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하라 케이 지음 | - 옮김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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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P
가마쿠라 요시타로와 수많은 류큐.오키나와인들이 함께 만들어낸 기적의 슈리성 복원기. 류큐.오키나와는 동아시아 해상로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을 이용해 번성했고, 또한 그 조건 때문에 전쟁에 휘말렸다. 1429년 이래로 독립왕조로 존재하던 류큐는 1879년에 일본에 편입되어 오키나와현이 되었다. 이 섬은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본토의 '버린 돌'이 되어 수십만 발의 포탄을 견뎌내야 했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27년에 걸친 미군 통치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옛 류큐의 전통과 독자성은 한순간도 흩어지지 않고 제 모습을 간직해왔다. 그 상징이 바로 슈리성이다. 전쟁으로 파괴되었던 슈리성을 되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책의 주인공 가마쿠라 요시타로가 남긴 방대한 조사 자료, 그리고 그와 함께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한 근대 류큐.오키나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1921년부터 1937년까지 오키나와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문화 연구 조사를 진행한 가마쿠라는 그 섬에서 만난 사람들, 이를테면 류큐왕국의 옛 왕족, 민속학자, 화가, 기자, 사진사, 공예가 등 다양한 자리에서 자신들이 나고 자란 섬을 자부하고 사랑하는 인물과 교류하면서 류큐.오키나와의 문화와 역사를 채록했다.
또한 가마쿠라는 그들과 대화하면서 류큐의 예술, 민속, 종교, 언어 등 과거를 증명하는 모든 자료를 수집한 뒤 그것을 다시 다음 세대에게 전달했다. 이 모든 과정에 말로는 전부 설명하기 어려운 '인연'과 '우연'이 사방으로 얽혀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한 오키나와 연구자가 수행한 민속학 연구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인 동시에, 과거를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에 대한 헌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