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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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걷는사람 시인선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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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3412350
쪽수 : 136쪽
이명윤  |  걷는사람  |  2024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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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그러니까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죽음이 슬픔을 우아하게 맞이하도록” 절망과 슬픔과 죽음을 넘어서는 생성의 힘 조용하고 따뜻하고 웅숭깊은 긍정의 세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2006년 전태일문학상을 받고, 2007년 계간지 《시안》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명윤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13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사람과 사람살이를 긍정하는 53편의 시를 선보인다. 이명윤의 시집을 펼치면, 멀고 아득하지만 선명한 슬픔이 울음의 발톱을 세우고 걸어온다. 하지만 낯익은 삶의 면면을 다정한 시선으로 묘파하는 일에 능숙한 시인은 “자꾸만 삶을 향해 흔들리는 나를 잊으려/당신을 따뜻하게”(「수의」) 안아 주려는 애틋한 사유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작품 속 화자는 “밀봉된 슬픔은 유통 기한이 길다”(「꽁치 통조림」)는 사실을 알기에 “한 번도 맛집이 되어 본 적 없는”(「맛집 옆집」) 옆집의 마음에 깊이 골몰하고, “온종일 뒹굴어도 아이들처럼 지치지 않는 울음의 자세”(「억새들」)에 몰두하는가 하면, 때로는 “세상 앞에 다시,//고개를 바로 드는 일”(「묵념」)에 관해 생각한다. 시인은 세계를 톺아보는 특유의 조심스럽고도 섬세한 시선으로 자신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멈추지 않는다. 가령 “최선을 다해 걷는 하루는 어떤 감정일까”(「안녕 하셉」)를 궁금해하고, “처음부터 세상에 없었던 사람으로/눈부시게 완성되는”(「눈사람」) 이가 감내해 왔을 감각을 가만히 떠올려 보는 것이다. 시인은 다감한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울림뿐만 아니라 국가 폭력으로 고통받은 생의 윤곽까지도 세밀하게 천착해낸다. “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라는 시를 쓴 미얀마의 한 시인이/무장 군인에게 끌려간 다음 날,//장기가 모두 적출되고 심장이 사라진 채/가족의 품으로 돌아”(「사라진 심장」)오는 비윤리적인 세계에서, “아직도 그때 세상이 진압하려 한 것이/무엇인지”(「오빠들이 좋아 산동입니다」) 알지 못한 채로 남겨진 이에게 반복되는 “절망과 슬픔과 죽음”을, “얼마나 많은 꽃잎을 덮어야”(「사라진 심장」) 감히 채울 수 있는 것인지 고심하면서. 다만 시인은 세계를 둘러싼 의문과 불확실함, 실재하는 폭력을 피하지 않고 대면함으로써 죽음을 완성하는 삶의 간절함을 이야기한다. 이때 이명윤이 그려내는 심연은 곧 “위대한 철학이 아니라 울음과 쓸쓸함과 서러움과 슬픔, 외로움과 미안함과 식은땀으로 엮은 그물망”(김수우, 추천사)이며, 현실을 감내하기 위해 필요한 긍정의 힘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삶을 대하는 견고하고도 우아한 태도로 귀결된다. 그러니 “어느 세계에도 스며들지 못한”(「옥수수밭의 물고기」) 생을 긍정하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라는 문장으로 함축되는 과정을 그저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밖에. 김재홍 문학평론가가 이야기하듯, 이명윤의 시 세계는 절망과 슬픔과 죽음을 매우 혹독하게 겪은 뒤에야 얻을 수 있는 생성과 긍정의 힘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는 이명윤의 작품이 보여 주는 조용하고 따뜻하고 웅숭깊은 긍정의 세계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생성을 자신의 시적 윤리학으로 선택한 데서 온다는 점을 짚어내며, 자연 대상에의 감정이입과 물아일체의 고요한 서정을 추구하는 일반적인 시법(詩法)에서 과감히 벗어날 수 있는 시인의 힘을 포착해낸다. 이 책을 펼친다면, 고통 속에서도 묵묵히 삶을 조명하는 여리고도 강한 마음이 건네는 안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이명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2006년 전태일문학상을 받고, 2007년 계간지 《시안》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을 냈다.
