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代의 巨儒 朱熹(1130~1200)는 중국 儒學의 집대성자이자 우리나라 性理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朱熹가 일생동안 정리하고 연구한 儒家經傳들은 주로 五經과 四書 및 北宋의 주돈이周敦?(1017~1073)ㆍ정호程顥(1032~1085)ㆍ정이程?(1033~1107)ㆍ소옹邵雍(1011~1077)ㆍ장재張載(1020~1077) 등의 著作들이다.
이들 儒家經傳들에 대해 朱子는 “四子는 六經의 입문서이고, 《近思錄》은 四子의 입문서이다.[四子, 六經之階梯. 《近思錄》, 四子之階梯.]”(《朱子語類》 卷105)라고 했는데, 여기에서 四子는 ‘四書’를, 六經은 ‘五經’을, 《近思錄》은 朱子와 여조겸呂祖謙이 북송 諸子들의 학설을 공동으로 편찬한 성리학 해설서를 각각 의미한다. 朱子의 이 말은 四書의 지위가 북송 諸子들의 저작보다 높고 五經의 지위가 四書보다 높기 때문에 배우는 자들이 마땅히 《近思錄》에서 시작하여 四子에 이르고, 다시 四子로부터 五經에 이르러야 한다는 말이다.
六經의 입문서인 ‘四書’는 곧 《大學》ㆍ《論語》ㆍ《中庸》ㆍ《孟子》 등을 말한다. 이 四書의 중요성에 대해서 朱子는 그의 〈書臨?所刊四子後〉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河南 程氏는 사람을 가르칠 때 반드시 먼저 《大學》ㆍ《論語》ㆍ《中庸》ㆍ《孟子》 등의 책에 힘을 쏟은 후에 六經을 공부하도록 했다. 이는 대개 그 난이難易와 원근遠近과 대소大小의 차례가 진실로 이와 같으면 배움에 어지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河南程夫子之敎人, 必先使之用力乎《大學》ㆍ《論語》ㆍ《中庸》ㆍ《孟子》 之書, 然後及乎六經. 蓋其難易, 遠近, 大小之序, 固如此而不可亂也.]” 이런 이유로 朱子는 二程사상을 계승하여 《大學》ㆍ《論語》ㆍ《孟子》ㆍ《中庸》 등에 심혈을 기울여 註解를 함으로써 《四書章句集註》를 완성한 것이다.
四書를 공부하는 순서에 대해서 程子는 “《大學》은 孔氏의 遺書이며 처음 배우는 사람이 德에 들어가는 문이다.[大學, 孔氏之遺書, 而初學入德之門也.]”라고 했고, 朱子는 이를 계승하여 “《大學》을 처음과 끝을 완전히 관통하여 모두 의심난 바가 없게 된 후에 가히 《論語》와 《孟子》에 미칠 수 있고, 또 의심난 바가 없게 된 후에 가히 《中庸》에 미칠 수가 있다.[大學首尾貫通, 都無所疑然後, 可及語孟, 又無所疑然後, 可及中庸.]”(大全註疏)고 하였다. 곧 학문의 처음과 끝을 꿰뚫어 말한 《大學》을 먼저 읽고, 이어서 《論語》와 《孟子》를 읽어야만 학문의 길에 쉽게 들어갈 수 있으며, 나아가 학문의 大體가 갖추어져 나머지 공부가 저절로 된다는 말이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經書硏究와 經書講讀에 종사하면서 《四書集註》와 《四書備旨》에 대한 註解 작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09년에 처음으로 《大學章句 備旨》를 출간하였고, 이어서 《論語集註 備旨(Ⅰ)》(2010)ㆍ《論語集註 備旨(Ⅱ)》(2011)ㆍ《論語集註 備旨(Ⅲ)》(2012)ㆍ《論語集註 備旨(Ⅳ)》(2013)ㆍ《中庸章句 備旨》(2014)ㆍ《孟子集註 備旨(Ⅰ)》(2015)ㆍ《孟子集註 備旨(Ⅱ)》(2016)를 차례로 세상에 선보였으며, 이번에 다시 《孟子集註 備旨(Ⅲ)》를 출간하게 되었다.
譯註의 底本으로 삼은 《四書補註備旨》는 朱子의 《四書集註》에 明代 鄧林이 章節마다 要旨를 撰述하고, 鄧煜이 編次하여 《四書備旨》라고 명명한 다음, 다시 淸代 祁文友의 重校와 杜定基의 補註를 거쳐 增訂하여 완성된 것이다. 書名을 〈備旨〉라고 말한 것은 聖賢의 立言에 매 章마다 각각 매 章의 宗旨가 실려 있기 때문에 배우는 자들이 潛心硏究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끝으로 본 書의 출간을 위해 그 동안 자상한 가르침을 베풀어주신 弦齋 金永雄 선생님, 본문의 험난한 한자변환 작업을 해준 李鎬俊 선생님, 원고 교정에 힘써준 李恩珍 선생님, 表紙題字를 써주신 翠亭 任春植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울러 본 書의 출판에 도움을 준 전남대학교 당국과, 편집과 출판을 위해 노고를 다해주신 전남대학교출판부 관계자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마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