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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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변혜지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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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2042251
변혜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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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국내도서 > 시/에세이 > 한국시 > 현대시 “꿈속의 나는 아름다웠다. 나의 아름다움이 나의 의지와 무관하였다.” 묵시록적인 비전을 들고 현대시의 전경에 새롭게 등장한 판타지 멸망 이후에도 세계라는 꿈은 계속된다, 변혜지 첫 시집 출간! 202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남다른 사유의 깊이, 막힌 혈로를 뚫듯 날카롭고 예민하되 부드러움과 유연함을 아우르는 너끈한 묘사력”(심사위원 김영남·이학성)을 지녔다는 평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변혜지 시인의 첫 시집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힘이 넘치는 상상력을 유감없이 휘어잡는 문장력이 돋보이는 총 45편의 시를 묶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걸출한 개성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본문에서 작은 크기로 처리된) ‘나’의 탄생을 알리며 시는 시작된다. 곰비임비 쌓여 끝없이 이어지는 꿈속 이야기. 차원의 문을 넘나들며 숨바꼭질하는 ‘나’와 아이들과 그 모든 등장인물의 미래는 어떻게 됐을까. 부를 나누지 않고 흐르는 시편들은 알레고리의 반복과 변주를 보여주며 긴 호흡으로 이어지고 하나의 서사처럼 읽힌다. 시집의 제목은 2010년대 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웹 소설 시장을 주도했던 『전지적 독자 시점』(싱숑, 문피아와 네이버에 시리즈 연재, 2018~)에 등장하는 판타지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에서 따왔다. “끝이야, 모두 끝났어”라 말할 수 없는, “그런 말은/하고 싶어도 해서도 안 되는”(「대과거」) 세계의 비정非情을 가리키며 시인은 독특한 시적 판타지 공간으로 독자를 밀어넣는다. 이미 세상에 태어난 나, 현실의 장벽을 넘어서려는 나, 넘지 못하는 나, 소외와 절망과 체념의 굴레 속에서 정체를 잃어버린 나 그리고 셀 수 없는 멸망을 목격하고 또 한 번의 멸망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 있는 나. 변혜지의 시는 이세계異世界 혹은 아포칼립스물로 분류되는, 전술한 웹 소설의 세계관-순식간에 생존 게임에 걸려든 주인공의 이야기-과 궤를 같이하는 듯하나, 그에 못지않게 냉혹한 현실의 정조를 반복적으로 상기시킴으로써 독자의 몰입을 끌어낸다. 밝음으로 치장된 서정적 풍경 대신 암흑 속에서 희박한 가능성만이 점멸하는 세계를 매우 뚜렷한 상으로 제시함으로써, 가망 없는 현실의 벼랑 끝에 선 화자의 표정을 다각도로 비춘다. 변혜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이미 완료된 대과거와 아주 작은 수정의 가능성이 있는 미래와의 관계다. 그리고 시인에게 현재는 레고 같은 사람들이 동시적으로 꾸고 있는 엄청난 재앙이다. 이미 수없이 반복된 꿈이기 때문에 시인(독자이자 주인공이자 작가)이 예측 못 할 만한 사건은 없다. 대참사는 꿈이 자신의 긴 팔을 뻗는 것과 같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과 거의 같다. -박판식, 해설 「묵시록의 성찬」에서
저자 소개
저자 : 변혜지 시인 변혜지는 202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목 차
시인의 말 내가 태어나는 꿈 플라스틱 아일랜드 불시착 대과거 레고 피플 꿈이 긴 팔을 뻗어 내가 되는 꿈 쌍둥이 희박하게 끓어오르는 물 팩맨 누군가 또다시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다 그거 그대로 내버려둬 개명 메리고라운드 예쁜꼬마선충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절대 멸망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브릭하우스 여름에 꾼 꿈 공작새 마음 원테이블 키친 원 히트 원더 모자의 일 세카이계 만화 언더독 테라포밍 ZERO 끝나도 끝나지 않는 러브 딜리버리 숏츠 Enter the World 무해한 놀이 매일 변화하는 행동생물학 Chicken or Beef? 마침내 희재를 위한 세계를 하늘과 땅 사이에 뭐가 있더라? 포장도로 화반석 정원 스카이다이빙 여섯번째 날 믿음을 키우는 방법 플로럴 폼 해변에서의 일 말씀과 삶 탑독 해설 묵시록의 성찬ㆍ박판식
