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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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 문학동네시인선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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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4682671
쪽수 : 144쪽
박세랑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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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씨익 웃고, 버르장머리 없이 살아야지” 마녀의 식탁 위에서 손길을 기다리는 폭력들 잘게 짓이겨져 내일의 달콤한 케이크가 되고 문학동네시인선 165번으로 박세랑 시인의 첫 시집을 펴낸다. “치열하게 아프고, 천진하게 탄력이 있는 독특한 매력”(박상수)을 뽐내며 2018년 문학동네신인상으로 등단한 박세랑은 “바닥을 쳐본, 심리적 주관성을 가진 명랑우울마녀”(이원)로서 세계에 편재한 폭력과 개인의 고유한 우울을 명랑하게 밝혀왔다. 시집 속 화자들은 짐짓 아무렇지 않은 듯한 태도로 폭력을 발랄하게 채색한다. 다채로워진 폭력은 그 존재를 모르는 척할 수 없게 도드라지고, 이어 먹음직스럽게 구워져 삼켜진다. 그처럼 박세랑은 여성들이 혼자 겪고 감당해야만 했던 상처들을 언어화하는 가운데 피해를 피해로만 남겨두지 않는다. 폭력의 피해자들이 끝내 집어삼켜지지 않은 채 도리어 폭력을 집어삼키는 존재로 거듭나는 새로운 주체성과 권능의 비약을 주조해낸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기어이 발설하기 위해서 뾰족하게 깎아지른 손목으로 나는 또박또박 상처를 기록합니다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존재들만 골라가며 사랑했어요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불쌍해서 좀 안아줬더니 결국엔 뺨을 치고 주먹을 날리던걸요 _「누가 너를 이토록 잘라놓았니」에서
저자 소개
저자 : 박세랑 2018년 『문학동네』를 통해 등단했다. 그림책으로 『울퉁불퉁 구덩이』 『라면 머리 아줌마』 『깔깔 주스』가 있다. 작가의 말 거울이 뻐드렁니를 드러내고 컹컹 짖어대며 말한다 얼굴맛 좀 볼래? 립스틱처럼 벌겋게 바른 웃음을 보여줄까? 2021년 10월 박세랑
목 차
시인의 말 1부 살아본 적 없는 내 미래를 누가 부러뜨렸니? 마녀의 거울/ 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 굴러라, 사과/ 눈높이 선생님/ 인형 병원/ 바가지 머리/ 빗자루/ 벼랑/ 알리바이/ 먹으면 연필이 되는 바나나/ 쭈쭈바를 빨면서/ 기념일 2부 갖고 놀다 쉽게 버릴 수 있는 일회용 장난감만 만나야지! 토스터에서 식빵 대신 주먹이 튀어오르던 날, 마녀는 오이를 썰어 피클을 담갔지/ 한남동 17-7번지 현대 나 주택 301호 저녁 밥상은 누가 차렸나/ 밤길/ 진화하는 영혼/ 형벌/ 대면/ 분리수거의 달인/ 누가 너를 이토록 잘라놓았니/ 옥상 난간에서 떨어진 바람 한 짝을 주웠을 때/ 파란 말/ 액자/ 미미의 우아한 디저트/ 아름다운 과거 3부 굴러다니는 깡통처럼 신나게 밑바닥을 보여줘야지! 뾰족한 지붕들이 눈을 찌르고 귀마개를 뺐더니 아무도 나한테 말을 안 걸고/ 프랑켄슈타인의 인기는 날마다 치솟고 너희는 약맛을 좀 아니?