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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이상 지음 | 더스토리
9,800원
9,310원
|
490P
한국 초현실주의 문학의 선구자, 시인 이상 등단 90주년 기념 작품집 전격 출간! 시대를 앞서나간 천재 시인의 단 하나의 작품집 실험적인 시어와 독특한 문법으로 자의식 문학을 선도한 이상의 작품집, 《이상 선집》 “상은 한 번도 잉크로 시를 쓴 일이 없다. 그는 스스로 제 혈관을 짜서 시대의 혈서를 쓴 것이다. 상을 잃고 나는 오늘 시간이 갑자기 반세기 뒤로 물러선 것을 느낀다.“ ― 김기림, 〈고(故) 이상의 추억〉 이상은 ‘한국 문학의 최초 실험적 모더니스트’로 우리나라 최초로 ‘자의식 문학’을 선도했다. 그는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지만 생전에 단 한 권의 책도 출간하지 않았다. 이상의 죽음을 시로 슬퍼하기도 했던 김기림은 1949년에 이상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단 하나의 작품집 《이상 선집》을 직접 간행했다. 이번 더스토리에서 출간한 초판본 《이상 선집》은 1949년 백양당의 초판본 오리지널 표지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하여 제작했다. 본문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한글맞춤법에 맞게 수정했지만 시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원문을 최대한 살렸다. 간혹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어려운 한자어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를 달아 설명했다. 이 작품집에는 김기림이 직접 작성한 서문이 실려 있으며 1931년에 ‘조선과 건축’지에 <이상한 가역 반응>을 발표하며 등단한 시인 이상의 대표작인 소설 〈날개〉와 시 〈오감도〉, 수필 〈공포의 기록〉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뿐만 아니라 소설과 수필 등 이상이 써내려갔던 여러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상의 유일한 작품집이다. 이상은 기존의 문법을 따르지 않은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로 현실 도피나 초현실주의적 내용을 다루었다. 천재 작가 이상은 요절했지만 시대를 앞서갔던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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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조경선 지음 | 달아실
8,000원
7,200원
|
400P
나무를 위한, 나무에 의한, 나무의 시 ― 조경선 시집 『개가 물어뜯은 시집』 201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서 시조로 등단한 조경선 시인은 목수이고 또 각자장인(刻字匠人)이다. 경기도 안성의 외딴 산골에 터를 잡고 “칠현산방(七賢山房)”이란 작은 집을 지어 그곳에서 목수일도 하고 시도 쓰고 있다. 2017년에 첫 시집 『목력木歷』(책만드는집)을 내고 4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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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김영랑 지음 | 더스토리
9,800원
8,820원
|
490P
순수시의 새로운 지평을 이끈 한국 시문학파의 거장 김영랑의 시집 1935년 시문학사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채택! 시인 김영랑은 정지용과 더불어 서정시의 대표 시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김영랑은 시문학파의 중심축으로 활동하며 한국 순수시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번 더스토리에서 발행한 초판본 표지디자인 《영랑시집》은 1935년 시문학사의 오리지널 표지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하여 제작했다. 또한 《영랑시집》에 실리지 않은 작품들을 추가하여 김영랑의 작품 대부분을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본문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한글맞춤법에 맞게 수정했지만 시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원문을 최대한 살렸다. 간혹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어려운 한자어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를 달아 설명했다. 1935년 《영랑시집》에는 김영랑의 대표작인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를 비롯하여 〈독(毒)을 차고〉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 김영랑의 초기 작품 53편이 실려 있다. 이 시집은 당시 시문학파의 동인으로 함께했던 박용철의 도움으로 출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랑시집》은 처음 시를 문예지나 신문 등에 발표할 당시의 제목을 버리고 일련번호를 붙인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순수 문학 시인이자 서정 시인인 김영랑은 사상과 이념을 배제하고 시의 순수미를 추구하며 새로운 조어(造語)와 전라도 지역의 방언을 활용하여 고유한 시 세계를 구축했다. 또한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서 어떠한 제한에도 구애받지 않는 순수한 시 세계를 선보였다. 한국 순수시의 대표 김영랑의 작품들을 더스토리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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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이육사 지음 | 더스토리
