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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김은채 지음 | 델피노
15,000원
13,500원
|
750P
[네가 누군지 알아] 어느 날 올라온 익명의 게시글과 함께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하루아침에 13건의 살인 용의자가 된 하진. 그러나 하진은 10살 이전의 기억이 없다. 사건의 단서를 찾으러 그간 떠났던 고향 동네를 찾아간다. 그리고 피가 묻은 채로 잠에서 깨어나는데……. 『지하실의 새』는 꿈과 현실이 뒤엉켜 아이러니하게 조합되며 답답하면서도 숨 막히는 조용한 스릴러의 미묘한 세계를 창조한다. 누군가 이 악몽의 날개를 꺾어 주길 바라며, 독자들에게 조용한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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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조은오 지음 | 창비
14,000원
12,600원
|
700P
“나의 완벽한 세계에 균열을 내기로 했다” 알을 깨고 성장한 이들의 숨결로 쓰인 이야기 새로운 세계로 힘차게 날아오를 용기 『위저드 베이커리』 『나인』 『스노볼』 등 이야기 본연의 매력과 다채로운 문학적 사유를 전해 온 소설Y 시리즈가 조은오 장편소설 『버블』을 통해 반짝이는 신예 작가의 등장을 알린다. 조은오는 ‘버블’로 둘러싸인 독특한 세계를 그리면서 우리가 서로를 믿고 의심하고, 다투고 화해하며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기까지 특별한 성장의 과정을 펼쳐 보인다. 우리가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한다면, 접촉하고 만날 수 없다면 인류의 끊임없는 불화와 전쟁은 사라질까. 여기 그러기를 꿈꾸는 도시가 있다. 바로 주인공 ‘07’이 사는 ‘중앙’이다. 중앙에서는 버블이 개인의 공간을 제한하며 타인과의 어떤 교류도 허용하지 않는다. 소설은 열여덟 살 07이 안전하지만 외로운 중앙을 떠나 버블에서 벗어나기를 선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세상을 향해 나서는 누구나 한 번은 마주하고 깨뜨려야 할 버블이 있다. 그처럼 알을 깨는 일이 아프고 고통스러울지언정 그를 통해 우리가 새로운 세계로 힘껏 날아오를 수 있다는 점을, 소설 『버블』은 아름답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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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15,500원
13,950원
|
775P
“내 인생을, 걔가 망쳤어요.” 다섯 명의 용의자 중 여고생을 살해한 진범이 있다! 베스트셀러 《홍학의 자리》 《유괴의 날》 저자 정해연 신작 스릴러 한국 미스터리 소설 사상 가장 강렬한 반전으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스릴러 장인’ 정해연의 장편소설 《용의자들》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폐건물에서 목이 졸려 사망한 고 3 수험생 ‘현유정’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용의자들》은 유정의 실종 당일부터 사망까지의 행적을 쫓으며, 주변 인물 5인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상을 밝혀간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좀처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몰입과 끝까지 읽은 뒤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단서를 찾게 만드는 정교한 스토리텔링이란 작가의 특장점이 그대로 살아 있는 이번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다시 한번 ‘믿고 읽는 정해연’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곳곳에서 폭탄처럼 터지는 새로운 정황들과 예상을 벗어나는 대범한 사건 전개는 《용의자들》에 숨 쉴 틈 없는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짜릿한 흥분과 압도적인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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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김희선 지음 | 은행나무
16,800원
15,120원
|
840P
인류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 해열제를 불법화하라! 공중보건과 안전 그리고 통제, 팬데믹 시대에 대한 가장 탁월한 후일담 “변종 니파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이자 인류 최후의 숙주였던 247이 격리된 우주선에서 눈을 감다.” 세계질병통제센터의 선포와 함께 소설은 시작된다. 강력하고 스타일리시한 소재와 이야기로 개인의 욕망과 시스템이 맞물리는 지점을 날카롭게 짚어온 소설가 김희선의 신작 장편소설 이야기다. 장르를 초월하며 독특한 이야기의 세계를 꾸려온 김희선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발표한 신작 장편소설 《247의 모든 것》이 겨냥한 곳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세계다. 근미래 한국,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대규모 감염병에 대한 대비 시스템을 구축한다. 전염병에 대한 세계적 공조의 일환으로 세계질병통제센터가 세워지고, 바이러스 전염을 통제하기 위해 해열제가 금지 약물이 된 세상. 사방에 열 감지 센서가 설치되고 발열자를 색출하는 드론이 날아다니는 이 세상에서 발열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병원을 방문해 자신이 전염병의 보균자가 아님을 증명하고 약을 얻어야 한다. 