/ 다짜고짜 키티가 좋아서 인형 뽑기 하러 다 같이 갈래?/ 모자가 잡아먹는다/ 데이트/ 붉은 솥단지/ 딸기와 고슴도치/ 독수공방 실수 같은 세모씨/ 예쁜 쓰레기/ 층층 기린을 어떡할까요?/ 내가 공짜여서 사랑한 거니?/ 목소리/ 고백하던 날, 딸기 크림 케이크에 얼굴을 박은 채로 울지 않았어/ 풍선 크게 불다가/ 삼각김밥 머리 4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개가 어디 있는데? 빨랫줄에 걸렸네/ 리락쿠마와 함께한 여름방학/ 중력의 법칙/ 외톨 랜드/ 만두가 좋다/ 지각한 날/ 뒤에서 오는 여름/ 예쁜 유리였을 때/ 헌옷 수거함에 버려진 얼굴들 빨아서 재활용해요/ 줄무늬 효과/ 이후 해설| 얼굴 없는 마녀의 치욕 요리법 이철주(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시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피해의 가감 없고 솔직한 기록일 것이다. 연인과 가족같이 가까운 사이에서부터 가로등 밑과 골목, 또는 대로변에서 익명의 다수가 당당히 벌이는 무수한 여성혐오와 가해는 여전히 덜 말해지고 있다. “진창이랑 누명이랑 친구 먹었어”(「예쁜 쓰레기」) 말하는 화자는 간명하고 유쾌한 표현으로 비참한 심정을 담아낸다. ‘진창’과 ‘누명’을 끝내 견디지 못해 사라져간 이들은 아직도 어딘가에 닿지 못한 채 떨어지고 있고, 그들의 “끝없이 이어지는 추락을 멈출 수가 없어서”(「옥상 난간에서 떨어진 바람 한 짝을 주웠을 때」) 박세랑은 “사라진 것들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스티커 인형 놀이”(「눈높이 선생님」)를 한다. “맞아도 꿈적 안 하니까 날아오는 돌덩이들”(「인형 병원」) 사이에서 폭력의 고발자는 두렵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누군가는 시작해야만 하기에 박세랑은 내밀하고, 깊게 새겨진 만큼 더 치명적인 상처를 꺼내놓는다. 나는 왜 뒤통수를 아무한테나 맡길까…… 웃고 떠들고 몰려다니다보면 뒤통수는 왜 남아나질 않는 걸까 문은 계속해서 열려 있는데 누군가를 믿으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데…… 거울 속에서 우뚝 솟아오른 담벼락을 본다 무너지고 싶어 간신히 등을 비틀어보면, 언니는 중화제를 뿌린다 전염되면 소매 끝에 악몽을 대롱대롱 매달게 될까봐 _「빗자루」에서 그러나 이해를 갈망하며 꺼내놓은 기록들은 타인의, 심지어 친구와 가족들의 한낱 유흥거리가 된다. 불법촬영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쉽사리 퍼지고, 그 누구도 피해자에게는 관심이 없는 채 “유출된 여자의 몸을 포르노처럼/ 동시 상영하는 속보들”(「대면」)과 같은 이차가해는 도무지 멈출 기미가 없다. 연인에게 데이트폭력을 당했지만 “소문과 수다의 맛에 중독된 친구들”에게 “부스러기까지 핥아먹”(「분리수거의 달인」)히고 말거나, “앞니가 두 개나 달아난” ‘나’를 ‘엄마’는 “냄새를 맡고 뛰쳐나와/ 불심검문처럼 내 몸을 구석구석 더듬”고 잡아먹으려고 한다. 그저 “숨겨오던 불온한 상처들에 대해서 한 번쯤은 온전히 이해받고 싶었”(「아름다운 과거」)을 뿐이지만, “남의 고통은 문장으로부터 최고로 인기가 많고”(「뒤에서 오는 여름」), 언제나 배반당하는 혼자에게 이해는 기만의 다른 얼굴이라 “사람이 하는 말을 믿지 못해서/ 거울 속에 있는 자신도 믿지 못하고”(「파란 말」) 만다. 