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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욕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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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욕망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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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82182006
쪽수 : 500쪽
남다은  |   |  2015년 05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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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남다은 영화 평론집. 저자에게 영화 비평은 ‘무엇을 쓸 것인가’에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지나 ‘영화에 어떻게 닿을 수 있을까’, ‘내게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이행하는 과정이었다. 영화가 열어준 세계의 결들을 힘껏 긍정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수록, 현실의 언어로 설명 가능한 표면적 서사가 아니라, 서사로 포섭되지 않지만 분명 거기 흐르거나 고인 영화적 공기를 호흡하고 싶다는 갈구도 강해져갔다.

그리고 그 모호한 공기가 세련된 이성적 사유의 틀로는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감정과 욕망의 결들과 관련된 문제임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다. 그 세계의 감정과 욕망의 결들에 대한 응답이 비평이라면, 이 글이 저자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하는 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남다은
영화평론가. 1978년 출생.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협동과정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04년 『씨네21』 영화평론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인디포럼 프로그래머다.
목 차
출판사 서평
서문에 보다 상세히 밝혔지만, 내게 영화 비평은 ‘무엇을 쓸 것인가’에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지나 ‘영화에 어떻게 닿을 수 있을까’, ‘내게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이행하는 과정이었다. 그렇게 질문이 이동하는 동안, 적어도 내게는 판단하고 규정하는 일보다 질문의 미로를 돌아다니는 일이 훨씬 더 절실하고 흥미롭게 느껴진다는 사실도 깨달아갔다. 영화가 열어준 세계의 결들을 힘껏 긍정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수록, 현실의 언어로 설명 가능한 표면적 서사가 아니라, 서사로 포섭되지 않지만 분명 거기 흐르거나 고인 영화적 공기를 호흡하고 싶다는 갈구도 강해져갔다. 그리고 그 모호한 공기가 세련된 이성적 사유의 틀로는 도저히 접근하기 어려운 감정과 욕망의 결들과 관련된 문제임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다. 그 세계의 감정과 욕망의 결들에 대한 응답이 비평이라면, 나의 글이 나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들여다보는 데서 출발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그런 태도가 종종 편협하고 지나치게 사적이며 때로는 거친 비평을 낳는다는 사실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주석이 되기를 거부하고 그 영화에 나만의 길을 새겨넣기 위해 애쓰는 일은 애초에 성공할 수 없고 어쩌면 주제넘은 욕망의 산물일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를 겪은 나를 다시 바라보고, 그런 내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시간을 다시 감각하는 과정 없이 영화를 보는 일이 가능할까. 적어도 내게 그런 일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 ‘책머리에’에서