물론 치명적 전염병의 보균자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걱정할 것이 없다. 선제적 대응을 통해 세계는 한층 안전해진다. 과연 정말 그러한가? 변종 니파바이러스의 247번 확진자는 불법으로 조제된 해열제를 먹으며 마스크도 없이 사람들과 접촉하다가 발견된다. 슈퍼전파자였던 그는 결국 인간이 보낼 수 있는 가장 먼 곳, 우주로 격리되고 거기에서 죽음을 맞는다. 247의 죽음에 대해 사람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놓는다. 어떤 사람은 그의 이기적인 행태가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우주로의 추방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어린 시절에서 그가 슈퍼전파자로 살게 된 이유를 찾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가 마지막 순간에 모스부호를 통해 서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하며 그를 신격화하기도 한다. 슈퍼전파자 247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이름은 김홍섭, 여기에 그에 대한 기록이 있다. 《247의 모든 것》에서 소설가는 247번 확진자에 대한 무수한 기록과 인용을 펼쳐 보인다. 세계질병통제센터가 247에 대해 정리한 365개의 문헌인 『247의 모든 것』은 물론, 247의 어린 시절 친구, 선생님, 그에게 불법 해열제를 처방한 것으로 알려진 약사의 친구, 그가 색출된 후 그의 집을 치우러 갔던 일용직 노동자까지. 무수한 기록은 각자의 믿음과 신념 속에서 서로 상충하거나 서로를 보완하며 247번 확진자를 묘사한다. 이야기 사이에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진짜 247은 어떤 인물인가? 소설가는 진실과 거짓의 피아식별이 어려워지는 바로 그 지점에서 더 큰 진실을 드러낸다. 이를테면 대의를 위한 통제와 검열, 개인을 희생시키는 시스템, 공중보건과 사생활 등의 첨예한 갈등을. 즉 팬데믹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가 느낀 가장 내밀한 갈등의 지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더 나아가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닿기까지 인간이 ‘숙주’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인간의 안전을 위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을 폐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등. 지금의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들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기에 여기에서 팬데믹 이후 세계에 대한 가장 탁월한 후일담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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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이신주 지음 | 아작
16,800원
15,120원
|
840P
한국 양대 SF 문학상을 모두 거머쥔, 괴물 작가 이신주 네 번째 소설집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수록 한국 SF를 대표하는 양대 공모전, 〈문윤성 SF 문학상〉과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에서 모두 ‘대상’을 거머쥔 천재 작가 이신주의 네 번째 소설집. SF와 판타지, 호러로 나누어 냈던 세 권의 소설집에 더해, 이신주 소설의 엑기스를 맛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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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조경란 지음 | 작가정신
13,000원
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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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P
‘소설, 향 리마인드’를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움직임』은 장편 『가족의 기원』에서부터 연작소설집 『가정 사정』에 이르기까지,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해온 조경란 가족 서사의 시작점에 놓인 소설이다. 작가에게 있어 가족이라는 주제는 “문학의 시작”이 된다. 그리고 “그 출발의 책이 바로 『움직임』”이다. 초판에서 스무 살인 주인공 이경에게 더 “밝은 집, 밝은 미래”를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는 그는 이번 개정판에서 현재의 시선으로 원고를 살피고 가다듬는 한편, 문장을 추가해 “제대로 된 삶의 한 방향”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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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김진명 지음 | 새움
17,500원
15,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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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P