9,800원
8,820원
|
490P
대표적 저항 시인으로 불리는 이육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 몸을 내던지며 평생을 살았다. 20여 년 동안 17회 투옥되었던 이육사는 30여 편의 시를 남겼다. 이육사가 세상을 떠난 후 1946년 이육사의 동생 이원조가 생전의 작품들을 모아 《육사시집》을 서울문화사에서 출판했다. 그리고 조카 이동영을 발행자로 하여 1956년에 미발표 유고를 포함한 《육사시집》을 범조사에서 새로 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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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이재용 지음 | 시사랑음악사랑(시음사)
10,000원
9,000원
|
500P
<<시인의 말 중>> 자연을 벗하며 가는 길에 늘 감사가 따르고 좋은 인연과 만남으로 차 한 잔에 정을 나눌 수 있음이 행복이며 기쁨이었습니다. 묵묵히 걸어온 지난날 되돌아보며 자연에 느꼈던 신비함을 글로 엮어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자 했지만 늘 부족함 꼬리를 물고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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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오충 지음 | 천년의시작
10,000원
9,000원
|
500P
오충 시인의 시집 『물에서 건진 태양』이 천년의시 011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전남 여수 출생으로 원광대 보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맥 문학』에서 2015년 수필, 2018년 시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물에서 건진 태양』에서 시인은 질병의 고통과 이에 따른 몸의 자각을 노래한다. 이때 자아를 발견하고 깨닫는 과정은 곧 질병의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시인은 유한자인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의 뜻을 따라 살며,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함으로써 한층 높은 정신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보여 준다. 한편 해설을 쓴 이은봉(시인, 문학평론가, 대전문학관장)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당대의 현실에 대한 정당한 인식과 실천적 관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깨어 있는 자아와 시민 주체의 현현의 시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평했다. 이번 시집에는 국가 차원의 공동체의식이 반영되어 있는 시편들이 눈에 띄는데, 이는 ‘코로나-19’를 다룬 시편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인은 인류에 커다란 위협을 가하고 있는 질병의 확산을 사유함으로써, 존재의 현존을 되묻고 생명의 소중함을 환기하는 성찰의 과정을 시에 녹여 낸다. 이 과정에서 인간 생명의 존귀함이 자연 생명의 숭고함으로 확장되면서,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꿈꾸는 시인의 염원이 드러나게 된다. 시인은 궁극적으로 자연의 현존과 자연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깨닫게 됨으로써, 인간의 편리주의에 의해 끊임없이 왜곡되고 파괴되는 자연의 참상을 성찰한다. 요컨대 이번 시집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성찰을 통해 온전한 자연공동체의 가능성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아픈 몸에 대한 자각에서부터 출발하여, 정당한 현실 인식을 거쳐 정당한 실천적 사회의식, 역사의식에 이르면서 유의미한 문학적 발자취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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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김석흥 지음 | 문장
9,000원
8,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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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P
이 책이 속한 분야 시/에세이 > 한국시 > 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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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이일우 지음 | 황금알
15,000원
13,500원
|