비슷한 아픔이 있어서 겪은 일이 많아서 우리는 한데 모여들었지 여기 최초의 목소리가 발생한 지점으로 분리수거된 여자들이 더 크게 몰려들고 있다 붕대처럼 칭칭 감긴 길을 풀어헤치자 곪아터진 상처들이 보도블록처럼 튀어오르고 급정거하던 차들이 추락하게끔 도로의 허리가 끊기고 있다 길가에 쏟아져나온 일회용 접시들 망가진 옷걸이들 코르크 마개들이 무리 지어 힘껏 날아오른다 날갯짓을 흩뿌리듯이 밤길을 뒤덮으며 앞으로 앞으로 뻗어나가면 너희는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워 닿은 이 빛이 세상의 싸늘한 호의라 해도 고장난 가로등 불빛들이 하나둘 켜진다 _「밤길」에서 안팎의 억압에도 화자들은 “나는 얼굴 한두 개쯤은/ 더 깨져도 안 아픈데”(「마녀의 거울」) 말하며 수차례 덧씌워진 피해와 각인되어버린 고통, 그리고 피해자 정체성으로 옭아매는 시선으로부터 벗어나는 균열을 드러내보인다. “약국 가서 망가진 얼굴이나 치장해야지/ 뒤뚱뒤뚱 잘못 걸어야지”(「뚱한 펭귄처럼 걸어가다 장대비 맞았어」)와 같이 평서문이 아닌 의지로 쓰이는 서술어와, “씨익 웃고,/ 버르장머리 없이 살아야지”(「바가지 머리」) 다짐하는 발화는 입꼬리에 매달린 쓰디쓴 맥락을 흘려보내고 스스로를 사랑하기 시작하는 순간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여자밖에 팰 줄 모르는” 남편을 병에 가둬놓고 “찢긴 자국과 멍든 개수만큼 위자료를 두둑하게 챙겨서”(「토스터에서 식빵 대신 주먹이 튀어오르던 날, 마녀는 오이를 썰어 피클을 담갔지」) 떠날 ‘마녀’의 내일은 파도의 빛깔로 얼마나 찬란할까? “똑바로 걸어갈 거야/ 마주쳐도 못 알아보도록 점점 멀어질 거야”(「내가 공짜여서 사랑한 거니?」) 결심하고 걸어가는 그의 자유로운 뒷모습은 새로운 주체성의 방향을 발자국으로 가리킨다. 박세랑의 시가 보여주는 경쾌함과 뜨거움은 상처와 치욕의 늪에 결단코 삼켜지지 않으려는 매번의 안간힘과 불굴의 용기로부터 비롯된다. 치욕에 으깨어진 몸을 반죽해 끈적끈적한 디저트로 구워냄으로써 아직 채 끝나지 않았던 폭력의 식사에 안녕을 고하고, 오욕에 짓밟힌 얼굴과 몸을 더 당당히 드러내고 자신만의 고유한 식욕에 도달하기 위한 시큼한 애피타이저를 한가득 발명해냄으로써 상처의 심연에 오래도록 정박해 있던 삶의 중심을 고착된 경계의 바깥으로 조금씩 옮기기 시작한다. _이철주 해설, 「얼굴 없는 마녀의 치욕 요리법」에서 박세랑의 화자는 혼자 떠나지 않는다. 언제나 혼자였지만, 혼자에게 유독 살 깊숙이 박혔던 상처를 알기에 그는 혼자들과 함께 떠나고자 한다. 물론 삶을 향한 의지는 스스로 발생하여 자급자족하지는 않는다. 하여, 시인은 혼자들이 서로 돌보고 여럿이 되는 모습을 그리며 그들이 완전히 꺾이지 않도록 붙든다. “기억할 거야 절대로 기억할 거야” 말하며 “찢겨나간 장면을 온몸으로 꾹꾹 눌러박는” ‘나’는 “겪어보지 않으면 전부 남의 고통인 거지?” 되물어 유독 약자에게 엄혹한 “사방”을 “얼음처럼 녹아내”(「벼랑」)리게 한다. 바로 “살아 날뛰던 상처들이 큰 목소리로// 아직 덜 깨어난 상처들을 흔들어 깨우고 있”(「진화하는 영혼」)는 풍경이다. 박세랑은 “사랑하던 사람은 자꾸만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살아가는 건 끝끝내 죽음으로 자신을 내모는 일인 걸까”(「액자」) 곱씹으면서도, “찢긴 자리가 얼마나 쓰라린지” 아는 “찢겨본 자”의 언어를 발명해내고, ‘벼랑’에 몰린 혼자들에게 “붙들어야 해 상처 이후의 삶을”(「이후」) 하고 간절히 당부한다. 그러므로 박세랑에게 이르러 시는 혼자들의 오늘을 내일로 이어주는 안부이자 연대의 목소리가 깃드는 장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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