한반도의 핵문제를 다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뚜렷한 문제의식과 첨예한 논증을 통해 우리 시대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온 작가 김진명이 이번엔 '한자' 속에 담긴 숨겨진 우리의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돌아왔다. 스탠퍼드 출신의 명망 있는 국제무기중개상 이태민. 어려서부터 수재라는 소리를 듣고 자란 그는 일신의 명예보다는 오로지 500억의 커미션을 챙겨 안락한 인생을 살고픈 욕망으로 가득 찬 남자다. 무기제조업체 '록히드마틴'에 입사한 지 2년도 안 되어 헤비급 사원이 된 태민은 특유의 비상한 머리와 국제정세를 꿰뚫는 날카로운 식견으로 나날이 탄탄대로를 걷는다. 하지만 무기중개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법의 그물에 갇히게 되고, 궁지에 몰린 그는 검찰 출석 하루 전날 중국으로 도피한다. 그곳에서 태민은 비밀에 싸인 남자 '킬리만자로'에게 USB 하나를 받게 되고, 머지않아 그날 밤 그가 살인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의문의 죽음 앞에 남겨진 USB. '중국의 치명적 약점'이라던 킬리만자로의 말을 떠올리며 태민은 정체불명의 파일을 열게 되고, 역사에 숨겨진 거대한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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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남궁인,손원평,이정연,임현석,정아은,천현우,최유안,한은형 지음 | 문학동네
16,800원
15,120원
|
840P
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월급사실주의 2024』가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는 우리 시대의 노동 현장을 담은 소설이 더 많이 발표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한국소설의 새로운 흐름이다. 소설가 장강명에 의해 촉발된 이 움직임은 2023년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출간으로 이어진 바 있으며,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은 이 동인이 내놓는 두번째 결과물이다. 올해 새롭게 월급사실주의 동인으로 합류한 작가는 남궁인 손원평 이정연 임현석 정아은 천현우 최유안 한은형이다. 사회의 단면들을 예리하게 감지해온 작가들이 작심하고 직장을 무대로 써낸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산문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남궁인, 천현우 작가가 성공적으로 완성해낸 첫 단편소설이 수록된 점, 『아몬드』 『서른의 반격』 등의 장편소설로 사회적 약자들이 세계와 관계 맺는 다양한 방식을 포착해온 손원평의 최신작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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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김아직 지음 | 사계절
14,000원
12,600원
|
700P
미스터리 탐정, SF 스릴러, 소시민 히어로물로 자기만의 세계관을 굳건히 다져가는 김아직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먼지가 되어』는 영화 보조출연자로 아르바이트에 갔던 동생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언니 강유어가 집단 실종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이야기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유어 앞에 언젠가 뉴욕 여행에서 사 온 〈잃어버린 양말 이론〉 소책자와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며 퍽! 하고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스티븐 램파드가 나타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독자들은 먼지와 인간의 형태를 넘나드는 기현상, 소책자를 쓴 폴 젠킨스의 미스터리한 마지막 행적 그리고 동생의 실종 사건 사이에 얽혀 있는 비밀들을 하나둘 찾아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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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15,000원
13,500원
|
750P
이 책이 속한 분야 국내도서 > 소설 > 한국소설 > 로맨스소설 국내도서 > 소설 > 장르소설 > 로맨스소설 “고마워. 그리고 안녕.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11년 만에 돌아온 배명훈의 스페이스 오페라 『청혼』 독자들이 먼저 알아보고 재출간을 요청해왔던 소설 배명훈 작가의 『청혼』이 출간 11년 만에 전면적인 개정 작업을 거쳐 복간되었다. 지구에서 180시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군 복무 중인 ‘나’가 지구에 사는 연인에게 보내는 열두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 『청혼』은 아득한 우주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과 로맨스를 교차시킨 아름답고 애틋한 소설이다. 이 작품은 첫 발표 당시 짜임새 있는 전술과 생생한 전투 묘사가 자아내는 박진감, 서사를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천체물리학과 군사학 등의 전문 지식, 서정성이 돋보이는 사랑 감정의 서술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이번 개정 작업을 통해 거의 모든 문장을 다시 쓰는 정도로 조탁하고 묘사와 표현을 시대감각에 발맞추어 수정했다. 이렇게 한층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재탄생한 『청혼』은 거대한 우주 공간과 우주의 다양한 존재들에 대한 독자들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하면서 읽는 재미를 선사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소설은 배명훈 작가가 그동안 검토하고 변주하고 발전시켜온 ‘공간의 거대함과 극복하기 어려운 시차의 문제’를 처음 다룬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청혼』을 읽는 일은 배명훈 작가가 오래 천착해온 질문과 주제의식의 출발점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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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김종옥 지음 | 문학과지성사
