할 주제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도록 흐름을 잡았다. 헌법 탄생의 역사가 곧 그 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전환의 장면이기에 비행청소년판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는 그 역사의 전환점들을 생동감 있는 그림으로 묘사했다.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명화 및 사진까지 친절하게 실어 텍스트를 보지 않고 그림과 사진만을 죽 감상하더라도 당시의 시대상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내용과 형식 양 측면에서 한 편의 역사극을 관람하는 느낌을 주도록 심혈을 기울인 비행청소년 시리즈 20번 도서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는 청소년과 청소년을 교육하는 분들은 물론 법, 사회, 정치, 그리고 역사를 알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앎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상세이미지
저자 소개
저자 : 김영란 1956년 부산 출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1년부터 판사로 일했다. 2004년에는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법관이 되었고,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여 ‘소수자의 대법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우리 사회의 정의 확립에 큰 영향을 미치고 대중에게는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입안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학생들과 만났고, 2019년 4월부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으로, 9월부터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청조근정훈장, 한국여성지도자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 《판결과 정의》,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가 있고, 함께 쓴 책으로 《김영란법, 김영란에게 묻다》, 《문학과 법》,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 등이 있다. 그림 : 신병근 디자인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림을 그리면서 디자인을 계속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는 도봉산과 수락산 언저리에서 마음 맞는 친구인 혜원, 주리와 디자인하고 그림 그리는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한 책으로는 《기본소득 쫌 아는 10대》, 《젠트리피케이션 쫌 아는 10대》, 《나는 내 편이니까》, 《모두 다 문화야》, 《수취인: 자본주의, 마르크스가 보낸 편지》, 《고전하는 십 대의 이유 있는 고전》, 《어서 오세요! 수학가게입니다》, 《멍 서방과 똑 서방》 등이 있다.
목 차
머리말 프롤로그_시공간을 넘나드는 헌법 여행 1 영국의 대헌장, 헌법의 주춧돌이 되다 로빈 후드는 왜 등장했을까? 재판제도의 틀을 다진 헨리 2세 평민의 삶에는 관심 없는 왕족들의 권력 쟁탈전 대헌장이라는 종이 한 장의 의미 2 프랑스 혁명, 헌법에 인권을 넣다 앙시앵 레짐과 혁명의 씨앗 삼부회와 바스티유 감옥 함락 프랑스 인권선언 공화정의 탄생 헌법의 과도기 3 미국 독립선언서, 헌법에 살을 붙이다 영국의 미국 점령과 포카혼타스 자치운동에서 독립운동으로 독립선언서, 인권을 선언하다 미완의 헌법 4 바이마르 헌법, 현대 헌법의 기틀이 되다 바이마르 헌법에 새겨진 로자 룩셈부르크 거울의 방에서 태어난 바이마르 공화국 바이마르 헌법이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현대적이라 평가되는 바이마르 헌법 바이마르 공화국은 어떻게 무너졌는가 평생 평화를 꿈꾼 케테 콜비츠 5 대한민국, 헌법을 논의하다 광복과 신탁통치 헌법의 제정과 개정 1987년 6월의 유산 에필로그_경의, 정의, 숙고를 경험하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헌법 탄생의 다섯 장면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에서 첫 번째로 찾아가는 헌법 탄생의 현장은 1215년의 영국이다. 당시 영국의 인구는 약 400만 명이었는데 늘어난 입을 감당하기 위해 새로운 농기구나 물레가 발명되었으며 풍차나 투석기, 말을 이용하는 운송수단들이 사용되는 등 기술적인 진보가 이루어졌다. 빈부격차는 점점 더 심해져 갔지만 노예 노동이 금지되어 농노제가 시작되던 시절이기도 했다. 영주들은 농노들의 노역으로 농사를 지어서 거기서 나온 수익으로 살아갔고 이후에는 점차 직접 장원을 경영하는 대신 소작료를 받는 식으로 변해 갔다. 동시에 부유해진 소작인이 상류사회로 진입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에 따라 농노제하에서의 자유, 자치도시나 교회의 자유, 상업의 자유 등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던 시대였다.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맞이한 영국 사회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계층은 민중이었다. 왕족들은 평민의 삶에는 관심조차 없이 권력을 쥐기 위해 크고 작은 전쟁을 벌였고, 왕은 귀족들에게 전쟁 비용을 떠넘기게 되면서 세력이 커진 귀족들의 반발은 거세졌다. 