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리 B. 오트너 노상미 지음 |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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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계급, 젠더, 종교의 교차로로서 등반의 역사를 분석한 인류학의 고전. 2001년 가장 영감을 준 인류학자, 레티우스 메달과 2004년 가장 훌륭한 인류학 저서, J. I. 스탤리 상을 수상했다. 셰리 B. 오트너의 60년에 걸친 학문 여정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30년 동안 진행한 히말라야 현지조사 결과를 집약한 셰르파 연구의 완성판이자 인류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에베레스트에서의 삶과 죽음>은 고산 등반을 매개로 한 동서양 두 문화의 만남의 역사이다. 특히, 1910년부터 시작된 서구 히말라야 원정대의 등반 역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행위자였던 셰르파의 삶의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서구 등반가들은 당시 천박한 물질주의에 결여된 영성을 구현하기 위해, 군사 작전으로 ‘정복’하기 위해, 남성성을 과시하는 경쟁을 위해 산에 올랐다. 히말라야의 고산을 등반하려면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했는데, 이들 원정대의 등반에 참여하여 물품 운반, 루트 개설, 요리, 청소 등을 담당한 것이 바로 에베레스트에 사는 소수민족인 셰르파이다.
저자는 원정대와 셰르파, 두 문화의 조우를 ‘진지한 게임’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한다. 진지하면서도 동시에 재미있는 게임에 적용해, 권력 관계에 종속된 것이 아닌 참여자들에게 행위자성을 부여하고 이를 발견시키는 과정을 탐구했다. 이러한 그의 연구는 인종, 계급, 젠더, 종교를 둘러싼 에베레스트 등반의 역사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며 탁월한 인류학적 통찰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