18,000원
16,200원
|
900P
“사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 제4회 젊은작가상 대상 작가 김종옥 9년 만의 신작 소설집 우물 바깥의 이상을 좇는 순수한 욕망 절망과 회상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서늘한 우연들 때로 너무 재밌는 이야기는 끝나지 않길 바라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끝이 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것이 이야기인 한, 끝을 잘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작가의 말’에서 시대적 문제를 짚어내고 섬세하게 현상을 사유하는 작가 김종옥의 두번째 소설집 『개구리 남자』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1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거리의 마술사」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등단작으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그는 “이 시대에 가장 뜨겁고 민감한 문제에서 출발해 어두운 하늘로 찬란하게 솟아”오른 “젊은 문학의 폭죽”(성석제)이라는 평을 받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첫 소설집 이후 9년 만에 펴내는 이번 소설집에는 미발표작 한 편을 포함해 총 아홉 편의 작품이 실렸다. 전작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문학동네) 에서 부조리한 사회현상과 개인의 문제를 다루는 데 회상과 기억이 중요한 장치였다면 『개구리 남자』는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섬세하게 ‘응시’하는 것에서 출발해 문제 영역을 “개인 심리의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해나간다. 이 책에는 범죄에 연루된 가출 소녀(「골프백」),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중학생(「춤추는 소녀」), 스토킹(「스토커」), 청소년 파파카츠와 학교 폭력(「불타는 아이」)과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 강렬하고도 현실과 밀접한 주제를 진지하게 성찰하면서도 “일종의 연애소설”(김형중, 「해설」)처럼 남성과 여성 화자의 이야기를 덧대어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나간다. 또한 이번 소설집에는 제목에서 말해주듯 우물 안의 부조리한 현실에서 우물 바깥의 이상을 꿈꾸고 기어이 탈출을 시도하는 남성 화자들의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며, 우물 밖과 안을 현실과 꿈에 빗대어 경계 짓거나 허물어버리기도 한다. 어둡고 지난한 현실 속 청춘들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로 흡인력 있게 그려낸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이야기에는 항상 끝이 있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작가의 말’).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의 끝을 쥐고 겹겹이 쌓아 올린 김종옥식 세계가 위태롭게 살아가는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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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최민우 지음 | 문학동네
15,000원
13,500원
|
750P
평범한 일상의 틈새로부터 빛나는 서사를 이끌어내며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온 최민우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 『힘내는 맛』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2012년 등단 당시 “이토록 강력한 실감과 생기 넘치는 인물들을 만난 건 몹시 오랜만”(소설가 권여선)이라는 평을 받으며 범상치 않은 작가의 등장을 알린 최민우는 핍진한 현실 묘사와 정감 가는 인물들, 그리고 반전이 있는 환상적 장치들을 통해 능수능란하게 이야기를 이끌어왔다. 이번 소설집은 훨씬 더 능숙하고 대담해진 최민우의 서사적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에서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과 고요한 풍경 이면에 숨어 있는 반전이 돋보인다. 이번 소설집에 엮인 일곱 편의 소설에는 공통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업사원, 번역가, 계약직 사원, 자유기고가, 연구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특출한 능력을 가졌거나 높은 급여를 받는 인물들이 아니다. 이들은 코로나 때문에 직장에서 무급 휴직을 당하거나(「변함없는 기분」) 함께 일하던 후배가 그만두는 바람에 마음의 동요를 겪거나(「가을의 곡선」) 출장지에서 일어난 해프닝에 곤란해하는(「힘내는 맛」), 우리가 출근길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인물들이다. 그렇기에 인물들이 겪는 실패와 좌절은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어려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찬가지로 현실의 우리가 그렇듯 인물들 또한 그들이 마주한 벽을 드라마틱하게 넘어서지는 못한다. 하지만 바로 이렇게 슬픔을 과장하지도 회복을 단언하지도 않는 방식으로 최민우는 우리에게 뜻밖의 진실을 일깨워준다. 우리 모두는 자신만의 몫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평범하지만 분명한 위로를 주는 그 진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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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한켠 지음 | 안전가옥
