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길 지음 | 혜안
36,000원
➝
32,400원
|
1,800P
이 책은 호남에서 구석기유적이 처음 발굴된 1986년 이래 최근까지 30여 년 동안 진행되어온 조사와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것이며, 구석기 연구자로서 호남에 첫 번째 교수로 부임한 필자가 지역에서 27년간 구석기연구에 천착하며 이룬 호남 구석기시대와 구석기인들의 삶과 문화에 관한 최초의 종합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구성은 “연구사”, “호남을 대표하는 구석기 유적”, “구석기시대의 석기 연구”,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석기군과 교류”, “유적의 보존과 활용” 등 모두 5부로 되어 있다.
제1부는 호남 구석기시대에 관한 연구사로서 1986년 이래 최근까지 조사된 유적과 발표된 논저에 대해 연도별로 정리하여 분석함으로써 구석기 연구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성과를 내었으며, 현재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호남 구석기 연구의 흐름과 현황에 대한 개관이 가능하며, 국내 타 지역 및 중국, 일본의 구석기연구와 비교할 수 있는 기본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2부는 호남을 대표하는 구석기유적인 순천 죽내리, 화순 도산, 순천 월평, 장흥 신북, 진안 진그늘, 임실 하가에 대해 최근까지의 조사와 연구 성과를 유적의 입지, 지층과 문화층, 출토 유물과 유구, 편년, 유적의 성격을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각 유적들의 정보는 보성강, 영산강, 섬진강, 금강 유역의 구석기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제3부는 구석기시대의 석기 연구이다. 먼저 “중기~후기구석기시대의 석기 제작기술과 변천”은 호남에서 조사된 유물을 중심으로 돌감의 종류, 떼기 기법, 도구 종류의 변화를 분석하고 종합하여 설명하였다.
이어서 4개의 구석기문화층이 차례로 드러난 죽내리유적을 대상으로 한 곳에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돌감 종류와 제작기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관해 살폈다.
다음으로 후기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슴베찌르개의 제작기법, 형식, 무게와 크기 분석을 통해 이 형식의 석기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범주를 제시하고, 수양개와 용산유적의 슴베찌르개와 비교 분석하여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검토하였다.
후기구석기 후반을 대표하는 좀돌날석기는 일본열도의 경우 신석기시대 초창기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제주도의 고산리를 비롯한 몇 유적이 그렇다고 언급되어 왔다. 이에 대해 제작기법을 반영하는 형태의 특징과 크기 분석을 통해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함을 피력하였다.
제4부는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후기구석기시대 석기군, 그리고 양 지역의 교류에 대해 논하였다. 먼저 “한국 후기구석기시대 석기군의 종류와 성격”에서는 돌날석기군과 좀돌날석기군이 각각 약 4만 년 전과 2만5천 년 전에 나타났고, 각 석기군에서 이전 시기의 석기 종류가 잔존하면서 새로운 종류가 주류를 형성하는 양상을 띠며, 800㎞가 넘는 원거리교류를 통해 정보와 물자를 나누면서 생존 능력을 증대하였다고 보았다.
다음으로 “일본 큐슈의 후기구석기문화”는 호남과 인접하여 비교연구가 필수인 큐슈에 대한 일본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여 소개한 것이다.
“일본 토호쿠지방의 슴베찌르개” 논문은 필자가 현지에 1년간 연구교수로 머물면서 나이프형석기로만 인식되어온 유물 중에 슴베찌르개로 구분되는 것들을 모아 형식과 제작기법을 분석하고, 한반도 출토 슴베찌르개와 비교하여 차이점과 공통점을 살폈다.
“구석기시대의 한일간 교류”에서는 최근에 호남지역에서 출토한 나이프형석기와 각추상석기의 사례와 제원, 출토상황에 대해 소개하고 각추상석기의 연원에 대해 언급하였다.
끝으로 “Obsidians from the Sinbuk archaeological site in Korea”는 신북유적 출토 흑요석기가 자연과학분석 결과, 백두산과 일본 큐슈산으로 밝혀진 사실과 고고학적 의미를 다루었다.
제5부는 유적의 보존과 활용 편이다. 필자가 발굴한 순천 죽내리유적과 월평유적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순천 월평유적군과 구석기인의 길”은 18㎞ 남짓 되는 송광천변을 따라 분포하는 구석기유적들을 둘러보며 그들의 삶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자연을 즐기는 제주 올레길의 기능에 우리의 시작이자 뿌리인 구석기인들의 삶과 문화를 추가하여 자연과 문화를 조화롭게 누릴 것을 의도하였다.
그리고 “일본 구석기유적의 보존과 활용”은 선진국인 일본에서 구석기유적을 공원 개념의 야외박물관, 흑요석체험박물관, 땅속의 숲 박물관, 소규모 전시관 등으로 활용한 사례들을 소개한 것으로 국내 유적의 보존과 활용에 있어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