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골딩 지음 | 민음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7권. 2차 세계 대전 이후 영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윌리엄 골딩의 작품. 윌리엄 골딩은 1954년 첫 소설 <파리대왕>을 통해 외딴섬에 고립된 소년들이 원시적인 야만 상태로 퇴행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인간 사회를 우화적으로 묘사한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이후 영화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첫 작품의 성공 이후 <상속자들>(1955), <핀처 마틴>(1956), <자유 낙하>(1959), <첨탑>(1964), <피라미드>(1967), <통과 제의>(1980)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한 윌리엄 골딩은 1983년 노벨 문학상을 받으며 그 문학적 진가를 증명했다.
<상속자들>은 골딩이 <파리대왕>을 출간한 이듬해 발표한 소설로, <파리대왕>의 후속작 격이다. 특히 자신이 발표한 작품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로, 골딩 문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외딴섬에 고립된 소년들의 원시적인 생활 이야기를 그린 <파리대왕>과,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비극적인 대면을 소재로 한 소설인 <상속자들>은 후속작인 만큼 주제 면에서 연속성이 있다.
골딩은 이 두 작품을 통해 문명과 야만의 대립, 순진무구한 존재의 희생, 인간의 폭력성 등의 문제들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인간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속성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끈질기게 사유한다. 문명의 옷을 입고 야만성을 끊임없이 자행해 온 인류 역사와 특히 참혹한 살육을 초래했던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허망한 폐허를 목도한 골딩은 인간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을 이 작품들에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