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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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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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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8078890
쪽수 : 352쪽
헤르만 헤세  |  뜨인돌출판사  |  2022년 05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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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헤르만 헤세가 21세기 탐서가들에게 전하는 문학과 책에 대한 경이로운 찬가 헤르만 헤세는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이며, 욕심 많은 장서가이며, 뛰어난 서평가였다.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는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이러한 숨은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헤세가 사랑한 불멸의 고전과 그의 폭넓은 문학관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에 관한 에세이’다. 헤세는 어린 시절 마음을 끈 《로빈슨 크루소》와 1830년대에 나온 《천일야화》 번역본부터 <바가바드기타> <길가메시 서사시> <논어>와 <도덕경>까지 하나하나 열거하며 그를 만들어온 책의 세계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또한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부터 책장을 정리하는 자신만의 원칙, 1900년대 당시의 비평 트렌드와 독서 세태에 이르기까지 책에 얽힌 폭넓은 주제를 자유롭게 다룬다.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위트 있고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모두 책에 대한 지극한 경외심과 존경심에서 발단한다. 책과 문학의 본질을 꿰뚫으며 치밀하고 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에는 여전히 책이 필요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상세이미지
저자 소개
저자 : 헤르만 헤세 1877년 독일 남부 칼프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시인 외에는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수도원 학교에서 도망친 뒤 시계 공장과 서점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했으며, 열다섯 살 때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등 질풍노도의 청소소년기를 보냈다. 방랑, 자아의 추구, 예술가적 삶은 《수레바퀴 아래서》《크눌프》《데미안》《싯다르타》《황야의 이리》 같은 주요 작품들에 두루 나타나는 헤세 문학의 큰 주제다.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가는 사춘기의 고통을 묘파하고, 동양 사상과 신비주의에 대한 경외감을 삶의 바탕으로 삼았던 헤르만 헤세는 위대한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이며, 욕심 많은 장서가이며, 뛰어난 서평가였다.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Die Welt der Bucher는 책과 문학에 대한 에세이를 모아 엮은 책으로 헤르만 헤세의 애서가이자 탐서가로서의 모습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역자 : 김지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베르트람 아저씨는 어디에?》 《파가니니》 《내가 읽은 책과 그림》 등이 있다.
목 차
독서에 대하여 1 책의 마력 서재 대청소 소설 한 권을 읽다가 애독서 작가에 대하여 젊은 작가들에게 띄우는 편지 글쓰기와 글 문학과 비평이라는 주제에 대한 메모 시에 대하여 언어 독서와 장서 글 쓰는 밤 세계문학 도서관 책과의 교제 독서에 대하여 2 신사조들에 관한 대화 예술가와 정신분석 환상 문학 빌헬름 셰퍼 주제에 의한 변주 특이 소설 문학에서의 표현주의에 대하여 최근의 독일문학 낭만주의와 신낭만주의 주 출처 헤르만 헤세 연보
출판사 서평