750P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에 따르면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The limits of my language means the limits of my world.)” 비트겐슈타인의 언급처럼 인간에게 ‘언어’는 ‘세계’와 동등한 가치로 다가온다. ‘언어’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라면, ‘언어’의 가능성을 ‘세계’의 가능성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테다. 우리가 언어를 섬세하게 다루는 장인(匠人)으로서의 시인(詩人)을 기억한다면, 시인은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것의 가능성을 확장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겠다. 이 글은 누구보다도 언어를 자유롭게 다루는 시인의 새 시집을 살피려는 시도이다. ?달천 갈대?, ?신기루?, ?거미?, ?눈의 문법?, ?활짝 핀다는 것?, ?감기?, ?노을?, ?냉이꽃? 등 시집에 수록된 이일우의 여덟 편의 시를 읽으며 독자들은 시인의 언어 탐색에 동행할 수 있겠다. 이일우가 모색하는 언어의 길은 ‘나’의 것이자 ‘너’의 것이다. 또한 그 길은 ‘당신’의 것이 되기도 하고 ‘우리’의 것이 될 수도 있다. 이일우의 시가 직조하는 언어의 길을 걸으며 우리가 만나게 될 감각, 상상력, 미학을 예감한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빛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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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양광모 지음 | 푸른길
10,000원
9,000원
|
500P
너는 무엇을 나무라고만 있느냐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 상자가 된다는 것을 그동안 열여섯 권의 시집을 꾸준히 집필하면서 생활 밀착형 언어와 표현으로 많은 독자의 공감대를 이끌어 낸 양광모 시인이 『나보다 더 푸른 나를 생각합니다』로 다시 한번 독자 앞에 섰다. 이 책은 그간 사랑받은 시를 엄선하여 만든 필사시집을 독자에게 선보인 이후 처음으로 내는 시집으으로, 100편가량의 시가 새로 쓰였다. 양광모 시인의 시는 노랫말로 자주 재탄생했다. 이는 그의 시에 담긴 정서, 시선 등이 대중과 동떨어지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의 사소한 어떤 것도 양광모 시인에게는 소재가 된다. 이번 시집에서 어김없이 그의 진면모가 드러난다. 그에게 겨울의 언 강, 짓밟힌 민들레, 해쑥으로 만든 쑥버무리 등은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파도가 치는 백사장, 공중을 지나는 눈송이, 햇빛에 반짝이는 잔물결 등은 사랑하는 대상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이다. 그의 시가 겉에 두르고 있는 친숙한 소재와 표현이 독자의 이목을 끈다면 그 안에 담긴 번뜩이는 통찰력은 독자의 발목을 잡는다. 자기보다 더 힘든 사람을 생각하며 자기를 성찰하고(「나보다 더 푸른 나를 생각합니다」) 겨울에 얼지 않는 나무를 보며 자기 의지를 반성하며(「겨울 한계령」) 눈물에 대한 고찰로 삶에 위로를 건네는(「눈물을 위한 기도」) 등 순간순간을 진지하게 대하는 그의 시선을 독자는 결코 술술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소재, 일상적인 표현, 삶을 관통하는 통찰력, 이 삼박자가 어우러진 그의 시를 읽노라면 우리는 삶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흘려보냈던 사소한 부분을 시인이 끄집어내어 재조명하기 때문이다. 그간 놓쳤거나 잊고 있었던 생각, 정서 등을 『나보다 더 푸른 나를 생각합니다』를 통해 되찾아 보는 건 어떨까. 거미보다 못한 외줄 인생 실 없는 꿈일지라도 한 올 한 올 희망을 잣다 보면 해와 별 걸리는 날 마침내 찾아오리니 _「희망을 잣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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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이형권 지음 | 천년의시작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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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이형권 시인의 시집 『다시 청풍에 간다면』이 시작시인선 0370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62년 전남 해남 출생으로 전남대학교 국문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녹두꽃』과 『사상문예운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시집 『칠산바다』 『해남 가는 길』, 저서 『문화유산을 찾아서』 『국토는 향기롭다』 『그리운 곳에 옛집이 있다』 『마음을 씻고 마음을 여는 곳, 산사』 『풍속기행』 『어린이 문화유산 답사기(전 3권)』 『한 편의 시가 되고픈 여행』 등을 출간한 바 있다. 시집 『다시 청풍에 간다면』는 답사가의 이력으로 살아온 시인의 행로가 역력히 보이는 시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 현장이 시적 배경이 되며, 남도의 서정성이 곳곳에 깃들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설을 쓴 김익균 문학평론가의 말에 따르면 이형권의 이번 시집은 “삼수갑산에서 노래하는 소월의 목소리”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만나”서 “역사의 합류 지대”를 펼쳐 보인다. 이처럼 시인은 시심詩心을 바탕으로 답사 현장에서 농익은 시어들을 건져 올려 남도의 고유한 가락과 정서를 시에 녹여 낸다. 