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쇤플루크 지음 | 열린책들
전쟁 영웅, 혁명가, 예술가, 암살자……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무대로
25명의 주인공들이 펼쳐 보이는 비극의 몽타주
대학살과 혼돈 직후의 이야기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무대로 역사의 중심부 또는 주변부에 놓여 있던 25명의 삶을 좇는 독특한 역사서이다. 영화적인 장면 구성과 디테일한 사실 묘사 등 새로운 감각의 역사 서술로 출간 당시 독일 출판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 대전의 여파와 어지러운 시대상, 그리고 그 속에서 무너진 질서를 딛고 자신의 운명을 열어 나가려고 분투했던 인물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저자 다니엘 쇤플루크(베를린 자유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는 베스트셀러 전기 작가이자 드라마 각본가로 이미 유럽 방송계에서는 유명 인사다. 쇤플루크는 이 시기 등장인물들이 쓴 회고록, 일기, 편지, 자서전 등 1차 사료를 토대로 100년 전에 벌어졌던 다양한 사건과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 시대 분위기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제1차 세계 대전은 제2차 세계 대전에 비해서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전쟁이지만,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와 그 식민지들까지 얽히고설킨 명실상부한 첫 번째 세계 대전이었다. 전쟁은 유럽뿐 아니라, 근동 지역, 아프리카, 동아시아, 대양으로까지 확대되었고, 1914년부터 4년간 전사한 군인만 1600만 명에 달했다. 유럽인뿐 아니라 터키군, 미군, 인도군, 캐나다군, 호주군, 일본군, 탄자니아와 나미비아 같은 아프리카군도 전쟁의 희생자가 되었다. 이 책은 그 대학살과 혼돈 직후의 이야기다.
쇤플루크가 다루는 시기는 엄밀히 말하면 제1차 세계 대전기가 아니라 양차 세계 대전의 전간기(戰間期, 1918~1939년), 그중에서도 종전 협정 전후 4~5년이다. 저자가 보기에 이 기간은 옛 질서가 완벽히 무너지면서 인류의 운명이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활짝 열려 있던 시절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바로 이 혼돈의 세월을 살아 냈던 인물들이다(이 책의 원제는 <혜성의 세월Kometenjahre>로, 여기서 혜성은 <예측할 수 없는 일의 표식이자, 커다란 사건, 근본적인 변화, 혹은 불행의 징조를 의미한다>). 쇤플루크는 군인, 혁명가, 정치인, 예술가 등 당대의 인물들을 차례차례 무대 위로 올려 열광과 좌절, 미래에 대한 설렘과 파괴를 넘나드는 독특한 시대를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