출판사 서평
변혜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이미 완료된 대과거와 아주 작은 수정의 가능성이 있는 미래와의 관계다. 그리고 시인에게 현재는 레고 같은 사람들이 동시적으로 꾸고 있는 엄청난 재앙이다. 이미 수없이 반복된 꿈이기 때문에 시인(독자이자 주인공이자 작가)이 예측 못 할 만한 사건은 없다. 대참사는 꿈이 자신의 긴 팔을 뻗는 것과 같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과 거의 같다. -박판식, 해설 「묵시록의 성찬」에서 전통과 고유성에 대한 반격 폐허의 중심에 선 시시포스의 몸짓 전생에 손에 쥐었던 낙엽이 뺨을 스쳐서, 나는 자꾸만 얼굴을 긁는다. 이 어둑한 산책로의 농담을 가늠할 수가 없다. 얼마나 오래 씹었으면…… 왜 이번에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반복 상영되는 영화를 보는 사람처럼 다른 곳을 바라보며 너는 금세 녹는 사탕 한 알을 입에 넣는다. 시스템을 초기화하시겠습니까? -「누군가 또다시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다」 부분 변혜지의 시 세계가 보여주는 것은 부조리를 문제화한, 문학사적으로 유구한 논의에 대한 재해석이다. “오래된 장승”이 있는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모방의 형태로 “장승 놀이를 하”(「불시착」)면서 성장하고, 기다림을 배운다. “아직 기다려야 한다고”(「대과거」) 말하는, 세뇌에 가까운 속삭임이 외부로의 탈주를 막는다. 무엇을 위한 기다림인 줄 모르면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이후를 상상하면서, 무방비 상태의 화자는 꿈속에서 점점 비대해져간다. 소인국의 포로가 된 걸리버처럼 낯선 세계에 결박된 채 영문 모를 ‘보호’를 받으며 잠들어 있다 끝내 도시 전체와 나를 부수고 깨뜨리는 또 다른 나로 인해 잠에서 깨어난다(「레고 피플」). 그 순간 새롭게 도래한 ‘나’는 누구인가? 변혜지의 시는 주체의 정체성이 확립되기도 전에 맞이하는 분열과 와해의 과정을 낱낱이 파헤친다. “아주 먼 옛날”(「팩맨」)부터 전승된 집단의 폭력이 지배하는 곳, 자유의 몸짓을 간단히 꺾어버리는 외부 세계로의 진입. 이로써 변혜지의 시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다. 시인은 화자가 순수하게 인식하던 세계의 예측 불가능한 흐름을 보여주면서 그에 대한 공포에 가까운 반응을 기록한다. “부엌장 위에 놓여 있던 먼지 쌓인 그라목손이 사라졌을 때”(「쌍둥이」) 화자인 ‘나’의 존재는 최소화(혹은 왜소화)되고, 한때 보호의 명목으로 화자를 둘러쌌던 “작은 사람들”의 자리로 전락한다. “날개가 찢기는 것도 모르는 작은 사람들은 영영 작은 사람들이”지만 “신을 대신하여 말씀을 전하라는 신탁을 받”은 ‘그’가 돌연 모습을 드러낸다. 길을 떠나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는 ‘그’는 이제는 화자마저 포함된 작은 사람들을 지나쳐, “커다란 입을 가진 사람들의 마을”을 지나쳐, 새로운 신전을 짓는다(「팩맨」). 언젠가 녹을지도 모를 눈[雪]으로 만든 신전에서 신을 무릎 꿇린 채 경건한 말씀을 전하는 ‘그’는 변혜지 시의 또 다른 주인공일 것이다. 등장과 동시에 ‘그’의 존재는 잠시 ‘나’와 연결되었다가 장면의 전환으로 끊어진다. 또 다른 인물 ‘희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대신 꾸는 희재의 꿈”(「메리고라운드」), “희재의 꿈에서 캐낸 푸른 감자 한 알”(「원테이블 키친」), “내가 돌본 희재의 마음들”, 그 모든 것이 ‘마지막’을 향해 치달을 때 화자는 “희재를 향해 열린 문 속으로”(「ZERO」) 희재를 따돌리고 뛰어든다.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건 네가 아니야. 내가 꿈속의 나를 향해 소리치”(「언더독」)는 절박한 외침조차 ‘꿈’이라는 현실과 유리된 시공간에서는 공허하다. 시인이 그리는 새로운 세계의 반동적 움직임, 안팎이 불분명한 겹겹의 꿈속에서 시시각각 변모하는 주체의 얼굴은 독자로 하여금 ‘그(혹은 나)는 누구인가’의 문제보다 이 쉼 없는 존재의 변형과 운동이 일어나게 된 이유를 생각하게 만든다. 신을 대행하는 존재이건, 고유명사로서 이름을 획득한 존재이건 간에 시 속의 인물들은 움직이고 움직인다. “나를 위한 세계를 마저 그릴 수 있도록 산책로에서의 걸음을 늦추”기 무섭게 들려오는 “각성하십시오”(「테라포밍」)라는 반복 명령은 정체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 변혜지 시 세계의 생존 법칙을 드러낸다. 