한편 추천사를 쓴 이재호(기행 작가·경주 수오재 대표)는 시인에 대하여 “답사가 이전에 해남의 풋풋한 정서를 가슴에 담고 자란 시인”이라고 평했으며, 윤정현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어떤 모호성이나 상징, 은유, 고립된 지식인의 자의식에 매몰되어 있지 않고 인생의 뒤안길에서 위로가 되었던 유행가처럼 구성지게 흘러나오”며, “음정도 박자도 제각각이지만 지난 시절 광주의 뒷골목에서 우리가 불렀던 노래들처럼 절절함이 배어 있다”라고 평했다. 이처럼 이형권의 이번 시집은 향토성 짙은 남도 예술의 미학을 훌륭하게 구현해 냈을 뿐만 아니라, 남도의 판소리 단가, 육자배기의 성음과 가락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우리는 이번 시집을 통해 시어와 시어 사이,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 여백의 울림이 주는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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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용혜원 지음 | 나무생각
22,000원
19,800원
|
1,100P
깊어지는 그리움,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외로움, 시로 토해낼 수 있을까 시작(詩作)을 위한 시작(始作) 용혜원의 시를 쓰기 위한 짧은 연상시 모음 우리는 모두 가난한 시인이다 시인은 채워지지 않는 허기와 외로움을 시로 끊임없이 토해낸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틀에 갇힌 시상과 뛰어넘지 못하는 사고의 한계로 몸부림을 친다. 이쯤 되면 다 그만두고 도망칠 법도 하건만, 끝없는 그리움으로 다시금 시 속에서 걷고 뛰고 달리고 소리친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시 속에서 걷고 뛰고 달리고 소리치고 환호하였다. 온 생각과 몸이 시가 되는 시점이다. 나는 시를 쓰는 매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작가의 말 중에서) 세 줄짜리 짧은 연상시 3000편이 수록되어 있는 《시를 쓰기 위한 짧은 연상 3000》은 따뜻한 감성으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용혜원 시인이 시를 쓰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짧은 시 모음이다. 이곳에 수록된 연상시 3000편이 씨앗이 되고 단상이 되어 멋진 시를 틔울 수 있을 것이다. 시만 틔울까? 곡조를 붙이면 노래가 되고, 붓으로 이미지를 그리면 멋진 그림이 될 것이다. 시를 쓰려면 무엇보다 연상이 자유로워야 한다. 경직되어 있거나 틀에 갇혀 있다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허덕이고 절망할 수밖에 없다. 연상은 사방으로 팔을 뻗고 수많은 언어를 끌어와 시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용혜원 시인이 시작(詩作)에 있어 연상 훈련을 첫 번째로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울림이 있는 시의 세계로 들어가고자 한다면 오늘 당신의 연상이 만 갈래로 뻗어갈 수 있도록 다시금 걷고 뛰고 달리고 소리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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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박애라 지음 | 천년의시작
10,000원
9,000원
|
500P
박애라 시인의 시집 『우월한 유전자』가 천년의시 0117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전남 해남 출생으로 『문학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우월한 유전자』에서 시인은 소외되고 버려진 존재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보여 준다. 그의 시는 지상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세밀한 관찰에서 시작되며, 삶에 대한 성찰로 나아간다. 이때 시인은 자신의 내면과 일상에서 사물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생의 소소한 것들과 고단한 삶의 순간들을 보듬어 안는다. 한편 박애라의 시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통해 유한자로서의 자기 존재를 인식하고 더 나은 세계로의 도약을 꿈꾼다. 해설을 쓴 차성환 시인의 말처럼 시인은 “생과 죽음으로 연결된 고리를 끊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 나서는 자”이다. 이때 시인의 시선은 “죽음으로 스러질 수밖에 없는 비루한 존재들”에게 향하며, 시인의 언어는 “그들 곁을 지키고 위로하”는 시詩가 된다. 이는 죽음을 초월하려는 시적 태도이며,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결의이다. 한편 해설의 말처럼, 박애라의 시는 “더러운 진창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닮아 있다. “진흙투성이의 뿌리에서부터 솟아올라 맑은 하늘을 향해 만개滿開한 연꽃처럼 수직의 운동성을 갖”기 때문이다. 아울러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수직적 상상력은 생과 사를 횡단하고 절망과 희망을 가로지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시인은 비루하고 고통스러운 현세의 삶에서 고결한 천상의 세계를 바라보며 한 걸음씩 나아간다. 누추한 지상의 삶을 더없이 사랑하여 하늘을 노래하고 삶의 희망을 믿기에 진창과도 같은 절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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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김향지 지음 | 문학동네