“인간이 자연에게서 거저 얻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으로 만들어낸 수많은 세계 중 가장 위대한 것은 바로 책이라는 세계다.” 헤르만 헤세의 책에 관한 경이로운 에세이 헤르만 헤세는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이며, 욕심 많은 장서가이며, 뛰어난 서평가였다.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는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이러한 숨은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헤세가 사랑한 불멸의 고전과 그의 폭넓은 문학관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에 관한 에세이’다.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을 개정하여 새로운 디자인과 장정으로 독자를 만나게 되었다. 헤세는 괴테의 고전부터 <바가바드기타> <길가메시 서사시> <논어>와 <도덕경>까지 하나하나 열거하며 그를 만들어온 책의 세계를 오롯이 공개한다. 또한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부터 책장을 정리하는 자신만의 원칙, 1900년대 당시의 비평 트렌드와 독서 세태에 이르기까지 책에 얽힌 폭넓은 주제를 자유롭게 다룬다.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위트 있고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모두 책에 대한 지극한 경외심과 존경심에서 발단한다. 책과 문학의 본질을 꿰뚫으며 치밀하고 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에는 여전히 책이 필요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책과 문학에 바치는 유별난 애정과 찬사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는 헤세의 수많은 에세이 가운데 책과 독서에 관한 글을 골라 편집한 책이다. 헤세는 독자들을 향해 책을 낯설어하거나 어려워하지 말고 친구를 사귀듯 친숙하게 지내기를 독려하면서, 오랜 세월 책을 읽고 수집해온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책이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마치 스포츠뉴스나 강도살인사건처럼 한동안 너도나도 읽어 대화의 소재가 되었다가 이내 잊히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책은 그 내면의 아름다움과 힘을 활짝 열어 보여준다.” ‘서재 대청소’라는 글에서 헤세는 이사를 앞두고 무려 8일에 걸쳐 수천 권의 책들이 가득 들어찬 서재를 정리했던 일을 돌아보며 그의 유별난 책 사랑을 보여준다. “엄청난 일거리 때문에 지난 8일 동안 꼼짝을 못 했다. 이사를 앞두고 12년 만에 처음으로 서재를 싹 치우고 짐을 꾸려야 했던 것이다. 하루에 네다섯 시간씩 꼬박 바친 중노동에 저녁마다 등허리가 쑤시고 머리가 휑해져, 단순노동 끝에 누릴 수 있는 피로감을 톡톡히 맛보았다. 남들이라면 훨씬 간단하고 수월하게 해치울 일이겠지만 나는 유난히 꼼꼼하게 아주 꼼꼼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수천 권의 책들이야말로 나의 재산목록 1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젊은 시절 서점과 헌책방에서 일하며 책 다루는 법을 배웠기에 더욱 그러하리라. 이제는 전설처럼 아득하기만 한 19세기 말, 그때만 해도 온갖 까다로운 격식들을 엄격하게 지켰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헤세는 과연 어떤 기준을 통해 장서를 선별했을까? 헤세의 원칙은 ‘가치가 없는 건 가급적 장서로 들여놓지 말고, 일단 검증된 것은 절대 내버리지 않기’다. 또한 독서란 단순히 백 권, 천 권의 베스트셀러를 읽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관심과 필요에 따라 책을 한 권, 한 권 읽고 간직하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빛을 발한다고 이야기한다. 한 권, 한 권 공들여 모은 책으로 이루어진 장서를 바라볼 때 느끼는 만족감과 자부심에 대한 헤세의 표현을 보면, 그가 진정한 애서가였음을 알 수 있다. “책을 사 들고 와 처음 펼쳐들던 순간들의 자잘하고 소중한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채 한 권씩 모은 책이 어느덧 사방 벽면을 빼곡히 채우노라면, 아마 누구라도 가슴 뿌듯한 소장의 기쁨과 함께 예전에는 책을 모으는 즐거움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을 것이다.” 헤르만 헤세만의 ‘독서론’ 헤세는 독서를 가볍게 생각하는 독자들을 준엄하게 꾸짖는다. 애초부터 진지하지 못한 자세로 독서에 임하다 보니, 정작 독서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은 적은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말이다. 헤세는 이렇게 말한다. “아마 사업을 그런 식으로 하면 금방 망할 텐데.” 다른 일상사에서는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정작 독서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듯 방만한 태도를 취하는 세태를 꼬집는 헤세의 위트 넘치는 풍자다.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독서는 정신집중을 요하는 일인데, 정신을 ‘풀어놓으려고’ 책을 읽는다는 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정신을 분산시킬 게 아니라 오히려 집중해야 한다.” 헤세의 일갈이다. 그는 책에 열중하지 못하는 독자를 가리켜 ‘불량독자’라고 칭한다. 