이에 귀족들은 영국의 모든 백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왕의 권한을 제한하고 자유민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 것을 요청한 대헌장 승인을 왕에게 요구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그 유명한 1215년의 대헌장이며, 대헌장의 정신은 권리청원, 권리장전으로 이어지면서 영국 헌법으로서 역할하게 된다.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로빈 후드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윌리엄 1세부터 재판제도의 틀을 다진 헨리 2세, 그리고 대헌장을 승인한 존 왕에 이르는 긴 영국 역사를 훑고 대헌장 조항을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를 전한다. 두 번째로 찾아가 본 현장은 1789년의 프랑스 파리다. 연도까지 많은 이가 기억하고 있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해이자, 영국에서 명예혁명이 일어난 지 꼭 100년 뒤이다. 책은 우리가 잘 아는 장 발장이 주인공인 소설 《레 미제라블》을 가지고 당시 프랑스 사회를 묘사한다. 단순하게 프랑스 혁명을 1789년으로 알고 있지만 그 이후로 공화국과 왕정이 번갈아 등장하는 등 100여 년간 프랑스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민중의 반란과 인권선언의 발표, 왕과 시위군의 충돌, 단두대 위에 선 왕에 이르기까지 함성으로 가득 차고 피로 얼룩진 프랑스의 긴 혁명의 세월이 책에는 숨 막히게 묘사되어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기 위해 치러야 할 커다란 대가가 아쉬움이라는 포장지를 푸니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로 찾아간 현장은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치르고 당당하게 독립을 선언한 1776년의 미국과, 가장 현대적인 헌법이라는 평가를 받는 바이마르 헌법을 제정한 1919년의 독일이다. 물론 1776과 1919는 상징일 뿐 책은 독립선언이 있기까지의 역사와 그 이후의 미국을, 바이마르 헌법을 제정하기까지의 복잡한 정세와 그 이후의 독일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미국의 독립선언서가 가진 민주주의적인 요소와 그렇지 않은 요소를 분리해 점검하고, 바이마르 헌법이 이후 각 나라 헌법 제정의 틀이 될 만큼 그 내용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선언하고 있지만 히틀러라는 괴물을 만들어 낼 만큼 당시 독일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은 그것대로 평가하며 책은 객관성을 유지한다. 나라마다 그 시기가 갖는 독특한 상황과 거기서 탄생한 헌법의 전신들은 결국 우리 대한민국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 바탕이다. 광복과 신탁통치, 그리고 숨 가쁘게 이어져 온 제헌헌법과 그것의 수정들, 1987년 민주화 투쟁을 전후한 대한민국의 근현대 역사를 책이 묘사한 대로 읽어 내려가다 보면 대한민국에서 헌법이 얼마나 처절한 시민의 마음을 올곧이 담고 있으며, 그 마음을 해치지 않기 위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헌법개정에 얼마나 신중해야 할지 깨닫게 된다. 예술 작품으로 상상하는 역사의 현장 다섯 나라의 엄숙하고 장중한 헌법 탄생의 역사지만 그 이야기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당시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친근한 예술 작품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 가기 때문이다. 영국의 대헌장이 나오기 전 왕이 절대 권력을 행하던 시대상은 《로빈 후드의 모험》(하워드 파일 작)을 통해 설명하고, 대헌장이 승인되던 러니미드 평원은 그곳에 세워진 대헌장 승인 800주년 기념관을 담은 사진들이 상상을 돕는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시대상은 영화와 뮤지컬로도 익숙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을 가지고 묘사한다. 당시 민중이 겪은 삶의 바닥, 격변하는 사회의 혼돈, 끝이라고 안도할 수 없는 정치 체제의 변화가 소설의 이야기로 대변된다. 거기에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단두대라는 프랑스 혁명의 상징물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게 돕는다. 미국의 정착기는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가 그 분위기를 일면 알 수 있게 한다. 토마스 페인의 《상식》,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 《주홍 글자》 는 미국이 자치 국가가 되기 위해 독립을 향해 가는 열망의 시기 그리고 혼돈의 시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바이마르 헌법이 탄생하기까지 독일 사회가 겪은 모순의 소용돌이는 판화가 케테 콜비츠의 일대기와 작품을 통해 재연된다. 어떠한 정치세력에도 편들지 않되 그러한 자신의 회색빛에 고뇌하는 한 예술가의 고백,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정치색이 아닌 정의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신념의 인물은 그나마 독일이 가진 보물과 같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고뇌와 신념이라는 두 가지 양심을 갖는 예술가를 언급하면서 독일의 역사를 다른 측면에서 반성해 보는 기회를 선사한다. 짧지만 그 어떤 나라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치열했던 대한민국 민주사, 그리고 대한민국헌법의 현장을 말하기 위해 책은 영화 <1987>을 소개한다. 