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선 지음 | 모요사
홍차 한 잔과 함께 음미하는 따뜻한 인생의 풍경.
최예선, 김줄 만화 『오늘은 홍차』. 커피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아니, 오히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그 한쪽에서 조용히 파문을 그리며 넓어지고 있는 또 다른 문화가 있다. 바로 홍차다. 누군가는 커피가 노동의 음료라면, 홍차는 만남과 휴식의 음료라고 했다. 바쁘게 일을 처리하느라 숨 돌릴 겨를이 없을 때는 차를 음미할 여유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서울의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에 작은 홍차가게가 문을 연다. 가게의 주인은 미스테리한 과거를 지닌 홍마담. 늘 따뜻한 온기와 향긋한 냄새가 가득한 이 가게에서 그녀는 찾아오는 이의 기분을 척척 알아내고 딱 알맞은 홍차를 권한다. 직접 따뜻한 마들렌과 스콘을 굽고, 가끔은 베스파를 타고 동네 미용실로 홍차 배달도 다닌다.
소유, 미우, 아란. 세 사람도 홍차 가게에서 만났다. 나이도 하는 일도 다른 세 여자는 우연히 찾아든 홍차가게에서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천천히 친해진다. 20대 호텔리어인 소유는 승진과 이직을 고민하고, 30대 프리랜서 영상 번역가인 미우는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에 대해, 중2 딸을 둔 주부 아란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홍마담을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그녀가 권해주는 다양한 홍차를 맛보며, 삶의 위로가 되는 작은 쉼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