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시게루 지음 | 민음사
프리츠커 건축상 수상자, 오늘날 가장 이색적인 건축가
반 시게루의 진면목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결정적 저서
프리츠커 건축상, 프랑스 예술·문화 훈장, JIA 일본 건축 대상 수상 등,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이자 독보적인 건축 철학을 선보이는 실천가로서 명성 높은 반 시게루의 결정적 저작, 『행동하는 종이 건축』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2014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주관하는 하얏트 재단은 반 시게루를 수상자로 선정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반 시게루는 지난 20년간 전 세계의 재해 현장을 돌며 적은 비용으로도 단순하고 위엄 있는 피난처와 공공건물을 지어 고통받는 피해자를 도왔다. 그의 인도주의적 헌신은 모두에게 모범이 되었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 여기서 종래의 건축가를 수식하는 표현으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재해 현장’, ‘적은 비용’, ‘인도주의적 헌신’이라는, 즉 반 시게루만의 업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보통 ‘유명 건축가’라고 하면 국가적 차원의 주요 시설, 경제 대국의 수도나 신흥 강국의 도시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기념비적 건축물 곳곳에서나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반 시게루만큼은 색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고베 대지진(한신·아와지 대지진), 타이완 대지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지진 등 각종 재해 지역 그리고 유엔 난민 기구, 르완다 등 세계 각지의 내전 지역에서 끊임없이 소임을 다해 왔으며, 이에 걸맞게 그는 거창한 건축 문법을 구사하기보다 사회적 약자와 피난민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건축 소재 및 공법을 개발하는 데에 천착해 왔다. 이 책에서 스스로 소개하는 ‘종이 건축’은 바로 그 결실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연 재해와 전쟁, 빈곤과 차별 때문에 죽기도 하지만 건축물 탓에 피해를 보거나 때때로 건축물 덕에 구원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속에서 건축가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저자 반 시게루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 세계 재난 지역에서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지원해 왔으며, 지속적으로 독창적인 소재 개발, 친환경적 건축 설계, 인도적 사회 참여에 몰두하였다. 환경 파괴와 분쟁, 예기치 못한 사건과 사고로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건축가의 참된 이상과 가치를 다시 묻는 반 시게루의 ‘건축 철학’은 과연 어떻게 구체화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