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근혜 지음 | 바다출판사
3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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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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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P
데이미언 허스트부터 뱅크시까지
현장에서 보내 온 영국 현대미술 탐구서 《창조의 제국》
무엇이 오늘의 영국 미술을 이토록 색다르게 만들었나
20세기 말까지 시각 예술계의 변방에 불과했던 영국. 그런데 반세기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영국의 예술가들은 세계 미술 시장의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공공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을 뿐 아니라 거리 미술의 신화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어느새 세계의 미술관, 갤러리와 뮤지엄, 도시의 거리는 온통 영국 예술가들의 작품과 이름으로 뒤덮였다. 도대체 이 길지 않은 세월 동안 영국 미술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영국 현대미술을 충실한 현장 취재로 생동감 있게 전달하여 현대미술 책의 새로운 등장을 알렸던 《창조의 제국》이 10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창조의 제국》은 2009년 초판 출간 당시 ‘영국 현대미술에 대한 가장 방대하고 탄탄한 책’으로 평가받으며, 영국 현대미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창조의 제국》은 현장감이 느껴지는 문장과 자료를 기반으로, yBa(Young British Artists)로 불리는 영국 청년 작가들이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980년대 말부터, 이들의 활동이 제도권에 흡수되는 1990년대, 현대미술이 국가브랜딩과 창조산업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2000년대의 흐름을 따라 영국 현대미술의 자취를 살핀다.
죽은 상어를 방부액에 담아 전시한 데이미언 허스트, 겸손한 개념미술을 선보이는 마틴 크리드, 영국 팝아트의 대표 작가 피터 블레이크와 줄리언 오피, 불순한 오브제로 미술계의 가식과 편견을 뒤엎는 세라 루커스, 영국 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공공미술 작품으로 지역 경제를 일으킨 앤터니 곰리, 트라팔가 광장의 중심에 현대미술 작품을 세운 마크 월린저, 잉카 쇼니바레, 마크 퀸, 거리 미술로 제도권에 진입한 뱅크시 등….
이제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영국 현대미술 작가와 작품들도 《창조의 제국》을 통해 새 힘을 얻는다. 저자가 보여주는 영국 아트신의 현장은 역사적 르포르타주이자 예술사의 역사적 기록이 됨으로써,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정보와 지식을 전하기 때문이다.
영국을 ‘창조의 제국’이라 이름 짓게 한 영국 현대미술 힘은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이 놀라운 성취가 역사적 우연이거나 단지 재능 있는 개인에 기댄 결과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회 속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키워낸 진보적인 학제간 교육, 새로운 감성을 흡수해 미술의 경제적 인프라를 구축한 컬렉터와 아트 딜러, 대중의 눈높이와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려는 미술관과 박물관, 예술적 상상력을 마케팅에 적용한 기업들, 그리고 새로운 국가 이미지 창출을 위해 정책적으로 현대미술을 지원한 정부”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결론짓는다. ‘창조의 제국’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