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F 지음 | 워크룸프레스
독자를 1위 히트곡의 주인공 자리로 안내할 단계별 가이드
1987년 봄, 저스티파이드 앤션트 오브 무 무(The Justified Ancients of Mu Mu, The JAMs, KLF의 다른 이름 중 하나)의 정규 데뷔 앨범이 발매됐다. 음반 뒷면에는 황금 시간대 TV 방송의 소리를 거칠게 잘라 붙인 샘플 덩어리가 담겨 있었다. 그중 절정은 「톱 오브 더 팝스(Top of the Pops, 영국의 음악 차트 TV 프로그램)」의 인기 차트 소개 부분이었다. 1위를 발표하는 부분에 다다르자 사회자의 목소리는 누군가의 고함에 뒤덮였다. “지랄 말고 잼스나 내놔!” 그로부터 1년 뒤, 타임로드(The Timelords, KLF의 또 다른 이름 중 하나)는 차트 1위를 거머쥐며 실제로 「톱 오브 더 팝스」에 출연한다. 영국의 SF 드라마 시리즈 「닥터 후(Doctor Who)」에 영감을 받은 1위 곡 「닥터린 더 타디스(Doctorin’ The Tardis)」는 더없이 순수하면서 매력적인 팝 음악 자체로 평가받았다. (관련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zKQhB9Z5Jxg)
약 3분 36초 동안 정교하게 등장하는 가사 또한 더없이 순수하면서 매력적이었다. “닥터 후, 헤이 닥터 후, 닥터 후, 타디스에 탄 닥터 후, 헤이 닥터 후, 닥터 후, 닥, 닥터 후, 닥터 후, 닥, 닥터 후….”
“아름다운 실용의 세계”를 좇는 워크룸 ‘실용 총서’는 2018년 이래 군사(전쟁) 및 비즈니스(『생활 공작』), 패션(『헤비듀티』)에서의 실용에 주목해왔다. 특히 『생활 공작』은 2018년 말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 회의에 등장한 미국 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 CIA)의 조직을 망가뜨리는 방법에 관한 기밀 해제 문서의 한국어판으로 알려지며 일찍이 그 실용성을 입증한 바 있다. ‘실용 총서’의 세 번째 책 『히트곡 제조법: 최대한 쉽게(The Manual: How to Have a Number One The Easy Way)』가 주목하는 분야는 ‘음악’이다. 제목처럼, 다름 아닌 히트곡 제조법, 그것도 별다른 자본 없이, 최대한 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