10,000원
9,000원
|
500P
“같은 세계를 맛보는 기분 얼굴과 얼굴이 머무르는 기분” 서로를 마주할 때마다 선명해지는 생의 감각 문학동네시인선 154번째 시집으로 김향지 시인의 첫번째 시집 『얼굴이 얼굴을 켜는 음악』을 펴낸다. 2013년 『현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후 8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모아온 시편들에는 명확히 설명해내기 어려운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서로에게 가닿고자 하는 마음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그러나 나를 살게 한 지표들은 실은 아름다운 느낌들이었습니다. _‘시인의 말’에서 시인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이 세계를 이해하는 데 김향지가 주목한 단어는 바로 ‘느낌’이다. 1부 ‘느낌은 우주의 언어’, 2부 ‘한쪽 눈은 다른 세계를 봐요’, 3부 ‘밤을 빛내는 꿈’, 4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마음을 주듯’으로 이어지는 시들에서 시인이 나누고 싶어하는 것은 구체적인 형태를 띤 것이 아닌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다. 김향지는 세심한 시선으로 세계의 미약한 기미들을 발견해내고, 그것에 대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가만히 귀기울이고, 서로의 얼굴을 말없이 들여다봄으로써만 감각할 수 있는 느낌들에 대해. 시인이 “얼굴이 얼굴을 켜는 음악을/ 가만히 귀기울이면/ 들린다”(「살랑」)고 말하는 건 그래서일 것이다. 그렇게 발견한 ‘무언가’는 김향지의 시 안에서 때로 기분이 되고, 때로 빛이 되며, 때로는 음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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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방귀희 지음 | 연인M&B
13,000원
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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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P
솟대시인에게 인생을 묻다-솟대시인들의 사랑 노래 -구상솟대문학상 30주년 기념 poem & photo 「인·생·예·보」 팬데믹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요즘 ‘솟대시인에게 인생을 묻다’라는 부제가 붙은 시집 「인·생·예·보」가 출간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솟대시인은 39명의 장애문인으로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들이다. 이 상은『솟대문학』에서 1991년 창간과 함께 제정하여 이어져 온 장애인문학상으로 2015년 통권 100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되어 많은 안타까움을 주었었다. 『솟대문학』을 아껴 주신 원로시인 고(故) 구상 선생께서 소천하기 전에 상금으로 기탁한 2억 원으로 상금이 마련되고 있어 우리 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기도 하다. 솟대시인 39명 가운데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고, 지금은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솟대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장애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사랑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수작으로 엮은 이 책은 구상솟대문학상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연인M&B의 신현운 대표가 먼저 제안하였고, 해양환경 전문가로 사진작가인 전호경 박사의 사막과 바다를 소재로 한 사진작품과 함께 poem & photo북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구상솟대문학상운영위원회 위원장인 김초혜 시인은 ‘그동안 수상작들을 모아 시집을 엮은 것은 새로운 역사 창조로 이 어려운 시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더욱 울림이 있을 것’이라 하였고, 구상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인 유자효 시인은 ‘시상식에 몇 차례 참여하여 느낀 것은 이곳이 바로 시인들이 살고 있는 詩토피아라는 사실이었다.’고 하면서 솟대시인들의 활동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서평을 쓴 문학평론가 맹문재 교수는 ‘구상솟대문학상 수상 작품들에 나타난 주제는 시인의 장애로 인한 고통과 사회로부터의 편견을 뛰어넘는 도전의 표상이다. 장애의 조건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을 지키는 것은 물론 다른 존재들을 포옹하는 성숙한 인간 정신이다.’고 평하였다. 『솟대문학』을 창간하여 100호까지 결간 없이 발행하며 450여 명의 장애문인을 배출, 한국문단에 장애인문학이란 장르를 형성한 방귀희 전(前) 발행인은 ‘『솟대문학』은 2016년 봄 미국 스탠퍼드대학 도서관에서 한국의 장애인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솟대문학』 1~100호를 구입해 갔고, 2019년 장애와문학학회가 발족되어 국내에서도 장애인문학에 학문적 관심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하였다. 