16,000원
14,400원
|
800P
역관의 딸로 태어나 사랑하는 이를 따르기 위해 궁녀가 된 애란. 원치 않는 결혼으로 정쟁과 전쟁의 한복판에 서게 된 은주. 꼬여 버린 운명을 원망하며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선 혜원. 각각의 감정과 선택을 짊어진 채 격동의 시대에 휘말린 세 여인의 비극적 이야기. 《꽃이 부서지는 봄》은 조선 시대 병자호란 후 포로로 끌려갔던 소현세자의 부인 정도로만 대중에 알려져 있는 강빈을 발굴하고 싶다는 열망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여인의 몸으로 이상적 정치를 꿈꾸고 실천하려 했던 세자빈과 그런 세자빈을 사랑하고 따르는 궁녀의 이야기, 즉 ‘세자빈과 궁녀의 쌍방 구원 궁중 연애담’이라는 뼈대를 중심으로, ‘역사 속 여성의 이야기’에 꾸준히 주목해 온 한켠 작가가 살을 붙여 파란만장하고 애절한 서사를 완성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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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박성신 지음 | 북오션
17,000원
15,300원
|
850P
로라미용실은 주인공 찬서와 지방경찰청 최초 여성 경찰서장 출신인 로라미용실 정 원장이 운영하는 탐정사무실이다. 이 이야기는 소설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이 닿지 못할 복수까지도 이어져 있다. 《로라미용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이제껏 많은 이들이 무시해온 문제에 대한 눈을 뜨게 한다. 데이트 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끊임없는 범죄에 대한 무력감과 그 분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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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홍숙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16,700원
15,030원
|
835P
상처와 상처가 손을 잡고 슬픔이 슬픔에게 기대어 서로를 위로하는 어른들을 위한 성장소설.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둔 상처와 마주하는 세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는 연대와 공감의 힘으로 청년 세대를 위로하는 한 편의 미술치료 워크숍. 『아일랜드 쌍둥이』는 출간 전 펀딩에서 달성률 234%를 달성하며 많은 독자의 기대를 받았다. 국민의 이익과 평화를 수호한다는 명목 아래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책임과 변화를 회피하는 국가와 사회. 이러한 현실에 좌절해온 청년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는 작품으로서 널리 주목받은 것이다. 다년간 기자와 PD 생활을 거치고,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해온 올라운드 스토리텔러 홍숙영 작가가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작품으로, 그의 정확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과 따스하고 섬세한 메시지는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황보름 작가, 『딸에 대하여』의 김혜진 작가 등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소설가들에게 큰 찬사를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묻어둔 상처를 끄집어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오래된 흉터를 마주하고 치유할 용기를 내기 위해 청년들은 미술치료 워크숍에 모인다.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주인공들은 미술치료 워크숍을 통해 아픔을 꺼내어 이야기하고, 상처를 보듬으며 서로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어준다. 깊은 아픔과 상처를 품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타인의 상처를 위로하는 법을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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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24,000원
21,600원
|
1,200P
“삶에 고통이 없었다면, 문학을 껴안지 못했을 것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한국 문학사에 남긴 또 다른 걸작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아우르며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 『토지』.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을 남긴 작가 박경리의 장편소설이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된다. 원전을 충실하게 살린 편집과 고전에 대한 선입견을 완벽하게 깨부수어 줄 디자인으로 새 시대의 새 독자를 만날 준비를 마친 이번 작품은 『파시(波市)』다. 한국전쟁 당시 최후방인 통영과 부산 일대를 무대로, 박경리가 포착한 여성과 소시민, 외딴섬의 사람들까지 각 계층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삶의 풍경을 폭넓게 느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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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오윤희 지음 | 팩토리나인