그리고 불량독자의 해악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부당한 효과를 끼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헤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양적인 독서’가 아니라 ‘질적인 독서’다. 영화와 TV, 인터넷과 SNS 등 정보의 홍수에 시달리며 독서를 게을리하는 21세기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지적이다. “만약에 정말 이럴 수만 있다면, 지금 읽는 것의 10분의 1가량만 읽는다고 해도, 우리 모두 열 배는 더 행복하고 풍족해지리라. 그래서 우리의 책들이 더 이상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그 결과 우리 작가들이 열 배쯤 적게 쓴다 해도 세상에 해가 될 일은 결코 없으리라. 아무렴, 쓰는 게 문제인가. 읽는 게 훨씬 중요하지.” 헤세는 책을 두 번, 세 번 거듭해 읽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혹시 어떤 책을 처음 읽으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거든 얼마쯤 지난 후에 꼭 다시 읽어보라. 두 번째 읽을 때 비로소 그 책의 진수를 발견하게 되고, 표면적인 것에 불과했던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글 고유의 힘과 아름다움이라 할 내면의 가치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얼마나 경이로운 경험인지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두 번을 즐겁게 읽은 책이라면, 비록 책값이 만만치 않을지라도 반드시 구입하도록 한다.” 그런가 하면 전문가나 권위자들에 의해 강요되는 독서가 아닌 각자의 취향과 관심에 걸맞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최우수 도서나 최우수 작가 100선 같은 건 세상에 없다. 절대적으로 정확한 비평이란 것도 없다.” 어떤 이들은, 헤세가 원칙을 내세우며 책 읽는 자유를 제한하려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헤세의 책 세계 속에는 책에 대한 애정이 만들어낸 꼬장꼬장한 독서론과 철없이 해맑고 자유로운 영혼의 독서론이 충돌하는 듯 균형을 이룬다. 오랫동안 책과 끊을 수 없는 단단한 관계를 맺어온 그의 이야기는 많은 독자들에게 책과의 관계를 돌아보도록 일깨운다. 이 책은 헤세처럼 읽고 생각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헤르만 헤세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책과 문학이 선사하는 순수한 기쁨을 누리기 위해 책과 사랑에 빠지는 것, 그것 하나다. <추천의 글> 책을 즐겨 읽다 못해 책에 삶의 일부를 내어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책이라는 세계에 매료되어 책을 쌓아놓고, 틈만 나면 책을 읽고, 책에 대해 말하고, 책을 쓴다. 책에 관해서 묻는다면 그들은 언제든지 눈을 빛내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다. 하물며 그것이 헤르만 헤세라는 위대한 작가라면야. 헤세는 책을 고르고 읽는 방법부터 당시의 비평 트렌드와 독서 세태에 이르기까지 독서에 얽힌 폭넓은 주제를 거침없이 다룬다. 그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어쩐지 먼 이야기 같지 않다. 책이라는 무한한 세계는 그때도 지금도, 그에게도 우리에게도, 여전히 지극히 넓고 아름다운 모양이다. 김겨울_작가 겸 유튜버 <책 속으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우리 같은 작가들에게 반가운 일이지, 불평하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태도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길게 보면 어떤 직업이든 온통 오해받고 오용되는 게 달가울 리 없듯이, 인세 수입이 대폭 줄어들지언정 심드렁한 독자 수천보다는 단 열 명이라도 제대로 알아주는 독자들이 더 고맙고 기쁘다. 바로 그런 이유로 감히 주장한다. 남독濫讀은 결코 문학에 영예가 아닌 부당한 대접이라고 말이다. 책이란 무책임한 인간을 더 무책임하게 만들려고 있는 것이 아니며, 삶에 무능한 사람에게 대리만족으로서의 허위의 삶을 헐값에 제공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와 정반대로 책은 오직 삶으로 이끌어주고 삶에 이바지하고 소용이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 그러므로 독자들에게 불꽃 같은 에너지와 젊음을 맛보게 해주지 못하고 신선한 활력의 입김을 불어넣어 주지 못한다면, 독서에 바친 시간은 전부 허탕이다.(12~13쪽) 온종일 일에 매달리다 보니 간혹 묘한 순간들이 있었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책들을 북동향의 작은 테라스로 한 아름씩 안고 나가 조심스레 돌난간 위에 차곡차곡 괴어놓고는 서너 권씩 마주 쳐 털다가 있었던 일이다. 8절판의 두껍고 무거운 책 두 권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살살 치면서 먼지가 날리는 모양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무념무상으로 기계적으로 작업하다가 언뜻 정신이 들면서 책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슈펭글러Oswald Spengler의 《서구의 몰락》Der Untergang des Abendlandes이었다. 