「인·생·예·보」는 30년 장애인문학을 정리하고, 모든 타인을 포용하는 성숙한 인간 정신을 통해 인생의 길을 안내해 주어 지금 우리 사회에 큰 위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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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김나영 지음 | 천년의시작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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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김나영 시인의 시집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시작시인선 0369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98년 『예술세계』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왼손의 쓸모』 『수작』, 편저 『홍난파 수필선집』을 출간한 바 있다. 시집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에서 시인은 일상의 익숙한 풍경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고유한 시적 리듬과 이미지를 창조해 낸다. 나아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거나 인간관계 자체에 주목한 시편들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노래한다. 이때 시인은 친숙한 일상어를 사용하면서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 주면서 진한 감동을 이끌어 낸다. 감춰진 일상의 사소한 부분을 통해 삶 전체를 사유하게끔 하는 힘은 김나영 시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다. 해설을 쓴 김동원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김나영의 시는 “언어를 부화하여 새로운 세상을 열”고, “세상이 언어를 통하여 다시 열리”게 되는 과정의 연속이다. 시인은 “언어의 위력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도 활용 하”며, “계란이 닭밖에 되지 않던 생물학적 세상의 한계를 넘어 새롭게 열리”는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이처럼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대립 관계에 있는 것들을 공존하게 하며,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는 힘은 시인의 다채로운 언어에서 탄생하게 된다. 한편 시인이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 세계를 마주하는 방식은 통념이나 편견을 무력하게 만들며, 언어의 창을 통해 세계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끔 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우리는 시인이 낸 시의 창窓을 넘나들면서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가능성의 세계에 한 발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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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임지형 지음 | 가치창조
13,000원
1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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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P
아이들을 끔찍이 싫어하고, 아이보다 더 솔직하고 유쾌한 유리안 동화 작가의 인생 동화 만나기! 소설가가 되려다, 동화의 매력에 푹 빠져 동화 작가가 된 유리안 작가. 그녀는 등단한 지 5년이 되었고, 스무 권의 책을 출간하였으며, 나름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동화 작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아이를 끔찍이 싫어한다. 동화 작가인데 말이다. 물론 그녀가 아이들을 싫어한다는 것은 그녀만의 비밀이다. 어느 날 그녀에게 방송국에서 동화 작가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리얼다큐를 찍자는 뜻밖의 제안이 들어오고, 리얼다큐를 찍는 과정에서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갖고 있던 아이들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비로소 아이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되는데, 방송을 찍으면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유쾌한 입말체로 전개되는 어린이보다 더 솔직하고 진솔한 유리안 작가의 인생 동화를 만나기까지의 격투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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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배송제 지음 | 좋은땅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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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꽃이라서 