16,800원
15,1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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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P
‘픽션이 아닌 100% 실제 사건’, ‘사전 서평단 4.7 최고점 기록’, ‘OTT 드라마의 마스터 교본’.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직후 꾸준히 회자되던 레전드 범죄사건이 팩토리나인에서 최초 출간되었다. 파격적 소재와 아슬한 수위로 빚어낸 빈틈없는 태피스트리는 단숨에 독자들을 패닉에 빠뜨리며 매혹적인 ‘블랙아웃’의 세계로 입장시킨다. 행복에 겨워 비명을 지르던 수백억대의 재력가. 어느 날, 도심 한복판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인생을 훔치려는 유력한 범인은 죽임을 당하고, 결백을 외치는 다섯 명의 용의자가 차례로 등장한다. 귀신같이 닮은 두 번의 살인사건,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기이한 욕망, 그리고 속속 드러나는 충격적 비밀의 실체! 《금붕어 룰렛》은 스물여덟 번 바뀌는 수수께끼 구성, 불규칙하게 옥죄는 기상천외한 살해 방식, 곳곳에 도사리는 고도의 트릭과 반전, 막판까지 휘몰아치는 서릿발 전개로 인간의 욕망과 파멸의 심리를 파고드는 통렬한 복수극이다. ‘일확천금’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그 ‘욕망’을 가로챈 괴물들. 그 서슬 퍼런 그물에 걸려들지 않을 자,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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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조경란,김기태,박민정,박솔뫼,성혜령,최미래 지음 | 문학사상
16,500원
14,8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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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P
제47회 이상문학상 대상작 조경란, 「일러두기」의 서사적 기법과 문체의 힘! 평범한 서민 삶에 대한 섬세하고 따뜻한 이해를 기반으로 서사 기법과 문체의 조화로 깊은 감응력을 발휘하는 노작 1977년 제정된 이래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명성과 권위를 인정받아온 이상문학상이 어느덧 47회를 맞이했다. 2024년 제47회 이상문학상 심사위원회(권영민, 구효서, 김종욱, 윤대녕, 전경린)는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에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엄선하여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조경란의 「일러두기」를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일러두기」의 이야기는 평범한 서민의 삶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따뜻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도시 변두리 동네의 이웃들이 서로를 끌어안고 부딪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배경처럼 펼쳐내면서 각박한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주인공의 내면 의식의 변화를 꼼꼼하게 챙겨 보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입니다. 검정 복면을 사들고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며 복수를 꿈꾸고 있는 것처럼 말했던 주인공이 결국은 자기 안에 감춰진 초라했던 어린 시절 상처투성이의 자신을 끌어내어 구원하는 대목은 이 작품의 소설적 성취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러두기」의 주제 의식이 서사적 기법과 문체의 조화를 통해 깊은 감응력을 발휘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여 2024년 제47회 이상문학상 대상의 영예를 드립니다. ―「대상 수상작 선정 이유」에서 이상문학상 최종 심사에는 권영민 월간 『문학사상』 편집주간, 소설가 구효서, 윤대녕, 전경린, 문학평론가 김종욱이 참가했다. 전반적으로 작가층이 젊어졌다는 것과 함께 이야기의 방식이 훨씬 치열하고 다양해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경란 작가의 「일러두기」에 대해서는 자기 주제의 소설적 해석이 주는 설득력을 많이 언급했다. 특히 치밀한 구성과 간결한 문장의 호흡이 이 작품의 소설적 성취를 더욱 높여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1996년 단편소설 「불란서 안경원」으로 등단한 이래 문학동네작가상, 현대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한 중견작가인 조경란은 수상 소감에서 “준비가 안 된 부모에게서 태어나 평생을 움츠리고 산 아이, 남의 눈에 멸시의 대상이기만 했던 아이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했을까? 하는 질문이 이 단편의 시작”이었다면서 “너무나 평범해서 눈에 띄지도 않는 인물이 만들어내고 행동하는 일상의 경이로운 이야기에 대해 더 쓰겠다”고 담담히 밝혔다.