목 차
1부 우는 사람 옆에 우는 사람 귀 고라니가 우는 저녁 사라진 심장 옥수수밭의 물고기 완벽한 계절 목련 안녕 하셉 억새들 오빠들이 좋아 산동입니다 독거노인이 사는 집 알람 꿈 당신이 다시 벚나무로 태어나 꽁치 통조림 2부 데스 매치 눈사람 불편 복지과 가는 길 나비 사랑 데스 매치 개 새끼 한 마리 오천 원 재래식 무기 맛집 옆집 묵념 그 동네 가로수 길 반구대 암각화 검게 타 버린 생각들 곡소리 3부 유리창에 적힌 글자 향토 예비군의 노래 수의 동백 아가씨 김우순 무중력 도시 좀비 신문 베트남 쌀국수 그 섬에는 문득 정동진 두 번째 구두 한 장의 사진 흰죽 4부 서러운 마음은 죽어도 펄펄 눈을 뜨고 있다 살구꽃이 피었다구 꽃이 핀다는 것 멸치는 힘이 세다 신부의 아버지 가오치 타이어 아웃 폭염 우리나라 만세 봄밤도서관 아내 저녁이 온다 첫눈 해설 모든 생성을 긍정하는 사유의 진경 ―김재홍(시인·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시인의 말 어느 시인처럼 진심과 반성을 담은 시를 쓰고 싶었으나, 아직도 감당할 역량이 되지 않는다. 그 속상함이 하루하루 시를 쓰게 한다. 그 부끄러움이 눈처럼 쌓이더니, 어느 날 세 번째 시집을 낳았다. 2024년 봄 이명윤 책 속에서 사람이 죽어도 얼마 동안, 귀는 싱싱한 이파리처럼 살아 있다고 한다. 심장도 멎고 팔다리도 고무처럼 축 늘어졌는데 듣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눈도 뜨지 못하고 입술은 또 거멓게 변해 가는데 신기하게 살아 있다고 한다. 친구들 발자국 소리? 엄마가 부르는 소리? 무슨 소리가 귓바퀴를 타고 흘러들기를 기다리는 건지, 대체 뭐가 그렇게 궁금한 것인지, 모든 불이 꺼지고 칠흑 같은 어둠만 깃들어 차갑게 숨이 식어 가는 빈집에서 귀는 끝내 고집을 부리며 저 홀로 남아 도둑고양이처럼 세상을 엿듣고 있다고 한다. ―「귀」 전문 울음은 먼 곳까지 잘 들리는 환한 문장 지붕에 부뚜막에 창고에 잠든 슬픔의 정령이 일제히 깨어나는 저녁 나는 안다 마당의 개도 목련도 뚝 울음을 그치고 달도 구름 뒤에 숨는 오늘 같은 날엔 귀먹은 뒷집 노인도 한쪽 손으로 울음을 틀어막고 저녁을 먹는다는 것을 ―「고라니가 우는 저녁」 부분 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라는 시를 쓴 미얀마의 한 시인이 무장 군인에게 끌려간 다음 날, 장기가 모두 적출되고 심장이 사라진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느 컴컴한 건물에 심장을 남겨 두고 정육점에 걸린 고깃덩어리처럼 거죽만 헐렁헐렁 남은 몸이 돌아왔다 심장이 사라진 몸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뉴스에선 말해 주지 않았다 ―「사라진 심장」 부분 그날 복지사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노인이 느닷없는 울음을 터뜨렸을 때 조용히 툇마루 구석에 엎드려 있던 고양이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단출한 밥상 위에 내려놓은 놋숟가락의 눈빛이 일순 그렁해지는 것을 보았다. 당황한 복지사가 아유 할머니 왜 그러세요, 하며 자세를 고쳐 앉고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흐느낌은 오뉴월 빗소리처럼 그치지 않았고 휑하던 집이 어느 순간 갑자기 어깨를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뭔 일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벽에 걸린 오래된 사진과 벽시계와 웃옷 한 벌과 난간에 기대어 있던 호미와 마당가 비스듬히 앉은 장독과 동백나무와 파란 양철 대문의 시선이 일제히 노인을 향해 모여들어 펑펑, 서럽게 우는 것이었다. ―「독거노인이 사는 집」 전문 영화가 끝나자 사람들은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한동안 검고 흰 허공을 보다가 빈 팝콘 박스를 들고 뿔뿔이 흩어졌지만, 나는 아이들 어깨 너머로 천천히 얼굴과 심장이 흘러내리며 비로소 웃던 없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없는 사람이 끝까지 보고 있던 것이 사람이라는 생각도 이 어둡고 쓸쓸한 영화관 복도를 지나면 곧 마주칠 햇살에 금방 녹아 버릴 테고 그렇게 없는 사람은 처음부터 세상에 없었던 사람으로 눈부시게 완성되는 것이겠지요 ―「눈사람」 부분 긴 줄을 기다릴 수 없어 간 옆집은 한가하고 옆집은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마음을 고쳐먹고 일어서려다 마침 물병과 메뉴판을 들고 나오던 주인 여자와 마주치고 말았다 눈이 마주칠 때 세상은 수평이 된다 우리는 동시에 앉았고 어른들이 읽는 동시처럼 무척 슬펐다 (중략) 누군가 찾을 때마다 수학 문제 정답처럼 알려 준 맛집의 옆집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여자에게 숟가락을 든 채 돌아보며 나는 찌개가 참 얼큰하고 맛있다고 말하려다, 그만두었고 대신 눈이 시리도록 차가운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한 번도 맛집이 되어 본 적 없는 옆집의 날들이 있다 나도 맛집 옆집에 산다 ―「맛집 옆집」 부분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나는 나로부터 멀리멀리 걸어가야 합니다 자꾸만 삶을 향해 흔들리는 나를 잊으려 당신을 따뜻하게 안습니다 그러니까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죽음이 슬픔을 우아하게 맞이하도록, 태도는 끝까지 엄숙하게, ―「수의」 부분 멸치로 태어나 멸치는 서럽다 어이없이 그물에 떼로 잡혀 서럽고 눈앞에서 서로의 죽음을 목도해서 서럽다 선창가에서 멸치가 툭툭 튈 때 모두들 정신없이 공중으로 떠오를 때 아, 멸치는 비로소 세상을 배우지만 그다음이 없어 서럽다 삽으로 퍽퍽 떠서 박스째 차곡차곡 트럭에 실리는 멸치들 코를 감싸 쥘 만큼 비린내가 심한 것은 멸족의 굴욕에 치를 떨기 때문이다 ―「멸치는 힘이 세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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