다 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소중한 그대야말로 곱고 향기로운 꽃 중에 꽃입니다 그대는 오직 한 송이 내 생명입니다 그대가 없는 나는 존재해야 할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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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신의섭 지음 | 청어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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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신의섭(지은이)의 말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밤비가 쉬지 않고 촉촉이 내리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소음이 유난히 더 커 보입니다. 지금은 쉴 시간 자정이 넘은 지가 한참이나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딜 바쁘게 달려가고 있는지 이런 광경이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그러다 보면 무엇인가 이루어지겠지요. 그 목적이 이루어지는 날 성취감에 이런 것이 인생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이 기쁨도 잠시일 뿐 또 다시 더 큰 욕심을 향해 달려갑니다. 때로는 돌부리에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목적을 달성하려 할 것입니다. 이런 삶의 반복 속에 세월은 흘러 어느새 석양의 노을이 되어가는 자신을 잊은 채 아직도 무엇인가 부족하여 끝없는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떤 이는 내가 10년만 젊었더라면 어떤 이는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하고, 아쉬움에 지나온 과거를 후회하지요. 우리는 그러지 맙시다. 후회한들 무엇이 달라지겠어요.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걸. 왜? 무엇 때문에 한없는 욕심을 부리는지 이 욕망을 줄이면 될 터인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을 어떻게 하겠냐고 반문하겠지요. 우리 잠깐이나마 마음을 비워 봅시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반복적으로 자주 가져봅시다. 그리하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저절로 생겨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평온함을 느끼게 되어 살아오는 동안 생존경쟁으로 쌓인 모든 원한(怨恨)이 사라지고 이웃을 용서하게 되며 이웃 또한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답니다. 한 번 몸과 마음으로 실천해 보세요. 마음은 평화로워지고 이웃과 더불어 용서와 사랑으로 인생길을 걸어간다면 고뇌(苦惱)와 오기(傲氣)는 사라지며 내가 원하는 행복의 삶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어느덧 인생의 끝자락에 도달하게 되지요. 그때는 행복의 미소를 지으며 “그래 난 그런대로 잘 살아 왔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한 번뿐인 인생 그렇게 살다 가면 되는 것을 더 무엇을 바랍니까. 내가 먼저 이해로서 양보하며 서로간의 용서와 배려로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나의 고우(故友) 강재철과 문학을 사랑하고 매우 문학적인 이름 없이 살다 가고픈 손문선의 우정(友情)어린 도움으로 시집을 편찬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의 앞날에 행복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신의섭 삼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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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
유재원 지음 | 청어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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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유재원(지은이)의 말 영혼주의 시 시는 낮달을 향한 나의 독백이다. 영혼의 실체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오직 마음속에 살고 믿음으로 전해진다. 고단한 현실에서 이성이 손닿지 않는 영혼을 찾을 수 없어도, 죽음처럼 내 안에 누워있는 잠재의식을 끈질기게 깨우는 일이 영혼주의이다. 한겨울 장독대 항아리 위에 소복하게 쌓인 눈이 한 폭의 설경으로 다가왔을 때, 비로소 눈뜨는 그 순간이 조화의 발견이고 감정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영혼주의 시작이다. 다소 긴 글로 엮은 ‘휘파람 불기’에 이어 다시 짧은 글 세계로 들어가려는 몸부림, 아무리 단시라 해도 반복하는 퇴고는 필연이었다. 자유로운 영혼을 짧은 글 속에 가두는 일 결코 쉽지 않았지만, 글속에 새로운 생각과 풍경을 집어넣은 단시가 장시의 부산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월봉산에 달이 뜨면 ‘중리 사람’은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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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황성희 지음 | 문학동네