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에는 대상 수상작 「일러두기」와 조경란의 자선 대표작 「검은 개 흰 말」 외에 5편의 우수작이 수록되었다. 5편의 우수작은 다음과 같다. (가나다순) 김기태, 「팍스 아토미카」 박민정, 「전교생의 사랑」 박솔뫼, 「투 오브 어스」 성혜령, 「간병인」 최미래,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 성혜령(「간병인」)과 최미래(「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는 돌봄 문제를 다룬다. 성혜령의 간병인은 기구한 운명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논리로 이겨내는 게 아니라, ‘그래서 뭐?’의 논리로 이겨낸다. 간병인이 자신의 속옷을 주인공(환자)에게 입혀주는 장면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최미래의 주인공은 젊은 베이비시터다. 돌봄과 육아, 가사 노동의 사이에서 어렵게 균형을 맞추어야 하는 인물이다. 마지막에 한 입 떠넣은 밥은 생계를 넘는 생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기태(「팍스 아토미카」)는 불확실한 미래에 관해 묻는다. 이 소설은 핵전쟁, 정상 사고, 위험의 폭력이 이 세계를 폐허로 만들었다는 진단에서 출발하는데, 사회학적 상상력이 불안과 강박이라는 심리적 상태와 결합해 있다. 박민정(「전교생의 사랑」)과 박솔뫼(「투 오브 어스」)는 예술의 거처를 묻는다. 박민정은 예술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에 관해 묻고 있으며, 박솔뫼는 통상적인 시간과 공간을 비틀어 문학의 시공간을 창출해내고 있다.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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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17,000원
15,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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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P
경력단절 독박육아 가정주부 은주의 아파트 집값 영끌 방어기! 초월시를 홀딱 뒤집어놓은 부동산 스릴러극! 현이랑 작가의 신작 부동산 스릴러 『새들의 집』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작가의 전작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치매 노인을 탐정으로 내세워 요양 병원의 비밀을 파헤치는 독특한 컨셉으로 출간 즉시 영상화 판권이 팔렸으며, 인도네시아·태국 등에 번역 출간되었다. 이번 신작 『새들의 집』은 부동산을 둘러싼 욕망과 그에 빠져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절규를 그려냈다. 오래된 신도시, ‘초월시’에서 재건축을 앞둔 구축 아파트를 배경으로 귀신 소동·자살 사건·동물 학대 사건 등 각종 사건이 일어나는 가운데 평범한 가정주부 은주는 집값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직접 사건 해결에 뛰어든다. 1주택 갈아타기·갭 투자·전세 사기 등 21세기 한국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를 생생하게 묘사하며, 집을 잃고 부동산에서 임장을 다니는 척 비밀번호를 수집해 빈집에서 자고 다니는 사람,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에 나쁜 후기를 남긴 것을 이유로 서로 드잡이질하는 이웃들, 부동산 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사람들 등 부동산이라는 소재를 둘러싼 인간 군상을 다양하게 다루며 현실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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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김나현 지음 | 문학동네
17,500원
15,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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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5P
은하, 수호, 라이라는 세 사람을 축으로, 세 겹의 세계로 이루어진,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가 예사롭지 않은 작품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가상인지, 지금 발화하는 인물이 머물고 있는 시공간이 어디인지, 짐작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 깨지는 독서 경험을 소설 안에서 여러 번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특별한 점일 것이다. 퍼스널 챗봇, 자동 창작 프로그램, 실감형 게임 등 우리에게 낯설지만은 않은 기술들이 설득력 있게 활용되는 점 또한. 1부 ‘사건’과 2부 ‘사랑’에서 세 사람의 이야기가 두 번씩 로테이션하며 확장되고, 3부 ‘오류’에 이르러 각각의 세계에서 미지의 존재로 등장한 두 인물의 이야기가 새로이 덧붙으며 소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진다. 더불어 작가가 능숙하게 심어둔 여러 단서와 암시, 상징을 찾아내는 것은 이야기의 쾌감을 배가한다.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구조로 즐거운 혼란에 빠지게 한 여러 이야기들이 결국 하나의 소실점을 향하여 치달을 때, 그때까지의 모든 퍼즐 조각이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할 때 누릴 수 있는 전율은 『사랑 사건 오류』가 품은 또다른 놀라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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