순간 수많은 기억과 상념들이 밀려들었다. 맨 처음 든 생각은, ‘내가 여기 이러고 서서, 내 교양의 창고가 혹시나 먼지에 파묻힐세라 좀이 슬세라 걱정하며 이 책에서 조심조심 먼지를 털어내는 모습을 우리 아들들이나 다른 젊은이들이 봐야 하는데!’였다.(34쪽) 책이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마치 스포츠뉴스나 강도살인사건처럼 한동안 너도나도 읽어 대화의 소재가 되었다가 이내 잊히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책은 진지하고 고요히 음미하고 아껴야 할 존재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책은 그 내면의 아름다움과 힘을 활짝 열어 보여준다. (202쪽) 독서도 다른 취미와 마찬가지여서, 우리가 애정을 기울여 몰두할수록 점점 더 깊어지고 오래간다. 책은 친구나 연인을 대할 때처럼 각각의 고유성을 존중해주며, 그의 본성에 맞지 않는 다른 어떤 것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무분별하게 후닥닥 해치우듯 읽어서도 안 되며, 받아들이기 좋은 시간에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읽어야 한다. 섬세하고 감동적인 언어로 쓰여서 무척 아끼는 책들이라면 때때로 낭독하도록 한다.(210쪽) 철저히 알아야 진정으로 소유하게 된다. 들썩이는 호기심으로 온갖 시대 온 나라 문학의 별별 습작과 수준미달의 작품들을 꿀꺽꿀꺽 집어삼킨 이보다, 우수한 제 나라 작가 서너 명을 반복하여 완벽하게 읽은 사람이 훨씬 더 풍요로우며 많은 것을 깨치게 된다. 머릿속 가득 수천 권의 책제목과 작가의 이름을 공허하게 떠올리는 것보다 몇 권 안 되는 책일망정 속속들이 알아 그 책들을 손에 집어 드는 순간 그것을 읽던 수많은 시간들의 감동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편이 더 귀하고 만족스러우리라. (211쪽) 바닥에 아무리 멋진 카펫이 깔려있고 호화로운 벽지와 명화가 온 벽을 뒤덮고 있다 한들, 책이 없다면 가난한 집이다. 또한 책을 알고 소유하고 아끼는 사람만이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도록 도와줄 수 있다. 자녀들이 엉터리에 탐닉하거나 최고의 것을 너무 성급히 맛보아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지켜줄 수 있으며, 이들 젊은 영혼들 앞에 미와 정신의 나라가 활짝 열리는 그 잔잔한 과정을 함께 경험할 수도 있다. (223쪽) 진심으로 생각하건대, 작가의 직분이란 세상에서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판별하는 일이 아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의미라는 것이 그저 단어에 불과함을, 세상의 그 어떤 것에도 없으면서 또한 모든 것에 있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과 그러지 않아도 될 일이 따로 있지 않음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그런 소임, 그런 고결한 직분을 가진 사람들이 작가다. (278쪽) 청춘이 괴로운 것은, 기운은 넘쳐나는데 가는 데마다 규칙과 관습의 벽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참을 수 없이 증오하는 건 아버지가 붙들려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규칙과 관습들이다. 경건의 면상을 향해 정면으로 주먹을 날리는 행위는 어머니의 치마폭에서 떨어져 나오기 위해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그러니 이제 젊은 세대가 자신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 키웠던 수십 년 세월의 시민세계가 몰락하고 있음을 느끼며 기뻐 날뛰는 건 당연하다.(299쪽) 사랑이란 참으로 기이하니, 예술에서도 그러하다. 사랑은 모든 교양, 지성, 비판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낸다. 가장 멀리 있는 것을 서로 묶어주며, 최고로 오래된 것과 가장 최신의 것을 나란히 둔다. 사랑은 일체를 독자적인 구심점으로 수렴함으로써 시간을 극복한다. 오로지 그것만이 확실하며 그것만이 옳다. 왜냐하면 사랑은 옳다고 주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사랑하는 까닭에, 그 앞에는 신성한 것도 미심쩍은 것도 없다. 케케묵은 구닥다리 책이건 떠들썩하게 유행하는 팸플릿이건 정신의 숨결이 느껴진다면, 사랑 앞에서는 다 똑같다.(302쪽) 너무나 위대한 것을 아주 조금밖에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지극히 사소한 것에도 활활 불타오를 수 있는 사람보다 훨씬 더 가난하고 가련하다.(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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