10,000원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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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P
“아름다운 생활들아 손발을 꽁꽁 묶는 최면의 주문들아” 어떤 추상으로도 길들일 수 없는 허공의 심연들, 거기 비친 삶의 맨얼굴들 200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풍경을 날것 그대로의 상상력과 충만한 시적 에너지로 포착해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은 황성희 시인, 그의 네번째 시집을 펴낸다. 앞선 시집들에서 뚜렷이 드러났던, ‘어머니’라 일컬어진 시세계의 기원이자 근원, 그 막강한 두려움에 집중하는 데서 한 발 나아가 ‘나 자신’을 시세계의 전면에 내세운 시집이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한 몸에 포함하고 있는 ‘나’라는 존재, 질문과 해답을 모두 품은 존재가 느끼는 모순과 긴장감이 그의 시세계에 새로운 떨림과 울림을 선사한다. 그러고 마주한 절대적인 무력감. 나를 뒤흔들고, 억압에 저항하고, ‘어머니의 세계’와 투쟁하며 느끼는 진동이 결국 맞닿는 곳이 ‘무의미’와 ‘죽음’일 때의 무력감이 ‘허공’의 이미지에 투영되면서 뜨겁고 위태롭게 빛난다. 눈물은, 그러다가 흐른다. 평생아! 짐만 되던 평생아! 너의 생각이 곧 너는 아니야. 추상은 가장 손쉬운 회피. 그러니까 나는 식탁과 놀고, 강아지와 놀고, 역사는 조금 어렵지만, 어쨌든 나도 역사니까, 눈물겨운 중략 앞두고, 호락호락 썩지 않을 어머니와, 차라리 말라비틀어질 어머니와, 어머니를 탈출하기 시작한 어머니와, 영희, 호철이, 영호, 애란이, 명희, 있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는 나의 친구들 _「의리의 지우개」 부분 태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자라나지 않을 수 있었다 한평생 한 개의 표정으로 일관하는 공산품이 될 수 있었다 사소한 뼈 하나 녹슬지 않은 채 서랍 속을 뒹굴 수 있었다 (…) 이를테면 내가 아닌 다른 모든 것이 될 수 있었다 곡식을 잔뜩 채운 입이 아닌 다른 모든 것 사망자 심심찮게 출몰하는 저녁 뉴스에 맥주 한잔 곁들이며 감쪽같은 사지 속에 속절없이 갇힌 채 좋아라 사는 걸 보면 사랑이며 행복 같은 이 세계의 사탕발림이 또 없다 아무 보람 없이도 지우개는 잘만 닳지 않는가 나도 지우개가 될 수 있었다 손모가지가 둥글둥글 유순하게 닳아갈 수 있었다 _「지우개부심」 부분 남기는 것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유순하게 닳아가기만 하는 지우개의 단순명료함이 화자에게는 인상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화자는 태어나고 자라지 않을 수 없었던 존재, 사지육신 안에 속절없이, 그러나 안전하게 머물며 곡식으로 입안을 채우고 세상의 참담한 소식들을 맥주 한잔 곁들이며 바라만 볼 수 있는 존재이기에. 생에서 사까지 이어지는 하루하루를 꼬박꼬박 살아내고 윤리에 길들여지며 “처음 여기 왔던 방식과는 다르게 사라진다/ 날마다 조금씩 어딘가를 향해 옮겨진다” 느끼고 생각하는 존재, “내게 남은 마지막 순서가 나를 향해 전속력으로” “자비 없이 달려”드는 것을 기다리는 존재(「시시한 세계」)이기에. 라면을 사러 슈퍼에 가고, 세탁기에 운동화를 넣고, 휴지걸이에 휴지를 끼운다. 무탈한 나날들, 평온하고 태연히 반복되는 일상의 소재가 황성희 시 곳곳에 포진해 있다. 화자는 그 일상이란 사실 얼마나 이상한 것인가, 태어나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일상적인가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있는 문장과 씁쓸한 위트로 그려낸다. 한 예로 ‘생선구이’에 대한 화자의 견해를 들어보자. 천천히 밀려온다, 투명한 불안, 바람처럼 살랑거리고, 매질 없이, 내장을 긴장하게 만드는 기술, 사고는 한순간 집중됐다가, 산만해진다. 한 무리 고기떼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처럼, 사고의 응축과 분산, 일상을 가로지르는 날렵한 헤엄, 부드럽지만 확고한 지느러미, 이제 점점 더 조여올까, 그물은, 아니 생각은, 순식간에 모였다 단번에 흩어지는 고기떼들을 가두기 위해, 자동차가 달리고, 가정은 탄생하고, 깨달음 저 너머, 형체만 남은 울부짖음, 누군가 운좋게도 어머니를 잃었나? 경적이 소스라치게, 몇 번을, 놀란다. 손가락이 창문을 쓰다듬는 것, 물고기가 어항 벽에 주둥이를 부딪치는 것, 과자로 만든 집과, 생각으로 만든 케이크, 부풀어라, 부풀어라, 숨이 턱에 다다른 심장처럼, 그러다 뻥! 상상으로만 터져는 것은, 재난 대비 훈련 같은 건가. 낄낄낄 찰나, 눈앞의 얄팍하고 팔랑거리는 이것은, 온천 할인권? 사용 기한 지났나, 안 지났나, 홱 고개를 들이미는 순간, 사정없이 낚이는 입꼬리, 차라리 찢어지고 말지, 그 용기를 마련 못하고 끌려올라가는 비명, 뱅글뱅글 릴에 감기는 변명, 대롱대롱, 허공의 물고기 한 마리, 거울을 뚫고 기어이 솟구친다, 지글지글, 태양 아래, 생각이 타는 냄새. _「생선구이」 전문 물고기떼가 몰리다 흩어지는 것이 응축되고 풀리는 화자의 생각에 조응한다. 자동차가 달리고 가정이 탄생하는 지리멸렬한 일상의 풍경에 뻥! 하고 터져버리는 생각 혹은 심장은 스펙터클이 아니요, 상상에 그칠 뿐, 마음이 뺏긴 것은 얄팍한 온천 할인권이었다. 낚이는 순간 입꼬리 찢어질 게 두려워 순종적으로 끌려올라오는 물고기의 작태라니. 대롱대롱 허공으로 들려올려지는 그 순간 물고기는 ‘수면’이라 쓰이고 ‘나’라고 읽히는 거울을 뚫고 솟구친다. 태양 아래 구워지는 것은 물고기인가 내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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