마치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은 시시포스처럼, 존재하는 한 삶의 “페이지를 덮지 않은 사람”(「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으로, “끝나지 않을 여행을”(「절대 멸망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계속하는 것이다. 끝나도 끝나지 않는 링크로 연결되는 이세계異世界의 열린 결말 강보에 둘러싸여서 우리는 분주합니다. 흘러내리지 않으려고 떠오르지 않으려고 태어나지 않으려고 그러나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말씀과 상관없는 삶이 시작됩니다. -「말씀과 삶」 부분 독자는 어느 순간 다중의 인물과 목소리가 연쇄적으로 출현하는 이 모든 정황이 한꺼번에 목격되는 시점의 위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답처럼, 아마도 시인일 화자의 목소리는 불쑥 끼어들어 “이 시는 눈동자에 남반구 식물을 심게 된 경위를 다루고 있”고 “나는 내가 깨달은 것을 기록하기 위해 앉아 있”다고 말한다. 변혜지의 시에는 계절의 끝이자 순환의 시작점인 ‘겨울’이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시 속에서 눈은 내리고 녹기를 반복하면서 새하얀 순수와 시커먼 진창을 번갈아 보여준다. 태어나 죽음으로 나아가는 삶, 나를 잃어가는 삶, 추위가 덮친 폐허의 현장에서 시인은 불현듯, 봄을 기다릴 것도 없이 지구의 자전축을 돌려 겨울과 맞닿은 남반구의 여름을 불러온다. 시인(화자)은 “눈을 감고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이 고요한 파수把守의 행위는 사랑이 아니지만 사랑 같”은 것이라 말하며 눈동자 속에 식물을 심고 가꾼다. 그리고 이러한 묘목 행위가 시적 자아의 자발적 결정임을 증명하는 마지막 한 문장 “이것은 창문 안쪽에서 일어난 일이었다”(「절대 멸망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를 덧붙인다. 고함과 비명이 터져 나오고, 온갖 위협적인 것이 도사리고 있는 “창문 밖”의 풍경은 앞서 수없이 화자의 반응을 끌어냈지만 ‘이후’를 상상할 수 없는 즉각적이고 비자발적인 것으로 그려져왔다. 반면 북반구의 겨울과 동시에 존재하는 남반구의 여름, 꿈속의 ‘그 애’는 전혀 아름답지 않은 “작은 바위 같은 물건을”(「여름에 꾼 꿈」) 주머니 속에 넣고 누구에게도 주지 않는다. 명백한 의도를 지니고,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는 화자를 등장시킴으로써 변혜지는 점점 이 독특한 판타지의 출구로 향해 간다. 시시포스의 신화를 연상케 하는 ‘바위’ 이야기나, 안식년 동안 자기를 대신해 자리를 맡아줄 수 없느냐는 신의 제안을 거절하는 화자의 모습에서 우리는 끝내 인간이기를 선택함으로써 삶의 고통까지 끌어안는 존재 방식을 보게 된다. “고치 속 애벌레에게 봄이 오는 고통……”(「끝나도 끝나지 않는」)은 어쩌면 화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아름다움’의 근원일지도 모른다. 월동 중인 애벌레 고치, 가지를 곤두세운 헐벗은 활엽수들, “믿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흐르는 구름, “믿을 수 없이 새하얀 연기가” 흘러나오는 굴뚝 모두 도래할 미래 앞에 평등하게 펼쳐져 있다. 살아 움직이는 풍경을 사랑한 대가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자꾸만 잊어버리고,” “얼굴을 잃어도” 계속되는 마음(「탑독」)이 우리를 끝없는 삶의 판타지로 이끈다. 시집의 해설을 맡은 박판식의 말처럼 “시의 화자가 이 세계를 ‘멸망한 세계’라고 부르거나 반대로 ‘절대 멸망하지 않는 세계’라고 바꿔 불러도 그 내용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이 원환론적인 세계는 화자에 의하면 사랑(길항하는 미움, 분노, 증오……)에 의해서 생겨났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것이 끝나지 않는 한 멸망해도 다시 환원되거나 초기화된다”. 흥미로운 웹 소설에서 얻은 모티프를 철학적 주제로 확장한 변혜지의 시 세계는 예측 불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독자 모두와 시의 안팎에서 끝없는 변주로 목소리를 교환하면서 신의 전지적인 위엄을 무너뜨린다. 시인이 그리는 저항의 몸짓은 다름 아닌 희망이다. 변혜지는 멸망한 세계에 태어나 절대 멸망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고 움직이는 작은 신들, “말씀과 상관없는 삶”을 사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구”할 페이지를 열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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