‘영화를 산다’는 것

그의 글을 읽고 나면 이런 인상이 남는다. 이 사람은 다짜고짜 영화와 부딪힌다. 혹은 영화의 육체가 자신의 육체에 부딪히는 순간을 거의 무방비 상태로 맞이한다. 혹은 영화를 보는 동안 그 영화를 살아버린다…… 남다은에게 영화를 본다는 것은 모종의 신체적 사건 혹은 두 육체의 접촉사고와도 같은 것이다. 그의 평론은 대개 그 충돌이 자신이 육체에 남긴 감각과 감정의 흔적에서 시작한다. ‘나는’으로 시작되는 문장으로 가득한 그의 글은 그래서 종종 해석이라기보다 고백처럼 느껴진다. 그는 일반론을 쓸 생각도 체계를 세울 생각도 없는 것 같다. 다만 자신의 글이 한 편 한 편의 영화들을 살아낸 개별자의 흔적이면 충분하다고 믿는 것 같다.
이건 평론가에게 위험한 선택이다. 나의 감각과 감정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그 영화와의 접촉으로 발생한 흔적이라 해도, 어떻게 그 감각과 감정이 그 영화에 속한 것이라고 믿을 수 있는가. 그것은 혹시 나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기호(嗜好)가, 혹은 내 무의식에 잠든 모종의 상처가 텍스트의 사소한 세부와 만나 과민반응한 증상은 아니었을까. 우리는 이 질문이 두려워 텍스트와의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마련하고 나의 감정을 숨긴 채 텍스트의 자질에만 몰두하려 한다.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에도 그것을 텍스트의 자질이 초래한 객관적 효과의 자리에 묶어두려 한다.
남다은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그 두려운 질문 앞에서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한 편의 영화를 살고 나서 그 세계를 살아낸 자신의 육체 말고 어디서 시작하겠는가, 라고 되물을 것이다. 그 출발점은 위험하지만 절박하다. 물론 그는 지금 일기를 쓰고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감각과 감정의 흔적을 들여다본 뒤 그는 방향을 바꿔 텍스트 안으로 돌진한다. 그리고 자신의 육체를 건드렸던 것의 정체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방향전환과 진격은 빠르고 맹렬하다.
그는 이야기와 캐릭터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탐색자로서의 그의 질문은 대개 이런 것들이다. 카메라는 왜 하필 그 자리에서 그 앵글로 바라보는가. 인물은 왜 그 상황에서 그런 표정을 짓고 그런 몸짓을 취하는가. 왜 이 숏은 다른 자리가 아닌 여기에 놓여 있는가. 무엇보다, 왜 이 장면은 있고 그 장면은 없는가, 등등.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육체를 건드린 영화의 육체를 평론의 언어로 다시 어루만지려는 것이다. 정연하고 균형 잡힌 전개는 없다. 그는 이론에도 계보학에도 기대지 않고 이 문과 저 질문 사이를 좌충우돌하며 나아간다. 그가 닿으려는 곳은 그 세부들이 마침 그 자리에 있어 비로소 분만되는 돌연한 아름다움 혹은 감정의 심연 혹은 정념과 도취의 순간이다. 함께 영화를 보던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지나쳤을지도 모를 그 마술적 순간으로, 그의 평론은 우리를 다시 데려가려는 것이다.
안전한 영화, 모든 요소가 제자리에 정확히 배치되어 효과적으로 의미를 생산하는 영화가 그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가 살기를 원하는 영화는 예컨대 이런 문장에서 읽을 수 있다. “사회적 조건의 프레임 안에서의 운동이 아니라, 그걸 깨부수는 퇴폐와 향락의 한순간. 내가 이송희일의 영화에서 언제나 기다리는 감정과 욕망은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감정적으로 격렬한 영화를 사랑한다고 오해해선 안 된다. 그가 기다리는 것은 사건에 대한 반응이라는 조건화된 감정이 아니라 사건들 사이에서 사건들 위로 솟아오르는 충만과 심연의 감정 이미지이다. 그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시네마틱한 순간이다.
자신의 육체에 남겨진 감각과 감정의 흔적이라는 절박하지만 위험한 출발점, 계보학과 이론의 지도(地圖) 없는 좌충우돌과 우여곡절의 여정, 마술적인 것으로밖에 드러나지 않는 시네마틱한 순간이라는 목적지. 곳곳에 실족의 위험이 도사린 여정을, 우아하게 유영하는 돌고래보다는 물살에 역행하는 연어의 몸짓으로 그의 비평은 나아간다. 누군가 그의 어떤 견해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의 평론이 우리 시대의 영화들에 대한 더없이 절박하고 뜨거운 응답이라는 사실을 수긍할 것이다.
따로 언급하고 싶은 글이 있다. 그것은 [보이후드]에 대한 평이다. 거의 모든 평론은 분석의 편의를 위해 영화의 수많은 요소들을 공간적으로 재배치하는 상상의 공정을 거친다. 영화의 시간성을 공간적으로 도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은 영화의 흐름을 고스란히 따라가며 겪은 충만과 상실의 체험기이다. ‘영화를 산다’는 것을 비유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글의 육체가 실현한 다른 사례를 기억하지 못하겠다. 나는 [보이후드]라는 영화가 아니라, 이 글이 영화라는 육체의 시간성에 응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모범적 평론이 될 수 있는가, 라고 그는 자문하지 않는 것 같다. 실족하고 방황하고 목적지에 이르지 못한다 해도, 영화 보기가 시간의 일이고 몸의 사건이라면 평론도 그래야 한다고 남다은은 믿는 것 같다. 그 무모함이 아름답다.
- 발문 허문영(영화평론가)「‘영화를 산다’는 것」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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