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히데키 지음 | 김은경 옮김 | 느낌이있는책
치매를 처음 마주한 부모님과 자녀 모두가
소중한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는 방법
부모님이 예전 같지 않다. 방금 전에 하셨던 말씀을 잘 기억하지 못하시기도 하고, 별것 아닌 일에 갑자기 성을 내시기도 한다. ‘아뿔싸!’ 이때부터 자식들의 머릿속은 뒤얽히듯 복잡해진다. ‘연세가 드시더니 우리 부모님이 달라지신 건가?’, ‘벌써 치매가 오신 거 아냐? 그럼 큰일인데!’, ‘당장 치매 검사부터 받아 보아야 하나?’, ‘부모님이 치매라면 도대체 난 어떻게 해야 좋을까?’ ‘이 정도면 중증이신 거 아닐까’ 등등. 살면서 우리가 난생처음 겪는 일이야 많고 많지만 치매는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슬프고 아프고 버겁고 힘겨운, 누구나 피하고픈 경험이지 않은가.
그러나 가파른 고령화에 인구 대비 치매 환자 비율이 무척 높은 일본에서, 치매 임상 경험이 풍부한 노인정신의학 전문의인 저자는 다르게 말한다. 현재 부모님의 병세에 절망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미 ‘할 수 없게 된 일’을 생각하며 비관하지 말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다. 요컨대 치매에 대한 마음가짐과 사고방식부터 전면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특히 치매와 관련해서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모르기도 하고, 세상에는 이미 치매에 대한 선입견이 각양각색으로 존재한다. 이 책은 그 대표적인 것들을 드러내 집중 타파한다. ‘치매가 아니라 우울증일 수 있다’, ‘부모님의 성적 호기심을 이해하라’, ‘죽고 싶다고 자꾸 말씀하시는 것을 흘려듣지 말라’, ’어린아이 취급은 금물‘, ’혼자 지내는 것도 장점이 있다‘, ’무슨무슨 뇌 트레이닝 같은 근거 없는 치매 예방법에 속지 말라‘가 다 그 같은 취지의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 본인이 부모님을 모시고 있고 효심(孝心)이 아주 좋다. 또한 정신과 의사로서 치매 치료 경험이 많은 데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을 간단명료하게 잘해놓아서 치매에 대한 필수적인 마음가짐과 사고방식을 장착하는 데 이만한 책도 드물 것이다. 부디 이 책을 통해 ‘사랑하는 부모님과의 해피엔딩을 가능케 하는 긍정적 마음과 실제적 지식’을 얻길 바란다. 아울러 이 책은 치매 예방 및 치료를 고려하는 당사자에게도 매우 유익하다는 점을 알려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