뒤틀린 권력, 이를 바로잡으려는 순수한 시민의 행동이 무심하게 그려진 이 영화는 대한민국헌법이 왜 그 자체로 가슴이 아린지 증명하는 듯하다. 텍스트로 전하는 예술 작품에 역사를 담은 명화를 싣고, 거기에 중요한 역사의 전환점을 재연한 현대적인 그림까지 이 책이 한 권의 헌법 역사서로 읽힐 수 있는 이유다. 헌법의 현장에서 경의, 정의, 숙고를 경험하다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는 서구의 민주헌법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마치 연극을 보듯이 펼쳐 보인다. 그리하여 독자가 고대 그리스의 관객들이 경험한 것처럼 경의, 정의, 숙고의 감정을 경험하고 카타르시스를 얻을 것을 기대한다. 영국의 대헌장과 이를 이어받은 권리청원, 권리장전이 승인되는 현장에서 우리가 얻을 숭고한 경험은 무얼까. 왕권조차 법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다는 ‘법의 지배’를 공표한 것에서 경의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아직 왕권의 제한이라는 관념조차 없던 시절인데도 영국의 귀족, 자유민들은 법에 의한 형벌과 법에 의한 조세 부과를 기록한 문서를 왕이 승인하도록 하여서 왕도 법의 지배 아래 있음을 확인했다. 프랑스의 피비린내 나는 혁명의 현장에서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을까. 특권을 놓지 않으려 했던 프랑스의 왕과 특권계급들을 상대해야 하는 프랑스의 민중들은 숙고의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숙고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논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반 시민들에게 교양교육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전문가들의 논변을 경청하고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좋은 결정을 하려면 먼저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어야 하는데 프랑스 혁명의 현장은 특권계급은 특권계급대로,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되어서 전달된 진실만을 접할 수 있었을 뿐이다. 고대 그리스와 같은 시민교육이 자리 잡지 못한 현장에서 제대로 된 숙고 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시민들의 선택은 오랜 폭력과 갈등의 시간을 불러왔다. 그런 시간이 지나고서야 인권선언의 이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 또한 프랑스처럼 숙고가 결여된 사회가 가져다주는 비극을 경험할 수 있는 현장이다. 등 뒤에서 칼에 찔렸다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가짜 뉴스가 널리 퍼짐에 따라 민주주의 자체를 혐오하게 된 사람들에게 민주공화국을 위한 선택을 하게 했으니 그 결과는 플라톤이 예상한 대로 나치의 지배라는, 참주정에 나라를 넘겨주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독립 당시 신생 공화국으로서 전통이라는부담 없이 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 장점을 잘 살린 헌법 제정의 현장은 지금 시점으로 보아도 많은 나라의 헌법의 현장과는 다른 숙고와 경의가 있었다. 다만 여성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노예제도를 인정하는 등 문제가 있었고, 따라서 모든 면에서 충분히 평등한 헌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이 남북전쟁과 같은 국가적 위기를 겪으면서도 여러 번 수정헌법을 반포하는 등 좀 더 진전된 민주주의를 위해서 꾸준히 나아간 것은 이런 민주주의에 대한 존중의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이 민주주의의 완성형을 향해 일관되게 나아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세계의 변화를 수용해 나가는 조화로운 방법을 찾아 나간다는, 민주주의가 늘 직면하는 과제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현장은 어떤가. 제헌헌법의 현장이나 이후의 현장을 숙고, 정의, 경의가 충분히 어우러지는 현장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마치 프랑스 혁명기나 바이마르 공화국의 현장처럼 전문가들의 논변도 부족했지만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충분한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의 훈련이나 여유도 우리에게는 없었기에 거듭 시행착오를 해 가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지 아직 100년도 채 되지 않은 나라로서 민주주의를 향하여 계속 도전해 왔고 ‘스스로의 실수를 인정하고 그 실수로부터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할 여지가 있다.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는 우리나라 헌법뿐 아니라 근대를 대표하는 여러 헌법의 역사에서 얻은 교훈이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한 선택의 순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며 만들어졌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 이 책이 헌법뿐 아니라 인간의 권리,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펼쳐 나가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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